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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권상우, 말이 많은 게 문제.

by 박평 2009. 2. 26.


영화에서 감독들은 배우의 감정 전달을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 심도깊게 고민을 한다. 감정을 전달하기에 가장 적절한 방법이 2가지 있는데 하나는 '말'을 통한 전달이고 하나는 '행동'을 통한 전달이다. 이 두가지를 두고 감독은 꽤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1. 남자가 여자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말한다. "사랑해"
2. 여자가 베란다에서 일을 나가는 남자를 지긋이 바라본다. 사랑이 가득한 눈길이다. 남자가 아파트를 향해서 손을 흔든다. 여자도 해 맑게 웃으며 손을 흔든다. 여자는 남자가 안 보일때 까지 계속 손을 흔들고 따뜻한 눈길로 바라본다.

1번은 말을 사용한 대표적인 방법이다. 2번은 장면을 사용한 대표적인 방법이다. 이 두가지 경우 중에서 사랑의 감정을 더 깊고 풍성하게 표현하고 싶다면 2번을 사용해야 한다. 1번 말은 쉽기 때문에 그만큼 가볍고, 관객이 느끼기에 얼마든지 반전될 소지가 있다. 거짓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행동은 (특별히 의도한 경우가 아니라면) 진실되게 느껴진다.


- 권상우 : 솔직해서 탈이에요.


무릎팍 도사에 나온 권상우의 고민이었다. 권상우는 자신이 너무 솔직한게 탈이라며 이야기를 해 나간다. 나는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라던가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단, 그가 일으킨 스캔들 중에서 가장 큰 것중의 하나가 '속도위반아니다'라는 거짓말이라는 것에는 관심이 있다.

즉, 그는 '솔직해서 탈이라는'고민을 안고 왔지만, 실제로 그는 '솔직하지 않기때문에'이 고민을 해결을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코웃음 친것은 당연하다.

물론 그의 상황에서 볼 때, 그때당시 속도위반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개인적인 이유나 동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충분히 납득 가능할 수도 있다. 어쩌면 자기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한 정말 남자다운 멋있는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거짓말을 했으며, 그러므로 그가 솔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의 고민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가 되고, 그것을 사과하기 위한 형태로 진행되었다면 무릎팍도사 권상우편은 이번처럼 욕을 먹지 않았을 것이다.


- 방송 펑크, 무조건 변명이 되다.

나는 대한민국 언론을 잘 믿지 않는다. 인터넷에서 기사를 보시는 많은 분들도 느끼겠지만 '낚시', '오버'인 경우가 너무 많다. (그래서 블로거뉴스를 쓰는 필자로서 가급적 '심도있는'글을 쓰려고 많이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에 권상우씨가 '상플2'와 '놀러와'의 방송을 펑크냈다는 기사가 떴다. 그리고 그 이유가 '몸상태 이상'이라는 해명기사도 떴다. 그리고 많은 분들은 권상우를 비난하고 있다.

사실 권상우가 아픈지 아닌지, 진짜 몸상태가 나쁜지 아닌지는 우리로서는 알 방법이 없다. 그러므로 그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분명히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당위성이 있다. 그는 무릎팍도사에 나와 자신이 '솔직하다'고 했지만 사람들은 그가 '솔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며, 그로 인해 그가 한 많은 말들은 다 '거짓'처럼 느껴지게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알다시피 말이라는 것은 내뱉기가 너무나 쉽다. 그렇기 때문에 말이라는 것이 '진실'을 포함하기란 참으로 어렵다. 그래서 '신뢰'라는 것이 쌓이기 위해서는 많이 시간이 흐른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말'의 신뢰성에 언제나 의구심을 갖게 마련이다.

그리고 권상우는 무릎팍도사의 출연으로 인해 말의 신뢰성을 더욱더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니 당연히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 고민해결?

그가 아픈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떠나서 앞으로 그의 모든 말에는 신뢰성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그가 예전의 좋은 이미지를 되찾고 싶다면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난 솔직합니다.', '제 거짓말에는 정말 어쩔 수 없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습니다.'라고 '말'로서 그의 진실함을 표현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그가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말을 줄이는 것, 그리고 성실히 연기하고 일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 뿐이다.

서두에서 밝혔다 시피, 행동은 말에 우선한다. 그가 말을 줄이고 꾸준히 좋은 사람, 좋은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에 대한 신뢰는 다시 형성될 수 있을 것이고,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그의 얘기를 중립적으로, 어쩌면 호의적으로 들어줄 수 있을 것이다.

권상우의 진짜 고민은 '솔직한 것'이 아니다. 그의 진짜 고민은 '말이 많다'는 것이다. 그것을 스스로 느끼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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