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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젊음을 느껴봐! 하이스쿨 뮤지컬3!

by 박평 2009. 2. 23.

대한민국 사람들은 음주가무를 너무나 좋아한다. 이러한 것이 반영되어서인지는 몰라도 한국의 영화흥행에 '음악'이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과속스캔들'에 '아마도 그건'이 빠졌다면 과연 그만큼의 흥행이 됐을 것인가? 이렇게 따져보면 '음악'의 힘이 생각보다 큰 것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에서 음악영화는 인기가 꾸준했는데, 특히 뮤지컬 영화는 언제나 나름의 흥행을 해주고는 했다. 대표적으로 '물랑루즈'라던가 '드림걸즈'같은 영화가 있고 '시카고'도 나름의 흥행을 했다. 물론 이들은 대박급은 아니었지만 '맘마미아'가 대박이 나면서 '뮤지컬영화'는 흥행에 꽤 안정적인 장르가 되었다고 본다.

덕분에 개봉하게 되었다고 생각되는 '하이스쿨 뮤지컬3'은 뮤지컬 영화이다. 나는 이 작품의 1편과 2편을 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다 보니 가서 보게 되었는데, 무언가 하나 크게 오는 것은 없어도 꽤 즐거운 작품이었다.



- 뮤지컬 영화의 흥행 : 강한 한방

한국에서 뜬 뮤지컬 영화들의 특색이라고 보면 강한 한방이 있었다고 말해도 괜찮을 것 같다. 물랑 루즈의 경우에는 바즈루어만 감독의 현란한 연출력이 한방이었고, 드림걸즈에는 시원한 가창력이 한방이었다. 그리고 대박을 친 맘마미아의 경우에는 '아바'의 노래가 강력한 (너무도 강력한) 한방이었다.

뮤지컬 영화가 갖는 이 한방들이 대중과 반응하게 되면 뮤지컬 영화는 대중에게서 사랑을 받았는데, 안타깝게도 '하이스쿨 뮤지컬3'에는 그런 한방이 없다. 때문에 이 영화가 흥행을 할거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이 작품이 흥행할 거라고 믿고 수입을 했다면 뮤지컬 영화가 흥행하기 위한 조건을 잘 못읽은 것이고, 혹 실제 제작될 뮤지컬 때문에 수입을 했다면 나름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이 작품이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이는 가운데,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가 가치가 없다고 보느냐고 말한다면 그것은 또 아니다. 한국대중들에게 어필할 강한 한방이 없기는 하지만 이 작품 꽤 좋다.


- 젊은이들의 청춘 로망스

이 작품은 '하이스쿨 뮤지컬3'이라고 제목이 지어졌고, 3학년 - 즉 고등학교 졸업반 -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1편 2편은 1학년과 2학년의 내용을 담았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서 이 앞선 작품들은 더욱 밝고 힘찬 분위기일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3편은 졸업반인 관계로 그렇지 못하다.

청춘에서 성인으로 한단계 도약을 하기 위한 과정을 밟고 있는 이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청춘로망스는 마냥 밝지도 마냥 즐겁지도 않다. 그들안에는 두려움이 있고 고뇌가 있다. 그리고 함께 열정이 있다. 이들이 보여주는 열정에는 분명히 그늘진 부분이 있다. 그게 영화의 감성을 충만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인지 이들의 노래와 춤은 하나같이 강하고 활력이 넘치지만 동시에 여리고 복잡하다. 뮤지컬은 청춘의 끝을 맞이한 이들의 복잡한 감성을 노래로 표현하고자 노력했다. 그 안의 로망스는 중요해 보이지만 사뭇 중요하지 않다. 로망스가 메인이 아니라 청춘이 메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작품은 이미 서른이 가까워진 나의 감성도 껴안을 정도로 감성의 폭이 넓다. 왜냐면 여전히 나도 혼란과 혼돈을 살고 있는 그러면서도 아직 열정은 살아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의 고민을 난 진작에 지나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들과 동등하게 그들의 감정에 동화되려 한 것 같다.


- 신나는 음악과 잘 만들어진 안무

이 작품은 영화지만 동시에 뮤지컬 적이다. 뮤지컬 영화이기 때문에 당연하긴 하다. 하지만 이 작품은 조금 더 노골적으로 뮤지컬적인 감성을 보이려 한다. 맘마미아가 영화적인 감성을 더 주려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따라서 이 작품에서 '뮤지컬'이 시작되려고 할 때는 관객에게 일정한 틈을 줘서 이제 뮤지컬 파트로 넘어간다는 느낌을 명확하게 준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자 더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 져서 조금 놀라웠다.

특히 이 작품의 안무는 절대 뮤지컬에서는 볼 수없는 고난이도의 것이 많았는데, 이는 영화적 특성을 제대로 살린 것으로 보였다. 몇번의 테이크가 가능한 영화에서는 그리고 편집이 가능한 영화에서는 고난이도의 안무도 전혀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뮤지컬 보다는 강한 율동을 보여준다.


이 작품은 한방이 없어서 흥행 성공을 불가능 할 것이다. 게다가 이 감성 한국대중이 얼마나 받아드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보고 나면 따뜻한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보여주는 열정과 그 선택에 존중을 보내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1편과 2편을 안본 사람이라면 아마도 꼭 1편과 2편을 찾아서 보고 싶을 것이다. 내가 그러니까.

만약 1편과 2편을 본 사람이라면 이들이 그들의 미래를 어떻게 선택하고 나아가는지 3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당연할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청춘의 성장을 보는 것은 재미가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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