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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세븐은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by 박평 2009. 3. 17.


세븐의 미국 첫 싱글인 girls 가 발매되었다. 음악에 대한 리뷰같은 것은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해줄 것으로 믿기 때문에, 나는 전혀 다른 방향인 '세븐의 성공가능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우선 결론을 먼저 말하는 것이 좋겠다.

세븐은 성공할 수 있을까?

내 대답은 'Ye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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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성공한 동양인 스타

우선 미국에서 성공한 동양인 스타가 누가 있는지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머리속에서 재빠르게 생각을 해보면 딱 하고 떠오르는 사람은, '성룡, 이연걸, 주윤발'정도일 것이다.



이들의 성공사례를 살펴보면, '영화, 무술'이라는 범위의 제한이 있기 때문에 세븐이 벤치마킹할 대상은 되지 못한다. 세븐은 가수이고 무엇보다 대중인기를 얻어야 하는 '팝스타'가 되어야 하는데, 실제 그런 동양인 스타는 없다. 그러므로 '세븐'은 최초로 가는 길을 걷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면 왜 '동양인 남성'이 미국에서 단 한번도 팝스타로 성장하지 못했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이유는 다양하지만 간략하게 추려보자면,

1. 음악수준
2. 언어
3. 인종차별
4. 남성미 부족

이렇게 4가지 사유로 볼 수 있다.

우선 모두가 알다시피 미국은 '팝'의 본고장이다. 당연히 그 어느나라보다도 뛰어난 음악수준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미국시장에 진출하게 되는 외국인들은 마치 우리나라에 와서 '트로트'로 자웅을 겨뤄야 하는 상황을 갖게 된다. 당연히 실력차이가 드러날 수 밖에 없다. 알켈리가 '네박자'를 부른다면? 잘은 부르겠지만 '네박자 속에 담겨있는 우리네 인생사'를 담기는 힘들 것이다.

       
 


두번째로 언어인데, 미국인들은 영어를 사용하고 있고, 전세계에서 영어를 사용하면 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모든 세계 사람들이 모국어 혹은 제 2외국어로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들에게 있어서 영어는 당연하다. 그들과 호흡하기 위해서 영어를 잘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이다. 그런데 가수라면? 발음은 더 중요하다. 왜냐면 가사가 전달이 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밀라를 생각해보자.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번째는 인종차별에 관한 내용인데, 아무래도 미국사회에서 아시아계통은 아직 주류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못하다. 만약 영화라면 '무술'이라는 독특한 설정때문에 충분히 동양인들이 어필할 수 있겠지만 음악은 그런 독특한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그들은 동양인이 하는 음악을 평가절하 할 것이고, 무시할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팝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대중적'이 되어야 하는데 아시아계 남자들은 음악쪽에서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 가능성이 거의 전무하다. 왜냐면 남성미가 없기 때문이다.

남성미라는 것은 속된말로 하면 '섹시함'이라고 말해도 될 듯하다. 외국에서 생활해본 결과 동양남자에게서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는 서양여자는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외국 여자친구를 사귀어 본 적도 있고, 미수다에 나오는 여자분들은 한국남성에게 호감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개인적인 취향은 분명히 동양 남자에게서 이성적인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보편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불가능하다.

실제로 서양여성들은 동양남성을 남성으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그것을 깨기 위해서는 아예 성룡같은 친근함으로 다가가던가 아니면 주윤발이나 이연걸처럼 도가 튼 것 같은 느낌을 주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다. 그런 것을 제외하면 동양남성이 '섹시'하게 보이는 일은 극히 드물다.

우선 체구가 작기도 한데다가 동양인은 작고 강단있다는 편견은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를 '남성'보다는 '무술가'로 제한시키는데 일조했다. 그러다 보니 '히어로즈'에서 인기를 끈 동양인 배우 두명는 아예 '친근한, 귀여운'이미지를 가지고 나왔고 그래서 인기를 끈것이다.


물론 이 경우 sweet, cute 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는 있겠지만 '팝스타'가 되기는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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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의 성공 가능성

우선 음악적인 부분에서 나는 대한민국의 음악적 역량이 매우 많이 발전해 왔다는 점, 그리고 매우 놀라운 사운드를 들려주는 음악인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세븐은 그런 한국에서 Top에 있는 가수이며 특히 음악 잘 뽑기로 유명한 YG소속이다. 그리고 그가 작업한 팀을 보면 미국내에서 비욘세나 데스티니스차일드와 함께 작업했던 실력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분명 나오는 음악도 충분히 'HOT'할 것이라고 보인다.

실제 이번에 나온 girls라는 음악도 무척이나 잘 만들어진 무난한 곡인데, 이 노래가 빌보드 상위에 오를일은 절대 없지만 동시에 꽤 잘빠진 음악이기 때문에 듣는이들이 그냥 '세븐'이 누구냐? 정도는 관심 갖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보여진다. 그말은 즉,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 다는 이야기이다.

음악적으로 물론 아직 따라잡을 여지는 많이 있지만 현지 팀과의 연합으로 충분히 극복 할 수 있다고 본다.

두번째로 언어인데, 노래를 들어보면 놀라울 정도다. 물론 이 발음으로 이 억양으로 현지인과 자유롭게 얘기를 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영어자체가 듣기에 거북하다거나 그런점은 전혀 없었다. 물론 한국인이기 때문에 현지인과 똑같은 영어를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어느정도 가사 전달이 된다면 억양은 노래의 멜로디에 따라 중화되기 때문에 이정도 발음만으로도 충분히 승산은 있다고 보인다.

인종차별은 다행히 점점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고 있으며 미국에서 나고 자란 무척이나 '핫'한 동양인들이 많이 나오면서 예전에 비해 분명히 벽은 줄어들고 있다고 보여진다. 그래서인지 예전에 방송에 꼭 끼어있던 '유색인종'은 아프리카계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아시아계의 사람들이 끼어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게다가 흑인 대통령이 선출된 나라이다. 예전보다는 인종차별이 많이 사그라졌다고 보면 세븐이 성공할 가능성도 분명 올라가게 된다.

문제는 바로 마지막 항목이다. 남성미, 즉 섹시함이다. '비'를 다룬 디스커버리의 다큐멘터리에서 박진영은 이렇게 말한다.

'비가 섹시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섹시함은 나쁜것에서 나오는 데 비는 너무 착하기만 해서 섹시하지 못할까봐 걱정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실제 나는 대한민국에서 미국시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박진영이라고 생각하는데 그의 멘트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섹시함은 '팝스타'가 가져야하는 가장 큰 덕목인데, 세븐은 그것이 부족하다.

세븐의 girls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세븐'의 보컬은 매우 안정되어 있고 수준급이지만 너무 부드럽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피쳐링한 릴킴의 목소리와 비교해보면 그것은 더욱 심한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외국의 어떤 사이트에서는 이 노래에 대한 댓글에서 '릴킴'이 동양인 아이를 돌본다는 식으로 말을 한다.

노래 가사를 들어보면 세븐은 꽤 잘나가는 '핫'한 놈이고 여자들을 좋아하고 너희들을 갖고 싶다라고 얘기 하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애기가 앵앵거리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는 듯 하다. 세븐이 팝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여성들에게 '섹시'해야 하고 남성들에게는 '멋'있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girls에서는 그럴 수 있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너무나 부드러운 보컬 스타일 그리고 뮤직비디오 안에서 아무리 있는척 멋있는 척해도 전혀 강해보이지 않는 모습은 세븐의 성공을 가장 강하게 방해하는 요소들로 보인다.

결국 세븐의 성공은 이 부분을 어떻게 뚫고 나가느냐에 있다. 박진영의 밑에 있었던 비는 이를 뚫을 방법을 이미 생각해 놓고 실행하고 있다고 보여지는데, 우선 그는 새로운 앨범에서 '배드보이'라는 이미지를 적극 만들었고, 두번째로 보컬톤을 더 거칠게 다듬었으며, 세번째로 동양인이 성공해왔던 길인 '무술+영화'라는 길을 따라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미국시장에서의 성공은 비가 훨씬 빠르게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명이 길을 내면 그 다음부터는 그 뒤를 따르는 이들은 나아가기가 쉬워진다. 나는 세븐이 비의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세븐이 뒤쳐졌다는 얘기는 아니다. 비는 단지 영화배우로서의 커리어 덕분에 더 빠른 길을 가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세븐은 그의 부드러운 보컬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현재의 보컬도 물론 수준급이고 훌륭하지만 외국에서 먹힐지는 의문이든다. 그것이 싫다면 부드러운 노래를 부르는 흑인 가수처럼 우락부락해지던가 얼굴에 흉터를 내던가 하여간 '나쁜놈'의 이미지를 만들 필요가 있다. '착한놈'의 이미지는 강한 남성으로서의 매력을 주기에 힘들다.

그래서 여자들이 이 남자가 '섹시'하다고 느껴야 하며 그것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여성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기 전에는 결코 '남자'들은 그에게 팬으로서 다가가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남자는 원래 자기보다 약한 놈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며 동양인은 자기보다 하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이 아직도 분명히 많이 있다. 그걸 누르기 위해서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으면서 동시에 실력으로 눌러버려야 한다. 난 세븐이 남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해줄 실력이 있다고 믿는다.

결국 현재 세븐에게 필요한건 '섹시함'이다. 그것만 보완된다면 충분히 미국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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