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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37

늑대소년, 좋은 시나리오를 송중기와 박보영이 완성시키다. 늑대소년을 본 관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한편의 좋은 동화 혹은 소설을 읽은 것 같다는 말이다. 대부분이 동의하는 것 처럼 늑대소년은 문학작품이 가지고 있는 꽤 흔한 설정을 지니고 있다. 폐병에 걸린 소녀가 요양을 위해 한적한 시골 마을로 간다. 그곳에서 처음에는 조금 꺼려지지만 결국 좋은 이웃이 되는 착한 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그녀의 아버지는 죽었고, 아버지의 재산을 빼앗아 간 아버지 친구의 아들은 그녀를 짝사랑하고 있다. 그녀는 여기서 한 순박한 소년을 만나게 되고, 깨끗하고 맑은 순수한 사랑의 마음을 느낀다. 이 얼마나 문학적인 설정인가? 가만보면 소나기가 떠오르기도 하는 이 설정과 이야기는 '늑대소년'이 지닌 서정성의 핵심에 위치하고 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이 영화를 '뻔한 이야.. 2012. 11. 5.
회사원, 소지섭으로도 어쩔 수 없었던 소재의 함정 가끔 기가막힌 소재가 떠오를 때가 있다. 앞뒤 맥락이 없이 딱 떠올리기만 해도 수많은 이야기가 쏟아져 흐르는 그런 소재 말이다. 창작을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런 소재는 너무나 매혹적이다. 그리고 그렇게 매혹적이기에 때로는 사람의 눈을 멀게도 만든다. 간첩이라는 영화가 그랬다. 한국에 파견나와 있는 간첩들의 이야기. 그런데 생활고에 찌들어서 먹고사는 걱정을 해야 하는 간첩들의 이야기는 정말 매혹적인 소재였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남파 간첩들의 이야기' 이 소재만 들어도 '이건 된다'라는 확신이 들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막상 나온 영화는 대중에게 사랑 받지 못했고, 작품 자체로도 큰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영화 중간 중간에 소재를 부각시키기 위한 많은 장면들이 필요했고, 결국 그것이 영화의 흐름을 상대히 .. 2012. 10. 12.
알투비, 과연 흥행에 성공할 것인가? 알투비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영화이다. 한국형 블록버스터이기도 하고 항공액션을 다룬 영화이기도 하다. 게다가 비가 출연한다. 대중 입장에서는 상당히 구미가 당길 법한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 전문가 평가를 보면 하나 같이 별로라고 이야기를 한다. 알투비(리턴 투 베이스)를 잘 만든 영화라고 하기는 조금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일단 내용 자체가 너무 진부하다. 기존에 등장했던 작품들과의 차이점을 말하기가 힘들다. 장르적 전통 안에서의 발전은 전혀 없고, 그저 기존에 있던 작품들의 답습만이 있을 뿐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 답습 마저도 아주 짜임새 있게 이뤄지진 못했다. 뻔한 설정, 뻔한 내용, 그리고 뻔한 전개는 이 영화를 좋게 볼 수 없게 만든다. 그런데 이 영화 재밌다. 항공씬은 시원했고, 배우들의 .. 2012. 8. 17.
조선판 도둑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아무래도 2012년 대한민국 영화계의 화두는 '도둑질'인 것 같다. 마카오에서 '태양의 눈물'을 훔쳐낸 도둑들이 국민의 마음을 훔치면서 천만 돌입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와중에, 또 한편의 도둑 영화가 개봉 했다. 바로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이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영화'도둑들'보다 더욱 도둑질에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도둑질 이후의 이야기가 중심인 '도둑들'에 비해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도둑질 그 자체가 처음이자 끝이다. 그렇기 때문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도둑들' 한명 한명의 캐릭터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그들이 어떻게 어떤 임무를 발휘하여 도둑질을 행하는지를 기본 골격으로 담는다. 그래서 영화 중간 중간에 각 도둑들의 '능력'과 함께 도둑들을 소개해준 장면은 꽤 신선.. 2012. 8. 9.
배우의 힘! [도둑들]을 완성시키다. 도둑들 흥행의 일등 공신은 최동훈 감독이다. 이를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훌륭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이 작품은 잘 못하면 난잡한 이야기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있었다. 훌륭한 배우들이 정확하게 자기가 해야할 수준의 연기를 해 주었고, 서로 완벽한 합을 이뤄냈다. 그래서 이 영화, 제대로 완성 된 것이다. 1. 김윤석 마카오박으로 분한 김윤석은 일단 다른 캐릭터들을 다 압도할 수 있을 만한 카리스마를 지녀야 했다. 김윤석은 그걸 해냈다. 게다가 줄타기 액션까지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임달화씨는 직접 몸을 날리는 한국인 배우들의 열정에 대해서 감탄했다고 말했을 정도이다. 무게감에 더불어 와이어 액션까지 해 냈으니 대단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2. 김혜수 예쁘다. 진짜 기가 막히게 예쁘다. 그런데 포스가 있다.. 2012. 7. 31.
은교, 야하지 않은 결핍과 욕망의 앙상블 은교는 '자극적 설정'으로 관심을 끈 영화이다. '노인과 17세 소녀와의 사랑이야기'라는 설정은 파격적인 '노출'이라는 정보와 합쳐져 상당히 많은 예비 관객들의 시선을 잡아 끌었다. 그러나 이 영화, 보고 나면 자극적인 설정도 노출도 남지 않는다. 오히려 여운이 남는다. 그 여운이 어디에서 오는지, 은교가 담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논하기는 쉽지 않다. 영화는 사람들마다 다른 것을 전달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보는 사람들마다 받는 느낌이 다르니 함부로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원작'을 빌려와 이야기 하기도 쉽지 않다. 영화를 봤다고 해서 책 '은교'를 읽은 것은 아니라는 박범신 작가의 당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영화로서 바라봐야 했다. 쉽지않은 일이다. 누가 해석해도 논란이 남을 작품.. 2012. 5. 10.
진부하지만 재미와 감동주는 코리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진부함이라는 것은 2시간 동안 견뎌내야 하는 아주 끔찍한 고통과 같다. 아무리 영화가 재밌어도 진부한 영화는 그 자체로 시원하지 못한 답답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딱 2가지 장르에서 만큼은 이런 진부함을 기쁘게 받아 넘길 수 있다. 하나는 울리고자 덤비는 최루성 멜로이고 다른 하나는 스포츠다. 이들 장르에서 진부함은 사실 어쩔 수 없는 경향이 있다. 이 진부함을 따르지 않으면 최루성의 슬픔도 스포츠의 뜨거움도 잘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오히려 진부해 지는 것이 관객에게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는 장르가 최루성 멜로와 스포츠이고, 스포츠 영화인 '코리아'역시 이 진부함을 그대로 지니고 있다. 작품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스포츠라는 장르는 보편화된 공식을.. 2012. 5. 8.
원더풀 라디오, 이민정은 예쁘다. 원더풀 라디오는 매우 적절한 영화다. 재미와 감동 그리고 음악이 잘 어우러져 있다. 한국의 대중이 좋아하는 요소가 다양하게 섞여있는 꽤 즐거운 로맨틱코메디 영화이다. 하지만 원더풀 라디오에는 그 이상의 재미를 주는 몇 가지의 특별한 것들이 있다. 그것들을 소개해 본다. 1. 이민정은 예쁘다. 한때 영화감독을 꿈꾸며 영화를 공부했던 나에게 나운규 감독님의 '아리랑'에 얽힌 설화는 거의 전설과 다름 없었다. 영화의 엔딩 장면에서 배우들이 아리랑을 부르자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같이 아리랑을 합창했다는 얘기는 '록키 호러 픽쳐 쇼'의 상영장에서 관객들이 파티를 벌였다는 이야기와 같은 수준의 충격이었다. 그리고 나는 살면서 이 정도 까진 아니어도 놀라운 관객 반응을 일으킨 영화를 딱 2번 봤다. 하나는 늑대.. 2012. 1. 7.
오싹한 연애, 관계의 두려움을 드러내다. 12월 초반의 극장가에 '오싹한 연애'의 흥행세가 심상치 않다. 당초 압도적 1위로 예상되었던 '브레이킹 던'과 거의 차이없는 스코어를 올리며 이후에는 입소문을 타고 아예 '브레이킹 던'을 넘어서서 1위를 질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싹한 연애'는 '달콤살벌한 연인'의 연장선이라 보일 수 있는 약간 '기괴한 로맨틱 코미디'이다. 여주인공이 귀신을 본다는 설정 덕분에 이 영화는 달달한 로맨틱 코미디 이면서도 아주 큰 긴장감을 불러 일으킨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의 직업은 마술사이다. 역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 설정이다. 설정 자체 만으로도 이 영화는 긴장과 이완을 반복적으로 일으키며 관객에게 충분한 재미를 안겨준다. 게다가 손예진, 이민기라는 역대 최강의 '귀요미'커플의 모습을 보는 것도 정말 쏠.. 2011. 12. 8.
최고의 흥행배우, 차태현이 돌아온다. 대한민국 영화계에는 그 사람의 이름만으로 상당히 많은 관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배우들이 존재한다. 살짝 거품이 있는 몇몇 배우를 제외하면 이들은 최소 100만에서 심하게는 200만 까지도 관객을 끌어낼만한 티켓파워를 가지고 있다. 이런 이들은 말그대로 슈퍼스타의 대접을 받으며 영화배우로서의 그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장동건, 송강호와 같은 배우가 그렇다. 이들에 비해 분명히 무게감은 떨어지지만 자기가 맡은 영화를 꾸준히 흥행시켜온 배우가 있다. 비록 엄청난 대박은 드물었지만 꾸준한 흥행을 만들어 온 차태현이다. 그의 흥행 기록을 살펴보면 이렇다. 엽기적인 그녀 : 약 488만 연애소설 : 약 165만명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 약 234만명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 : 약 73만명 투가이즈 .. 2011.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