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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까짓 거 더 어려워도 돼. 더 지니어스의 자신감 있는 시즌 2

by 박평 2013. 12. 8.




2013년에 가장 새로운 예능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주저 없이 <더 지니어스>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출연진들이 다양한 게임을 하며 끝까지 살아남아야 하는 이 예능 프로그램은, 이전의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어렵고, 복잡했으며, 난잡했다. 그리고 재밌었다. 


어쩌면 처음 <더 지니어스>를 기획했을 때는 이 프로그램 자체가 상당히 복잡하고 어렵다는 점에서 제작진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어렵다는 것은 곧, 많은 시청자를 포기한다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다. 대중의 기호는 쉽고, 편하고, 감동적이며, 웃음이 있는 예능인데, <더 지니어스>는 어렵고, 불편하고, 더러우며, 짜증이 있는 예능이다. 대중이 쉬이 좋아하기 힘들다.


그런데 <더 지니어스>는 숱한 화제를 모으며 성공했다. 진짜 경쟁에서 오는 재미, 복잡함에서 오는 재미, 그 안에서 발생하는 반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더 지니어스>가 가지고 있었던 약점들이 오히려 <더 지니어스>가 가진 큰 매력으로 변했고, <더 지니어스>는 확실한 고정 층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시즌2는 이런 시즌1의 성공에 대한 믿음으로 시작한다.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복잡한 게임규칙도, 살아남기 위해 하는 연합과 정치와 배신도, 눈살 찌푸리게 하는 짜증도 <더 지니어스>에서 만큼은 재미의 바탕이 된다는 믿음. 그 믿음에서 시즌 2가 출발한 것이다.


시즌 2의 첫 경기인 '먹이사슬'은 전보다 훨씬 복잡한 게임이었다. 12마리의 동물이 있고 그 동물마다 생존 조건이 다 다르다. 따라서 이 게임은 상당히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어야 제대로 즐길 수 있고,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또한, 이런 복잡한 게임을 즐겁게 관람하기 위해서도 대중들은 상당히 많은 정보를 습득해야 한다. 일반적인 방송이었다면 이런 복잡한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피로도만 가중시킬 것이다. 하지만 <더 지니어스>는 일반적인 방송이 아니었다.


이 복잡한 게임룰 덕분에 시즌 2의 첫 방송은 다양한 변수를 만들어 내며, 첫 경기를 재밌게 만들어 주었다. 피식자들을 최대한 빨리 제거해 포식자를 굶겨 죽일 수 있다는 생존 조건의 허점을 초반부터 파악했던 '홍진호'도 있었고, 자신의 생존보다 연합의 생존이 더 중요했던 예측 불가능한 '임윤선'도 있었으며, 인간과 인간이 모여 가장 최상의 결과를 만드는 선택을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느끼게 해준 '남휘종'도 있었다. 복잡한 게임룰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이야기와 모습, 전략을 만들어 냈으며, 이는 <더 지니어스 시즌2>의 첫 방송을 성공적인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 


결국, 게임이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상황이 혼란스러울수록 <더 지니어스>는 재밌어진다. 제작진은 시즌1의 성공을 자신감을 바탕으로 시즌 2를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게임으로 만들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 전략은 기막히게 맞아떨어졌다. 


이런 독창적인 스타일로 <더 지니어스>는 확실히 <더 지니어스>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디오테잎의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 많은 시청자가 <더 지니어스>를 떠올리며, 그 세계에 빠져들 준비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다양하고 복잡한 게임들이 나오게 될지, 그리고 그 안에서 또 얼마나 대단한 경쟁과 배신과 반전이 있을지 기대할 만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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