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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여자의, 여자를위한, 여자에의한 '시크릿가든'

by 박평 2011. 1. 16.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볼때 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그가 만드는 작품은 모두 지독한 '남성 판타지'에 근거한 작품이라는 것이죠.

따라서 박찬욱 감독의 영화에는 남성이 좋아하는 요소들이 군데군데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요소들의 대부분은 '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근친이죠. 복수는 나의 것에서부터 올드보이까지 근친은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테마입니다. 그리고 이 성의 테마는 '종교', '영아'와 같이 금기시 된 것들로 확장됩니다. 이것이 박찬욱 감독의 가장 중요한 근본입니다.


그런점에서 시크릿가든은 박찬욱과 완전한 대척점에 있는 작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여성 판타지'에 근거해 있기 때문이죠.


판타지 1. 신데렐라

그렇습니다. 모든 여성은 신데렐라를 꿈꾸죠. 시크릿 가든은 신데렐라 이야기 입니다.


  김은숙작가 :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지만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남녀 주인공을 내세워 변화를 주려고 했습니다.
  http://news.nate.com/view/20110116n01724?mid=n0410

일단 시작부터가 여성의 판타지를 반영합니다.


판타지 2. 왕자님 오 마이 왕자님!

신데렐라 이야기에 왕자님이 빠지면 안되죠. 하지만 흔하디 흔한 왕자라면 어떨까요? 모두에게 사랑받고 모두에게 친절한 그런 왕자라도 좋긴 하겠지만 그런 왕자님이 나만 바라보고 나에게 혹한다면, 그것도 그 이유가 내가 예쁘고 잘나서가 아니라 나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시크릿 가든은 그러한 환타지를 만족시킵니다. 김주원을 통해서 말이죠.

게다가 여자분들은 항상 말하죠. 

"난 모두에게 잘해주는 남자 말고 나에게만 잘해주는 남자가 좋아."
"겉은 아닌척해도 은근히 뒤에서 챙겨주고 신경써주는 남자가 좋아."

아~예. 알겠습니다. 그분 대령하십니다. 김주원입니다. 




판타지 3. 당당한 여성이고 싶다.

많은 작품에서 여자는 비련합니다. 비련의 여주인공이야말로 과거 미워도 다시한번 때부터 내려온 여자주인공의 정석이겠지요. 그러나 요즘에는 누가 그런 궁상맞은 비련의 여주인공 싶겠습니까? 아파도 당당하게 스스로 아프고 싶고, 어디에 기 눌리고 싶지도 않고, 왕자님의 배경에 눌리는 것이 아니라 왕자님의 배경에도 당당한 그런 사람이길, 특히 여성이라면 더 바라겠죠. 


시크릿가든의 길라임이 그렇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녀는 당당합니다. 그리고 비굴하지 않죠. 속으로 아파도 티내지 않습니다. 지금 여성의 모습과 바라는 여성의 모습이 한데 모여 있는 것이죠. 그러니 여성들도 길라임을 싫어할 수 없는 것입니다.


판타지 4. 친한 그리고 나를 지지해주는 스타 한명쯤은 알고 싶다.

요즘에 연예인은 직업만으로도 사회지도층에 들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영향력이 엄청나기 때문이죠. 그래서인지 많은 이들이 그런 스타 한명정도를 친구로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스타와 사귀면 골치 아프고 어렵겠지만 그런 스타가 나를 잘 생각해주는 친구라면? 정말 띵호와겠죠.

오스카님 납시셨습니다. 



판타지 5. 그리고 나를 묵묵히 아껴주고 지원해주는 직장 상사 혹은 오빠 혹은 남자 혹은 누군가

누가봐도 매력있는 남자 누가봐도 멋진 남자지만 왠지 가까이 하기에는 조금 거리감이 있고, 어색한 그러나 함께 하기에는 최고인 그런 사람이 있죠. 그 사람이 묵묵히 나를 신경써주고 지원해준다면 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겠습니까?

아랍왕자 임감독님, 당신 얘기 중입니다. 


마지막회에서 임감독님 '손예진'양과 뭔가 있을 것 같다고 하던데... 축하드립니다. 썬하고 연결될까봐 조마조마 했습니다.


판타지 6. 남자 VS 남자

저는 남자라 참 이해하기 어렵습니다만.... 여자분들 중에 남자와 남자의 애정라인을 굉장히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 썬이 게이라는 설정은 정말 참신하지 않았나 싶네요. 덕분에 여자분들이 썬스카를 많이 응원하셨지요....


물론 썬과 슬이 한남자를 두고 벌이는 신경전은 작품에 유머러스한 코드를 더욱 늘려 주었습니다. 그러나 여성분들의 은근한 지지도 많이 불러 일으켰죠. 


판타지 7. 아버지

많은 여성분들이 아버지를 그리워 합니다. 아 물론 아버지를 싫어하는 분들도 계시죠. 하지만 아버지 같은 남자에 끌리고 아버지 같은 남자와 만나고 아버지 같은 남자를 꿈꾸는 분들이 생각외로 많이 있습니다.


19회차에서 아버지의 작별인사를 김주원이 대신 했을 때, 그 순간이 남자들에게는 그냥 과거의 전달이었겠지만 여자분들에게는 가장 로맨틱한 장면이었을 겁니다. 왕자와 아버지, 그 둘의 사랑을 받은 여자는 세상에게 더이상 부러울게 없는 그런 여자일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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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가든에 나와있는 판타지는 이것 뿐만은 아닙니다. 훨씬 더 많이 있죠. 그러나 대표적인 것만 추려 봤습니다. 

시크릿가든은 여성의 여성을위한 여성에의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런점에서 남자들도 봐둬야 하는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단순 재미가 아닌 여성을 조금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교재로서 말이죠. 

이제 마지막 회입니다. 얼마나 즐거운 시간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마지막까지 여성을 위한 시크릿가든의 핵심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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