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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요리보다 더욱 맛있는 마스터세프코리아

by 박평 2012. 6. 16.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홍수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어떤 내용이 됐던 간에 일단 겨뤄서 남을 떨어뜨리는 재미, 바로 그 재미에 대한민국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음악, 연기, 춤, 심지어는 그냥 재주까지 일단 겨루는 재미, 그 재미는 현재 가장 잘 먹히는 핵심 요소이다.


문제는 과연 이 '겨루는 재미'를 나타내줄 소재는 무엇이냐는 것이다. 그 소재에 대한 고민에 따라 음악은 '노래', '스타', '락', '주부'등 다양한 변종을 만들어 냈고, '연기', '춤', '체력'등 다양한 소재를 차용해 왔다. 그리고 이런 소재는 마침내 '요리'라는 소재를 화면으로 불러 냈다.


사실 요리는 '겨루는 재미'를 주기에 가장 적당한 소재이다. 일단 사람들이 보편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고, 다양하고 화려한 기술들이 사용된다. 그들이 칼로 썰고 오븐으로 굽고, 후라이펜에 튀기는 모든 행위들은 그 자체가 마치 하나의 무투회처럼 동적이고 화려하다. 거기다가 나중에는 생방송 미션도 가능할 수 있다. '30분'안에 만드는 요리와 같은 미션이라면 아마 보는 이의 심장을 더욱 쪼그라 들게 할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요리는 그 자체로 '서바이벌'프로그램에 매우 최적화 되어 있다.


마스터세프 코리아는 그래서 재미가 있다. 불이 있고, 물이 있고, 칼이 있고, 후라이펜이 있다. 화려한 손놀림이 있고 기술이 있고, 화려한 요리들이 있다. 이 것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는 충분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심사위원들은 모두 개성이 뚜렷하고 멋있다. 실력이 있고 열정까지 있는 이 심사위원들은 이 방송의 중심을 잡아 주며, 극의 신뢰감을 향상시킨다. 


그런데 그 모든 것보다 가장 중요한 무엇인가가 이 프로그램에는 있다. 바로 요리에 대한 '존중'이다. 우리는 예로부터 음식에 대해 바른 생각을 지녀야 한다고 교육 받아 왔다. 음식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것을 미덕으로 삼고 있었다. 그런데 마스터세프 코리아는 다른 방식으로 음식에 대한 존중을 심는다.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이 어떤 노력을 하면서 음식을 만드는지, 그 과정이 얼마나 치열한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음식 그 자체에 대한 존중을 넘어 음식을 만든 사람에 대한 존중을 함께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물론 심사위원이 음식을 버린 장면으로 인해서 문제가 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음식에 대한 한결같은 존중이 이것이 음식을 가벼이 여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음식을 존중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재료를 귀히 여기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요리사가 지녀야할 요리에 대한 존중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음식에 대한 존중이 느껴지는 방송이라는 점에서 이 마스터세프 코리아는 '서바이벌'이상의 재미를 안겨준다. 그들이 만들어낸 요리를 먹고 싶다는 욕구보다도 프로그램 자체가 주는 재미가 더 큰 것은 아마 이런 이유에 있지 않을까 싶다. 


마스터세프 코리아는 이제 중반을 달리고 있다. 이 맛있는 요리 서바이벌이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 낼지, 그리고 계속 많은 이들이 편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남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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