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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94

차라리 <아저씨>가 됐으면 좋았을 영화, <동창생> 내가 봤던 모든 영화 중 가장 최악이라고 말하는 영화가 있다. 바로 해리슨포드 주연, 시드니 폴락 연출의 이다. 이 영화가 최악의 영화인 이유는 단순하다. 내 기대와 완전히 달랐던 영화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의 포스터를 보고 나는 이 영화가 액션스타 해리슨 포드의 액션을 또 한 번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포스터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그를 멈추게 할 수 있는 건 없다!' 이거 누가 봐도 액션 영화 포스터다. 왼쪽 하단에 시뻘건 거 보라. 그러니 영화 보는 내내 액션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작품 멜로였다. 내용은 간단하다. 죽은 아내가 바람을 피웠었고, 그 바람 핀 상대의 아내를 만나 이번엔 지가 불륜을 저지르는 이야기. 불륜과 불륜의 랑데부랄까? 포스터 문구처럼 그를 멈추게 할.. 2013. 11. 6.
서인국은 언제 이렇게 컸나? 서인국의 영화 <노브레싱> 잘생긴 남정네들이 웃통을 벗고 수영을 한다는 설정만으로도 뭇여성을 설레게 만든 영화가 있다. 이다. 청춘 스타들의 웃통을 벗겼다는 자신감 때문인지는 몰라도, '오빠들 체위 100%! 진짜 입었다 벗은 수영복 쏜다!'는 멘트로 배너 광고를 할 만큼 노리는 타겟이 분명한 영화이고, 타켓의 대상 된 상큼이들의 팬들은 꽤 만족할 만한 영화임에도 분명하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정말 잘 만든 영화냐고 묻는 다면 크게 할말이 없다. 전형적인 설정과 전형적인 진행은 이해하겠지만, 그 전형성 안에서의 만듦새가 그렇게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이야기는 튀고 에피소드는 깊지 않다. 비슷하게 운동을 소재로 했던, 심지어는 쫄쫄이 의상도 비슷했던 '국가대표'가 보여주는 쫀득한 구성을 은 갖지 못했다. 어쩌면 이 작품이 '청춘영화.. 2013. 10. 31.
배우는 배우다. 이준은 배우다.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불편한 인식, 혹은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자연스러운 거부 반응. 그런 것들은 분명히 대중 안에 존재하고 있다. 특히 대중문화의 적극적인 소비자인 젊은 세대에게 '아이돌 연기자'는 누군가에게는 우리 오빠의 또 하나의 비즈니스이자 누군가에게는 작품을 망치는 원흉일 것이다. 아이돌 연기자들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분명히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몇몇 아이돌들이 보여주고 있는 연기는 아이돌이라서 까기에는 그 수준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물론 연륜 있는 배우들의 수준에는 한참 못 미칠지라도 작품 안에서 충분히 빛을 발하고 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밌는 것은 연기로 인정받은 아이돌들에 대해서는 대중 또한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탑'이 연기하는 것을 두고 무작정 아이돌이라서.. 2013. 10. 25.
괴물을 삼킨 아이는 <화이>가 아니라 여진구였어. 올해 초 2013년 가장 기대되는 감독에 대해서 글을 쓴 적이 있다. 총 5명의 감독을 선정했는데, 그들은 의 류승완 감독, 의 봉준호 감독, 의 김성수 감독, 의 윤종빈 감독, 의 장준환 감독이었다. 이 5명의 감독 중에서 특히 '장준환'감독에 대한 기대는 컸다. 가 주었던 그 충격을 생각하면 감독이 만들어 낼 영화에 대한 기대는 어쩌면 당연했다. [박평의 영화보기] - 2013년 영화계, 가장 기대되는 감독 Best 5 그런데 영화를 보고 나와서 가장 먼저 쓰고 싶었던 것은 영화와 연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배우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배우는 바로 '여진구'이다. 라는 영화에서 '화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영화의 중심이다. 영화에서 화이는 괴물들의 자식이다. 괴물들에 의해 길러진 새끼 괴물이다.. 2013. 10. 12.
다시는 비슷한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않으면 하는 <소원> 아동성폭력. 섣불리 입에 담기도, 그에 관해 무슨 말을 하기도 쉽지 않은 무거운 단어이다. 그리고 그 단어 만으로도 분노와 슬픔과 안타까움의 감정들을 이끌어 내기도 하는 단어이다. 이 단어를 소재로 삼은 영화가 이다. 전에도 아동 성폭력을 다룬 영화가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는 청각장애아를 상대로 교장과 교사들이 저지른 끔찍한 사건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에 대한 재판이 현실에서 진행 되고 있는 중이었기에 더욱더 충격을 주었다. 영화 는 아동 성폭력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그리고 그 사건을 우리 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혹은 처리하는지를 보여주며, 관객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찝찝함과 분노를 안겨주었다. 영화 끝자.. 2013. 10. 7.
천안함 프로젝트의 상영중단, 극장의 법적조치가 필요하다. 한창 영화를 상영하던 극장이 그 영화를 갑자기 상영중단했다. 이유는 '일부 단체의 강한 항의 및 시위에 대한 예고로 인해 관람객 간 현장 충돌이 예상돼 일반관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관객의 안전을 위해 영화 상영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그래서 얻을 수 있는 이윤까지 포기해야 했던 극장의 눈물겨운 관객사랑, 자기희생 스토리다. 비꼬는 것일수도 있지만, 사실 극장 입장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만한 조치였다. 동성결혼을 한다고 결혼식에 가서 똥물을 뿌리고, 때로는 가스통을 들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는 상황에서 극장으로서는 상영중단을 하는 것이 더 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어쩔 수 없는 방법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후다. 단순히 상영중단으로 끝내면 안되기 때문이다. 일단 극장이 현장.. 2013. 9. 10.
테러가 일상이 된 대한민국을 그리다, <더 테러 라이브> 테러 : 폭력을 써서 적이나 상대편을 위협하거나 공포에 빠뜨리게 하는 행위. (국립국어원) 영화 는 단순한 영화다. 테러범에게 전화가 오고, 변방으로 밀려난 왕년의 앵커가 이를 생중계하기로 결정한다. 테러범과 앵커의 숨막히는 신경전이 전화상으로 펼쳐지는 작품이라고 보면 아주 완벽한 설명일 것이다. 영화는 복잡하지 않고 단순하며, 화면은 생중계가 진행되는 스튜디오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다. 누가 보더라도 단순하다는 것은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 찬찬히 뜯어보면 꽤 복잡하다. 이야기가 그렇다. 영화의 이야기는 '테러'를 단순히 대형 살상이나 혹은 목적을 위해 무차별적인 공격행위를 하는 것에 국한시키지 않는다. 영화는 처음에는 '테러범'을 전면에 내새우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 2013. 7. 28.
대단원의 끝, 미생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홀렸나? 2012년 최고의 만화가 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2012년 대학민국 콘텐츠 대상 만화 부분 대통령상을 획득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이 이야기는 끝이 났다. 물론 1년 후, 2014년 가을에 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2부를 기다리며, 1부가 가졌던 매력, 그리고 그것이 어째서 대한민국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었는지를 생각해 보면 좋을 것이다. 만화란 본래 무척이나 영향력이 큰 대중문화였다. 어린 시절 공포의 외인구단을 얘기 하지 않은 사람이 없고, 각시탈을 논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만화는 시대를 담고 있었고, 파급력이 큰 매체였다. 하지만 도서 대여점이라는 파격적인 시장 교란자의 등장 이후 만화는 돈벌이가 되지 않는, 언제든지 싸게 볼 수 있는 '휘발성 매체'로 전락해 버.. 2013. 7. 19.
일본 문화에 대한 충실한 오마주, '퍼시픽림' 지금 우리야 아시아에서 한국 문화가 짱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아시아권에서 세계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문화는 고민의 여지 없이 일본 문화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대중 작품들이 일본의 문화에 대한 오마주를 해 왔고, 또한 영향을 받았다. 일본의 드래곤볼, 건담, 공각기동대, 아키라 등에 대한 오마주는 일부러 찾아 볼 필요도 없이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매트릭스라는 영화 하나 안에도 '드래곤볼, 공각기동대, 아키라'에 대한 오마주가 수북히 쌓여 있을 정도니까 말이다. 괴수와 인간이 만들어낸 로봇의 싸움이 주 줄거리인 '퍼시픽림'에 일본 문화에 대한 오마주가 들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그런 점에서 당연한 것이었다. 일단 '괴수'가 나오는 순간 '고질라'와 '울트라맨'을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다. 이런.. 2013. 7. 15.
감시자들 정우성, 기가 막히게 연기하는 배우였다. 시작은 그러니까 고행성사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정우성이라는 배우에 대해서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는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고소영과 함께 했던 '구미호'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이 작품에서 정우성의 연기는 사실 민망했다. 이때 만들어진 '정우성은 연기가 부족해'라는 선입견은 끝까지 뿌리 깊게 박혀있었다. '비트'의 화려한 성공을 통해 정우성은 '우상'이 되었지만, 그때도 연기를 잘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유오성'과 '임창정'의 연기가 너무 강렬했던 탓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비트의 '정우성'이 너무 멋있었기 때문이었다. '정우성'은 영화 안에서가 아니어도 그냥 멋있었고, '비트'안의 멋있는 모습은 '정우성'의 모습일 뿐, 연기로 연결되지 못했다. '태양은 없다'에서도 .. 2013.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