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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종현의 개념, 대중에게 음악을 권하다. 얼마 전 서태지가 '크리스말로윈 리믹스'이벤트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이 이벤트를 매우 반겼으며, 역시 문화대통령다운 행사라고 여겼는데, 그 이유는 요즘 같이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소비하는 시대에 이러한 이벤트가 음악의 힘을 대중에게 알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음악 스트리밍의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음악을 듣는 문화에는 상당한 변화가 발생했다. 사람들에게 음악이란 돌아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일종의 배경음 같은 것이 됐으며, 시끄러운 주위의 소음과 함께 들어야 하는 것이 됐다. 음악 자체에 집중하면서 음악을 듣는 시간은 과거와 비교하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이런 이유로 음악이 담고 있는 소리의 세세함을 듣고 감동하는 청취자들 또한 상당히 줄어들게 됐다. 게다가 스트리밍이 '데이터'를 소비하기 때.. 2015. 1. 12.
혼자서만 모두와 다른 게임을 했던 장동민, <더 지니어스> 아무도 장동민이 이렇게 대단한 활약을 펼칠지 몰랐을 것이다. 이 시작될 때만 해도 장동민은 확실히 예능을 위해 투입된 참가자로 보였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그는 에 가장 잘 들어맞는 최고의 플레이어였다. 의 5번째 에피소드에서 장동민은 어째서 자신이 최고의 플레이어인지, 그리고 어째서 다른 플레이어들과 확연히 다른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5회전 메인 매치인 은 같은 조에 있는 사람들끼리도 경쟁해야 하는 게임이었다. 방송에서 밝힌 바와 같이 같은 조의 의미는 오직 같은 시기에 광물을 뽑는다는 것뿐이었다. 팀전의 양상을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에는 개인전일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느슨한 팀전을 했다. 같은 조로 묶여 있기에 그들이 서로 논의하는 것이 자연스레 이뤄졌을 뿐, 엄밀히.. 2014. 10. 30.
가장 토속적인 판타지 <헬퍼> 만화에 있어서만큼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무시할 수가 없다. 미국과 더불어 규모 면에서 그리고 인지도 면에서 세계 최고의 자리에 있는 것이 일본이다. 그들이 만들어 낸 수많은 신화는 여전히 전 세계의 문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들의 만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된 수많은 부산물이 이어지는 한, 일본만화의 왕좌는 굳건할 것이다. 한국만화에서 일본만화의 잔재를 확인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우리에게는 익숙지 않은 문화가 마치 당연한 것처럼 묘사되는 경우도 있고, 일본 특유의 구도 같은 것들이 등장하는 일도 흔하다. 일본문화를 보고 자란 세대들에게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자기만의 색깔을 지닌 작가들에게 정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강풀이나 주호민, 이태호 같은 작가의 웹툰에 박수를 보.. 2014. 10. 29.
마왕 신해철에 대한 소회 언제나 굳건할 것 같았던 그가, 너무나 허망하게 우리 곁을 떠났다. 아직도 그가 만든 노랫말들이 귀에서 맴돌고, 그가 전한 이야기들이 가슴 한편에 아른한데, 그는 없다. 너무나 강했고, 우리가 마왕이라고 불렀지만, 너무나 소년 같았던, 끝까지 순수했던 그에 대한 소회를 적어 본다. 신해철은 음악가였다. 그가 대학가요제에 '무한궤도'라는 팀으로 '그대에게'를 들고 나왔을 때, 그리고 그 전주가 시작됐을 때, 신해철은 '레전드'가 됐다. 그 당시 그가 만들어낸 환희와 열정은 우리에게 그대로 남아 있다. 여전히 우리는 뜨거운 순간을 '그대에게'와 함께 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그대에게'는 청춘의 뜨거움을 그 어느 곡보다도 선명하게 그린 곡이며, 신해철이라는 한 인물의 삶과 가장 맞닿아 있는 .. 2014. 10. 28.
실패한 청춘에게 바치는 가장 잔인한 찬사, <미생> 드라마 의 장그래는 실패자다. 그는 기재를 지니고 있었지만, 결국 프로기사가 되는 것에 실패했다. 사람이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일에서 실패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장그래는 재능이 있었고, 심지어는 그 재능을 지니고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자기보다 못한 재능을 지니고 있는 이들도 프로기사가 되는 상황에서 그는 실패했다. 그는 실패한 원인을 스스로 열심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그렇게 생각해야만 너무 아프지 않을 거라고 자기를 속인다. 실상은 바둑에만 집중하지 못하고 일을 하며 생활을 꾸려나가야 했던 상황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상황 안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했다. 장그래의 실패는 현재를 사는 수많은 청춘의 모습을 그린다. 누군가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으며 자신의 꿈을 조금은 수월하게 이뤄갈 수 .. 2014. 10. 26.
드라마 미생을 완생으로 만들다, 임시완의 완벽한 연기 [박평의 책보기] - 2012년 최고의 웹툰, 미생을 말하다. [박평의 책보기] - 대단원의 끝, 미생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홀렸나? 드라마 이 제작된다고 했을 때, 가장 우려가 됐던 부분은 '장그래'를 누가 어떻게 연기할 것이냐는 문제였다. 은 현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고, 현란한 CG나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한 작품은 아니었다. 따라서 드라마로 제작하는 데 큰 걸림돌은 없었다. 그러나 재미를 보장하기는 쉽지 않은 작품이었다. 만화 자체가 지니고 있는 정적인 분위기와 매우 현실적이어서 강한 충격을 주기 힘든 내용은 자극이 필요한 드라마에 있어서는 극복해야만 하는 과제였다. 특히 이 같은 만화의 특징이 주인공의 성격에 상당히 연관되어 있다면 이는 더 큰 문제였다. 에서 장그래는 여리지만, 단단하고, 차분하지.. 2014. 10. 24.
2014년 최고의 뮤직비디오, 에픽하이 <본헤이터> 아직 2014년 10월이고, 2014년이 끝나려면 아직도 2달 이상이 남았다. 1년으로 치면 여전히 6분의 1이 남아 있는 상태다. 하루에도 정말 다양한 사건 사고가 터지고, 너무나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지금과 같은 사회에서, 2014년을 두 달이나 남겨두고 2014년 최고의 무언가를 선정한다는 거, 성급한 일이다. 그럼에도 나는 주저 없이 이 성급한 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성급한 결정의 정당성은 에픽하이 뮤직비디오가 갖는 형식상의 새로움에 기인한다. 는 세로 화면으로 제작됐고, 이는 기존의 가로형 디스플레이에 맞춰서 제작되었던 뮤직비디오와는 완전히 다른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이 형식 하나로, 는 2014년 최고의 뮤직비디오가 되기에 충분하다. 세로화면 뮤직비디오는 스마트폰을 염두에 두고 제작됐.. 2014. 10. 18.
유재석의 <눈코입>, 가장 무한도전 다운 사과 지난주 방송에서 큰 방송사고를 낸 이 무한도전의 방식으로 사과를 전했다. 시청자에게 노래로 미안함을 전달한 것이다. 유재석이 태양의 을 개사해서 방송사고에 대한 사과, 그리고 앞으로는 더욱 잘하겠다는 마음을 담아서 시청자들에게 선물했다. 이 같은 사과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2009년에도 은 '오블라디 오블라다'를 개사한 '미안하디 미안하다'로 무한도전만의 사과를 한 적이 있다. 이제 은 사과하는 방식까지도 전통을 지니게 되었다. 대한민국 예능계에서 이 지닌 위치는 절대적이다. 어떤 예능을 보더라도 무한도전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지경이다. 그들은 오랫동안 다양한 포맷의 예능을 만들어 왔고, 그것은 지속해서 큰 영향을 끼쳤고, 이제는 전통을 지니게 됐다. 이 그 어느 예능보다도 시청자의 충성도가 높.. 2014. 10. 18.
본성이 드러나면 재미가 시작된다 <더 지니어스 : 블랙가넷>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가 지니고 있는 가장 중요한 재미요소 중의 하나는 바로 그것이 인간 세상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라는 무대 안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은 단지 게임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무언가와 연관되어 있다. 이는 어쩔 수 없다. 사람이 사는 사회는 원래 그런 것이고, 경쟁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도 매우 익숙한 모습이다. 라는 경쟁 무대에서 이 사회의 모습은 그대로 재현된다. 그 안의 갈등을 보는 재미. 무시할 수 없다. 시즌 2가 안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게임보다는 이 사회 모습의 투영에 거의 모든 것이 할애 되었기 때문이었다. 게임과 상관없이 친목으로 팀을 구성하고, 이득을 보는 모습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모습 그대로였고, 사람들은 이에 분노하고 짜증 냈다. 그 모습.. 2014. 10. 16.
크리스말로윈으로 세상을 깐다. 문화대통령 서태지 아마 거부감이 들지도 모른다. 이라는 조금 민망한 호칭은 과장됐거나 허세처럼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 시절, 우리는 서태지를 문화대통령이라고 부르는 데 조금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가 이 호칭을 얻게 된 것은 단지 그가 스타여서, 그가 인기가 많아서는 아니었다. 만약 그랬다면 서태지가 아닌 더 인기가 많았던 다른 가수에게 이 호칭이 주어져야 했을 것이다. 음악이 최고로 훌륭해서도 아니었다. 그의 음악은 시대를 선도했고, 대한민국 100대 명반에 여러 장의 앨범을 올려놓을 정도로 뛰어난 것이었지만, 서태지의 음악이 최고였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태지가 문화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었던 것은 그가, 음악을 넘어 패션과 문화, 그리고 사회에 아주 큰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사회에.. 2014.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