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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해임안 부결, 정치권력과 언론이 만났을 때.

by 박평 2012. 11. 8.

MBC 노조가 파업에서 복귀하기로 결정 내렸을 때, 본인은 그 이야기를 먼저 들을 수 있었다. 그때 나에게 이야기를 전해준 MBC관계자 분은 이제 이 일이 끝나는 것 같다는 안도감과 제대로 방송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보이는 듯 했다. 


당시 김재철 사장의 퇴임이 확정되기 전에 MBC 노조가 파업에서 복귀하는 것 때문에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정확하게는 이미 그때 김재철 사장 퇴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가 된 상태였다. 새로 구성된 방송통신위원회를 통해 김재철 사장이 퇴임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됐고, 그랬기 때문에 노조가 복귀를 선언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현재 MBC 김재철 사장 해임안의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위원직을 사퇴한 양문석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믿었다가 철저하게 속았다고 말했다. 과거 노조의 파업 복귀시 청와대가 MBC의 장기 파업 해결 능력 부재에 대해서 국민들의 지탄을 피하기 위해 일단 MBC노조가 선 복귀하면 김재철 사장을 해임 하겠다고 약속하였고, 새누리당도 MBC문제를 국민의 상식과 순리에 따라 처리하고 언론청문회를 개최한다는 합의문에 서명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10월 25일 가결할 것으로 예정됐으나 상정도 못했고, 11월 8일 상정되었으나 결국 5명이 반대, 1명 기권, 3명 찬성으로 부결됐다. 양문석 위원은 해임안이 부결된 배경으로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과 청와대인사가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들은 몇가지 있다.


1. 현재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집단으로 보인다.

2. 김재철 사장은 수많은 비리의혹에도 불구하고 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3. MBC 사장은 수많은 방송의 파행에 대하여 전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자리이다.

4. 김재철 사장 해임안의 부결에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개입이 추정되는 상황이다.


이번 김재철 사장 해임사유를 보면 이와 같은 내용은 더욱 명확해 진다. 


- 국민적 합의와 방송문화진흥회 동의 없이 MBC 민영화 추진

- 파업기간 중 공영방송 CEO로서의 리더십 부재

- 체제 유지를 위한 직원 불법 사찰

- 업무상 배임과 개인비리 의혹

- 파업 종료 이후 조직 정상화 의지 부족

- 방송문화진흥회를 무시하는 행태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사장의 해임안은 부결됐다. 해임 사유에 '방문진'에 대한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진은 해임안을 부결한 것이다. 과연 이런 일들이 정당한 판단에 의해서 일어난 것인지 아니면 의혹처럼 외압이 있었던 것인지에 대해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MBC노조는 다시 한 번 파업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의 장기파업에 대한 정당성, 방송 복귀에 대한 명분을 잃어 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MBC로서는 MBC 노조의 재파업 만이 김재철 시대가 지나고 난 이후에 다시 MBC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다. MBC의 노조의 파업이 MBC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된다는 점은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


MBC와 관련된 이 일련의 일들에 '정치적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정치권력'과 '언론'이 손을 맞 잡았을 때, 혹은 정치권력이 언론을 통제할 수 있을 때, 이런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아! 그리고 여기에 적힌 모든 내용은 개인적으로 해보는 추정과 상상일 뿐이다. 이 얘길 안하면 완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끼는 것 또한, 언론과 정치권력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개인적 추정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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