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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94

진부함의 악덕과 재난영화의 미덕의 짬뽕, 타워 타워의 흥행세가 만만치 않다. 개봉 5일만에 130만을 동원하며 2012년 마지막 흥행작이자 동시에 2013년 최초의 흥행작이 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7광구의 실패를 안고 다시 돌아온 김지훈감독의 신작 타워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갈길을 보여주며 흥행을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타워는 영화 '타워링'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그보다는 '재난영화'라는 장르 자체의 진부함을 더 떠올리게 한다. 재난 영화가 가져야 하는 전형적인 진부함이 거의 모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 캐릭터가 그렇다. 타워는 철저하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캐릭터를 배치해 놓는다. 나이도 다르고 사정도 다르다. 그러나 특별하진 않다. 관객은 이 캐릭터들중 누군가에게 반드시 감정이입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이후의 재난 상.. 2012. 12. 30.
가문의 귀환, 가문의 약발이 다했음을 보는 아쉬움. 나는 가급적 영화에 대해서는 악평을 하지 않는다. 악평 해야 할 상황이면 글을 안쓴다. 직무유기임을 알지만, 나 아니어도 욕 해줄 사람이 넘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문의 영광 4 - 가문의 수난'을 보고는 정말 많은 비난을 했었다. 이유는 딱 한가지이다. 누구보다 '가문의 영광'시리즈가 이어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영화산업은 참으로 많이 성장했다. 작품의 수준도, 제작의 효율성도, 다양한 부대적인 것들까지 다 발전했다. 아직 스태프에 대한 처우 개선이나 촬영 환경의 개선등 부족한 부분도 많은 것이 사실이나, 대한민국 영화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한국의 영화가 성공한 것은 분명하다. 특히 영화로만 따지면, 이제는 헐리우드가 하는 거의 모든 장르는 거의 다 섭렵했고 수준까.. 2012. 12. 21.
지루한 영화인가? 진정한 걸작인가? 레미제라블 참 어렵다.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너무나 지루한 영화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이 영화는 걸작이다. 레미제라블은 참으로 정의를 내리기 어려운 작품이다. 즉석에서 녹음 했다는 넘버는 확실히 생동감이 있다. 클로즈업으로 부각시킨 얼굴에서는 뮤지컬에서는 제대로 볼 수 없을 배우의 감정이 진하게 묻어난다. 그래서인지 따로 녹음을 한 다른 뮤지컬 영화보다, 이 영화의 넘버들이 주는 감동은 더욱 크다. 스토리가 주는 감동을 넘어, 넘버 하나가 지니고 있는 감동이 극대화 되어서 전달되는 것이다. 뮤지컬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과 영화가 주는 클로즈업을 통해서 느껴지는 감동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분명한 건, 영화가 주는 그 감동이 절대로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토리의 진행으로 보자면, 조금 지루하다. 각 넘버가 지니.. 2012. 12. 19.
26년, 끝나고 나면 기분이 더러워 지는 영화 26년은 재밌는 영화다. 이것은 명확하다. 상업 영화로서의 미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그 내용을 떠나서, 담고있는 의미를 떠나서 그냥 봐도 좋을 영화이다. 그런데 이 영화 끝나고 나면 기분이 더럽다. 왜 그럴까? - 5.18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뭔가 다 끝나지 않은 영화처럼 느껴질 것이다. 화장실에 들어갔지만 중간에 끊고 나온 기분이 들 것이다. 26년은 5.18에 대해 생각이 없는 이들에게도 재미를 주기에 충분하지만, 불켜진 극장에서 나올 때는 분명히 시원하지 않다. - 5.18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 이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지독하게 현실적이다. 현실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이 기분이 더러워질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영화로나마 해소하려 해도 해소가 되지 .. 2012. 11. 29.
민주주의의 패션오브크라이스트, 남영동 1985 나는 무교다. 종교가 없는 사람이 종교와 관련된 영화를 보면서 큰 감화를 받기는 쉽지 않다.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 감탄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종교적인 무언가를 전달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무교인 내가 진심으로 감동을 느꼈던 작품이 하나있다. 바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이다. 이 영화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의 그 고난을 가감없이 그렸다. 채찍으로 맞고 십자가를 끌고 가는 그 엄청난 고난을 그대로 묘사했다. 덕분에 이 영화는 R등급을 받았고, 영화를 보던 몇몇 기독교 신자들은 눈물을 흘리고 상영중에 기도를하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들이 믿는 신이 겪는 고난을 그대로 마주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기독교인이 아닌 내가 이 영화를 보고 어떤 뜨거운 '정화'의 감정을 느끼게 된.. 2012. 11. 22.
액션,스릴,반전 '내가 살인범이다' 제목만 들었을 때, '내가 살인범이다'는 스릴러 장르에 주인공 간의 심리대결이 주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줬다. 두 사내의 대결극이라는 생각이 들기에도 충분했다. 그래서 '공공의 적'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그런데 이 영화, 제목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오히려 제목 이상의 것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서야 알 수 있었다. 관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는 '내가 살인범이다'의 매력 3가지를 한번 살펴 보고자 한다. 1. 액션 액션에 대해서 만큼은 근래에 개봉한 모든 한국 영화 중에 최고라고 평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스릴러 장르에 액션이 추가 되는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화려한 액션 장면이 난무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근데 이 영화 시작부터 액션으로.. 2012. 11. 13.
늑대소년, 좋은 시나리오를 송중기와 박보영이 완성시키다. 늑대소년을 본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의 좋은 동화 혹은 소설을 읽은 것 같다는 말이다.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 처럼 늑대소년은 문학작품이 가지고 있는 꽤 흔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폐병에 걸린 소녀가 요양을 위해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간다. 그곳에서 처음에는 조금 꺼려지지만 결국 좋은 이웃이 되는 착한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죽었고,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아 간 아버지 친구의 아들은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녀는 여기서 한 순박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깨끗하고 맑은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느낀다. 이 얼마나 문학적인 설정인가? 가만보면 소나기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 설정과 이야기는 '늑대소년'이 지닌 서정성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 영화를 '뻔한 이야.. 2012. 11. 5.
송중기, 주연배우로서의 도약을 이루다. 송중기라는 배우에 대한 인지도, 인기에 대해서는 더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확실하다. 그러나 연기자로서의 송중기에 대해서는 확실함보다는 '과연?'이라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착한남자와 늑대소년의 성공으로 확실한 '배우', 그것도 '주연배우'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가 연기자로서 제대로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성균관 스캔들'이후로도 연기자 송중기에 대한 판단은 물음표였다. 훌륭한 연기력이 있었음에도 오히려 얼굴 때문에 연기력을 인정 받지 못했다고 볼 수도 있고, 그가 지닌 조금은 가벼운 청춘스타의 이미지(예능 프로그램등을 통해 더욱 강해진)때문에 그의 연기가 인정 받지 못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 시기까지 송중기에 대한 물음표는 존재했다. 그 잠재력에 대해선 모두가 동의했음에도. 그.. 2012. 11. 3.
과거로의 회귀, 본모습으로의 복귀 007 스카이폴 [스포일러 있습니다] 대니얼 크레이그가 만들어 낸 제임스 본드는 기존에 대중이 인지했던 제임스 본드와는 확연히 달랐다. 매력이 넘치고, 제대로 수트를 갖춰 입은, 최첨단 무기를 사용하며 당연하게 적들을 물리쳤던, 그리고 본드걸을 매번 침대에 눕혔던 그런 제임스 본드는 대니얼 크레이그라는 배우를 만나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났다. 대니얼 크레이그는 기존의 제임스 본드가 보여준 것 처럼 슈퍼히어로가 아닌, 그저 한명의 고뇌하는 애쓰는, 몸으로 때우는 스파이였다. 그리고 이는 아이러니 하게도 007 원작의 분위기와 가장 흡사하다. 그렇게 시작된 007시리즈의 리부트는 '스카이폴'로 마무리 된다. 대니얼 크레이그의 007은 어쩌면 피어스 브로스넌의 007에 익숙해진 대중에겐 낯설고 이질적일 수 있지만, 오히려 원작.. 2012. 10. 29.
대선의 시기, 정치 영화가 뜬다. 영화는 대중예술이다. 간단히 말하면 영화는 대중의 취향과 성향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 할 수 밖에 없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영화는 대중이 좋아하는 것, 대중이 원하는 것, 대중이 갈망하는 것, 대중에게 결핍되어 있는 것들을 채우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2012년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있는 해이다. 대중의 관심은 그 어느 때 보다도 강하게 대선에 놓여져 있다. 그렇기에 대선과 관련된, 조금 더 넓은 범위로 정치에 관련된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작년에 도가니, 부러진 화살을 통해 시사성이 있는 영화가 작은 제작비용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과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이후로, 더욱 많은 시사성 있는 작품들이 제작되고 .. 2012.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