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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택의 암논란, 그는 정말 암 4기인가?

by 박평 2012. 6. 16.

임윤택씨가 결혼을 발표하고 아내 될 분의 임신사실을 밝히면서, 임윤택씨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암 4기는 완치되기도 힘들고,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도 거의 불가능 한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등 방송활동을 하고, 결혼에 임신까지 일반인과 거의 다르지 않는 활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심이 있는 것이다.


임윤택씨의 몸 상태는 이미 슈퍼스타K3를 통해서, 그리고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알려진바 있다. 의사가 직접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기 때문에, 그의 몸 상태가 분명히 좋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믿지 못하는 쪽에서는 암4기라면 활동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고, 항암치료로 인해 임신이 될 가능성도 거의 없으므로 의심할만한 충분한 정황이 있다고 밝힌다. 이런 의심은 개인적 추정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다.


'암4기 정도 되면 그럴 수 없을 거야.'


물론 이렇게 주장하는 사람들 중에서 실제로 주변에 암4기 환자가 있거나 혹은 암4기 환자에 대한 다수의 경험이 있는 이들은 드물다. 그냥 자신이 보기에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논문 없이 졸업은 불가능 하다고 외쳤던 '타진요'의 그것과 상당부분 유사하다. 그러나 언제나 예외라는 것은 있고, 암 4기가 활동할 수 있을 가능성, 학교에 논문없이 졸업이 가능한 과정이 있을 가능성도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것을 그냥 일부 과다한 의심을 지닌 네티즌들의 광기로 치부하면 될 것인가? 그러나 그렇지가 않다.


지금 껏 있어왔던 네티즌의 의혹을 살펴보면 개인적인 느낌에 대한 추정을 할 때마다 어느정도의 일관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능성 희박, 안 좋은 일 : 신뢰

가능성 희박, 좋은 일 : 신뢰 불가


즉, 자신이 봤을 때,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그것이 안좋은 일이라면 대중은 신뢰해 준다. 그런데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일인데 좋은 일이 일어나면 그것은 믿지 않고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어나기 쉽지 않은데 좋은 일이라면 그곳에는 '부정'이 끼어들 소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데 애써서 나쁜 일을 일으키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일은 일어나기가 쉽지 않아도 어떻게든 이루려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일이니 '정당한 노력'보다는 무언가 '부정한 방법'이 개입 됐을 개연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한국의 대중들은 일어나기 힘들지만 좋은 일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정당한 노력'보다는 '부정한 방법'때문이라고 판단하게 되었을 까? 그것은 바로 사회에 대한 기본적인 '불신'때문이다.


사실 한국은 이미 이런 문제에 익숙해져 있다. '부정'을 저지른 사람들, 그리고 '거짓'을 행하는 사람들이 '성공'한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부정'이 밝혀졌을 때, 이미 성공했다는 이유로 크게 처벌을 받지 않는 모습 또한 많이 봐왔다는 것이다. 실제 돈을 받지 않았다고 외치다가 결국 CCTV가 공개되자 액수를 조금 받았다고 말을 바꾸는 정치인이 버젓이 존재하는 것이 한국이다. 그리고 그들에 대한 처벌은? 이미 성공하였으므로 분명 최소한의 처벌을 받고 역시 또 잘먹고 잘 살것이라고 본다.


즉, 일단 성공하면 과정에서의 부정이 전혀 문제 될 것 없는 사회구조, 그리고 '부정'이 제대로 처벌 받지 않는 사회의 분위기는 '불신'을 생산해 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을 믿을 수 없고, '성공'한 사람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국에서 '성공'은 어느새 존경 받아야 할 일이 아닌, '부정한 일'의 흔적이 담겨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성공한 사람들 중에서 '연예인'은 유일하게 '대중'이 처벌을 할 수 있는 힘을 지닌 대상이다. 정치인, 기업인 들이야 국민이 아무리 성을 내도 영향을 끼칠 수가 없다. 부정을 저질러도 처벌을 알아서 줄여주고, 혹은 눈 감아 버리는 일이 많이 있다. 국민은 이런 점에 있어서 상당부분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그에 반해 '연예인'은 그나마 '대중'의 입김이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유일한 대상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대중의 '부정'에 대한 '불신'이 연예인에 대한 의혹이라는 이름으로 터져나오는 것이다.


결국 대중의 마녀사냥식 의혹제기는 대중의 광기가 아닌, '현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사회적 광기'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이들의 모습을 그냥 '정신병자'취급 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개별적 사안에 대해서라면 해프닝으로 치부 할 수 있겠지만, 이 전체적인 과정에 대해서는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하고 개선할 방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것이 전 사회적인 '불신'때문이라면 이는 연예계가 아닌 우리나라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부정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대중은 이러한 과정 안에서 이미 균형을 잡으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는 과도한 의혹을 던지지만 일부는 과도한 의혹에 대해 경계한다. 과거처럼 한 쪽으로 확 쏠려 버리는 대중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비록 의혹이 있지만 추이를 지켜보려 하는, 그리고 조금 더 확실한 내용이 나오기 전까지는 판단하지 않는 현명한 대중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유죄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기본적인 개념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문제는 대중이 아니라, 대중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다. 죄가 있으면 벌을 받는 구조, 끼리끼리 부정하고 연결되어 보호하는 그물형 부정구조, 권력과 명예, 재력을 비롯한 힘에 많은 것이 바뀌는 구조들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불신의 늪은 계속해서 깊어질 것이다. '불신'이 지속되면 '질서와 규칙'은 사라지고 결국 '힘'이 지배하는 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가 규칙을 지키지 않으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그렇다. 핵심은 임윤택씨의 암에 대한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분의 기적에 감동을 받고 박수와 감탄을 보내지만 내 개인적인 의견 또한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대한민국에는 신뢰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성공이 존경받고 박수 받는 사회가 아닌, 성공이 의혹과 의심을 받는 사회라면 그 사회의 미래는 분명히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이 문제가 단순히 연예계의 가십거리가 아닌 이유이다.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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