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먼트

액션,스릴,반전 '내가 살인범이다'

by 박평 2012. 11. 13.


제목만 들었을 때, '내가 살인범이다'는 스릴러 장르에 주인공 간의 심리대결이 주가 될 것이라는 느낌을 줬다. 두 사내의 대결극이라는 생각이 들기에도 충분했다. 그래서 '공공의 적'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그런데 이 영화, 제목만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니었다. 오히려 제목 이상의 것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영화를 보고 난 다음에서야 알 수 있었다. 관객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는 '내가 살인범이다'의 매력 3가지를 한번 살펴 보고자 한다.


1. 액션

액션에 대해서 만큼은 근래에 개봉한 모든 한국 영화 중에 최고라고 평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이다. 스릴러 장르에 액션이 추가 되는 정도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 화려한 액션 장면이 난무할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근데 이 영화 시작부터 액션으로 몰아 붙인다. 특히 액션을 담아내는 카메라 기법은 무척이나 현란하고 다양하다. 기존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조금 과한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한동안 현실적인 액션이 주를 이뤘던 것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조금은 과장되고 화려한 액션 장면이 그리웠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사용되는 카메라 워킹은 단순한 현란함을 넘어 새롭기 까지 하다. 카메라가 차 밑으로 들어갔다 나오고, 정면에서 부감으로 움직이고, 중겸삼림과 같은 영화에서 선보였던 헨드헬드 기법을 과감하게 사용함으로서 역동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만들어 냈다.


사실 이런 액션은 정병길 감독의 전작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것이었다. 정병길 감독의 전작은 '우린 액션배우다'이다. 이미 액션에 조예가 깊은 감독이었다. 그의 연출은 '내가 살인범이다'를 아주 시원한 액션영화로 포장한다. 


2. 스릴

스릴러 답게 스릴도 충분하다. 묘사는 잔혹하다 느낄 정도이고, 그 외의 다양한 화면에서 충분한 스릴을 제시해 주고 있다. 특히 공포영화에서 사용되는 조명기법들이 사용되는데, 이것이 주는 효과도 훌륭했다. 덕분에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내내 긴장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적외선 촬영기법'이 사용된 장면이나 '뱀' 그리고 비디오카메라로 촬영된 화면등 관객이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장치들을 곳곳에 배치한 것을 보면 감독이 매우 '영리하게'작품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다. 다분히 계산 된, 그러나 그것이 거북하지는 않은 절묘한 균형을 이뤄냈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릴은 가끔씩 터져 나오는 '유머'와 결합되어 적당히 풀어졌다가 다시 팽팽해 졌다가 하는데, 이 흐름에 액션이 추가되어 관객으로서는 마치 밀당을 하는 것처럼 영화를 보는 내내 집중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 


3. 반전

'내가 살인범이다'는 개봉 전부터 알려진 대로 '반전'이 존재하는 영화다. 원래 한국 관객들은 반전을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그 반전이 특별하지 않을 때는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살인범이다'는 다행스럽게도 반전이 통했다. 관객들이 탄성을 지르는 분도 있었고, '어머'하는 분들도 있었다. 또한 영화평들을 봐도 '반전'에 대한 언급이 나오고 있다. 결국 확실한건 관객들이 이 영화의 반전을 맘에 들어 했다는 것이다.


- 과잉스럽지만 그것이 매력인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는 대충가는 것이 없다. 액션도, 스릴도, 반전도 다 극단적이다. 그렇기에 이 영화를 과잉이라고 볼 수 있고, 너무 난잡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관객 입장에서는 이렇게 극적인 연출이 불편하게만 느껴지기 보다는 재미있게 받아 들여진다는 점에서, 맛이 강하지만 계속 찾을 수 밖에 없는 '매운찜갈비'나 '매운낙지볶음'같은 음식과 같은 영화라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극한으로 밀어 붙인다. 그래서 어느 영화보다 배우들의 클로즈업이 많이 사용되는 데, 클로즈업 하나로도 이야기를 완성해준 좋은 배우들이 있었다는 것은 이 영화의 축복일 것이다. 이 극단의 영화에 좋은 배우가 없었다면 정말로 난잡한 잡탕으로 끝날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배우이신 '김영애'씨의 연기는 어째서 대배우는 대배우인가에 대한 모범 답안으로 남을 것 같다.


갑자기 매운 짬뽕 한그릇이 땡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