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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의 목표, 핑클 따라잡기!

by 박평 2009. 2. 25.

소녀시대의 돌풍이 거세다. gee로 컴백한 이후 6주째 방송 가요 순위 1위를 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고, 전 방송사 버라이어티에서 단골 패러디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이런 엄청난 반향은 '원더걸스'의 노바디 이후 오랜만으로 보이는데, 이 두 그룹을 비교해 보면 그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소녀시대의 지향점을 이야기 해보도록 하자.


- 아이돌의 한계

우선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돌그룹'을 머리속에서 떠올려 봤으면 좋겠다. 아마 거의 대부분이 'H.O.T'나 '젝스키스', ' 신화', '동방신기'. '빅뱅'등을 떠올릴 것 같다. 혹시 여자아이돌 그룹인 '핑클'이나 'S.E.S'를 꼽은 사람은 매우 드물것이다.

서태지의 등장으로 우리나라에 팬덤이 생겨나면서, 많은 기획자들이 '팬덤'갖는 상업적인 측면에 주목하게 된다. 그런 추세에 따라 'H.O.T'와 같은 그룹이 탄생하게 되었고, 절대적인 팬덤은 엄청난 소비력을 바탕으로 상업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게 된다.

즉, 음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스타를 파는 시대가 찾아오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돌은 절대적으로 스타화 되어야 했고, 팬을 꾸려야 했다. 그것이 그들이 오래 살기 위한 그리고 오래동안 살아남기 위한 단 하나의 방법이었다. 초기 아이돌 그룹들은 이런 역할을 잘 해냈고, 그로 인해서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는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다.

문제는 여성 아이돌일 경우이다. 여성 아이돌 하면 떠오르는 그룹은 단 두개 'S.E.S'와 '핑클' 뿐이다. 그 이후의 여성아이돌은 실질적으로 '팬덤'을 구축하지 못했다. 보면 알겠지만 '베이비복스'도 '주얼리'도 팬덤을 가졌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딱 저 2개의 그룹을 제외하면 여성 아이돌은 전부 실패 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게다가 '핑클'과 'SES'마저도 팬덤은 거의 약해졌다고 보는 것이 무방하다. 이들이 따로 활동을 하더라도 팬덤이 있다면 그 파장이 있어야 할 것인데, 그런 부분이 거의 존재 하지 않는다. 이들은 따로 떨어져서 각자의 능력으로 커리어를 재구축 하는 형태이지 팬덤이 유지 되는 형태는 아니다. 특히 'SES'맴버들은 그 정도가 심하다.

이것이 여성 아이돌이 가진 태생적 한계다. 여성 아이돌의 팬덤은 잘 구축되지가 않는데다가 쉽게 사그라 진다. 남자 아이돌 그룹만큼의 충성도가 나오지 않는 것이다. 소녀시대의 고민은 바로 여기서 시작한다.


- 여성 아이돌의 한계, 그리고 갈 곳.

여성 아이돌의 가장 큰 약점은 팬덤이 약하다는 데 있다. 이들의 팬덤은 남성 아이돌과 비교해 볼때, 그 강도가 너무나 약하다. 그렇다면 여성 아이돌이 지향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 그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성공한 여성 그룹 : SES, 핑클



새로운 여성 아이돌을 만들고자 할때, 가장 먼저 참조해야 할 것은 바로 일본의 모닝구무스메 같은 그룹이 아니라 한국에서 뜨고 한국에서 먹혔던 여성 그룹일 것이다. 그것이 바로 저 두 그룹 SES와 핑클이다.

유일하게 현재까지 그 힘을 보유하고 있는 유일한 아이돌이라는 점에서 저 두 그룹을 참조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특히 SM으로서는 이 두 그룹의 분석이 필수 과제 였을 것인데, 왜냐하면 90년대 SM vs DSP의 싸움에서 거의 유일하게 패배한 대결이기 때문이다.

'HOT' vs '젝스키스'
'SES' vs '핑클'
'신화' vs '클릭비'

로 이어지는 SM과 DSP의 대결에서 언제나 SM은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유일하게 SES 와 핑클의 대결에서는 핑클이 우위를 점하였는데, 그 이유를 살펴보면 생각보다 꽤 흥미롭다.

보통 SM은 가수의 이미지 구축이라던가 이런 것들이 DSP보다는 훌륭하고 체계적이었다. 즉, 관리가 잘 이루어졌다는 것인데, 그래서 처음 SES는 나오자 마자 뭇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요정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에 반해서 DSP는 SM에 비해 가수들의 관리가 엉성했는데, 그러다보니 핑클은 SES와 같은 카리스마라던가 그런 것이 약했다.

그래서 처음의 그룹의 충성도는 SES가 더 강했다고 본다. 문제는 '내 남자친구에게' 라는 노래가 뜨면서 이다. 관리가 덜 되어서인지 몰라도 핑클은 오히려 내 옆에 있을 수도 있다는 이상한 느낌을 갖게 됐다. 말그대로 영화나 CF에서 나오는 전지현이 아니라 내 바로 옆에 존재하는 예쁜여자의 느낌이 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2집이 발매되면서 핑클은 SES의 수준을 넘어선다. '영원한 사랑'이 100만장을 돌파 했으니 말이다. 이때 이들의 성공을 분석한 많이 언론매체에서 이들의 장점을 '친근함'으로 뽑았다.

즉, 남성 아이돌의 경우에는 친근함보다는 거리감이 더욱 팬덤을 강하게 만드는 반면에(GOD가 이것을 깼으나 팬덤의 파워는 다른 그룹보다 적은것이 사실이었다), 여성 아이돌의 경우에는 친근함이 팬덤을 더 강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손에 안 닿은 TV속 여자보다는 내 옆에 있는 여자가 낫다는 남자들의 습성이 반영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소녀시대의 갈길은?


핑클이 SES를 앞설 수 있었던 이유가 친근함에 있다면 SM이 취해야 할 목표는 자명하다. '친근해질 것'인 것이다. 여성아이돌이 팬덤을 강력하게 구축하긴 힘들다. 그렇다면 최대한 친근해 져서 마치 내 동생 내 친구 처럼 느껴지게끔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소녀시대의 마케팅 포인트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소녀시대는 이승철의 노래 '소녀시대'를 리메이크 해서 친근함을 강조하는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 특히 다른 그룹에서는 잘 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들을 하였는데, 예를 들어 '윤아의 일일드라마출연'이라던가 '활발한 OST참여', 아침시간 토크쇼인 '여유만만'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이다.

일일드라마는 주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아이돌인 윤아가 '임산부'가 되는 설정의 드라마를 찍는다는 것은 예전같았으면 상상도 하지 못했을 일일 것이다. 그러나 관리가 철저한 SM에서 그런 결정을 내렸다는 것은 역시 그 전략이 먹힐 것이라 생각했다는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 싶다.

그 외에 잦은 OST참여도 노출 빈도를 높여 친근함을 올리는 전략이고, 아침시간 토크쇼 출연도 같은 맥락이다. 라디오 진행도, 우리 결혼 했어요 와 같은 프로그램도 그랬다. 이들은 자신을 감추는 대신에 최대한 많이 그것도 다양한 계층에 자신들을 노출시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SM의 승부

이는 핑클의 성공요인은 벤치마킹한데 그치지 않고 더욱더 발전시켰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핑클의 성공요인이 친근함이었다고 봤을 때, 소녀시대는 그 친근함의 범위를 어른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특히 '어머니'계층의 적극 공략은 이들 전략의 핵심인 것 처럼 보일 정도인데, 이를 통해 이들의 친근함은 다양한 세대 다양한 계층으로 파고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결국 SM이 원하는 것은 소녀시대가 핑클 수준으로 성공할 것,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핑클 이상으로 넘어가길 바라는 것 같다. 실제 소녀시대의 개개인의 면모를 봤을 때, 이효리와 같은 존재가 나오기는 힘들것 처럼 보인다. 이효리가 대한민국 TOP이 되면서 핑클은 더욱 그 이름값을 강화할 수 있었다. 소녀시대는 그런 1인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전략은 이효리와 같은 TOP이 아니라 오히려 문근영과 같은 TOP이 되는 것이다. 이들의 목표는 국민 여동생이다.

SM은 친근함을 강화시키는 전략으로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 듯 보인다. 앞으로 이들의 방송활동은 친근함이라는 테마아래 더욱 잦아질 것이고, 동시에 다양한 사회활동이 함께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식으로 소녀시대를 구축한다면 핑클을 넘는 수준의 여성 그룹이 탄생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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