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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정치와 스타의 이상한 관계

by 박평 2009. 2. 20.

현 여당인 한나라당의 캐치프라이즈 '경제도 김연아처럼'을 보고 마음이 좋지 않다. 나는 우리 연아가 그저 열심히 스케이트를 타서 스포츠가 줄 수 있는 궁극의 예술성을 보여주기만을 바랄 뿐이다. 더이상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그런 연아에게 다른 것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현 여당의 캐치프라이즈가 그렇다.


'경제도 김연아처럼'

나는 이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얼마전에는 빅뱅에게 '나라사랑 랩송'을 불러 달라고 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는데, 그게 진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그런 소문이 돈다는 것 자체도 그다지 맘에 드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스타와 정치와의 관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밀접하다. 이러한 사실은 미국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이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가장 큰 일조를 한 2명의 인물이 '오프라 윈프리'와 '유튜브걸(섹시한 여자가 오바마지지한다고 UCC찍어서 올렸고 벼락스타가 됐음)'이라는 얘기가 있다. 이것 말고도 애국심을 고취시키기 위한 프로젝트의 일환이었던 'we are the world'프로젝트라던가, 911 사태직후에 했던 모금 행사에서 미국의 연예계스타들이 직접 모금전화를 받고 공연을 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즉, 정부 혹은 정치는 자신들의 의도를 일반인들 혹은 국민들에게 전파하기 위해서 대중적 파급력이 큰 대중스타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일반화 되어있고 우리는 이것을 프로퍼간다(propaganda)라고 부르고 있다.

이런 프로퍼간다에 연예인들이 이용되는 것과는 다르게 미국은 연예인들의 정치참여도 활발하다. 연예인들마다 정치적 성향은 뚜렷하게 갈리며, 그들은 자기들이 지지 하는 정당에 자본을 대고, 정치 참여를 하고 일반인들에게 정당지지를 호소한다. 연예인들의 정치 활동은 매우 자연스럽다. 이 경우에는 선전, 선동을 위한 프로퍼간다와는 성격이 다르게 개인의 양심에 의한 활동이 대부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연예인의 정치참여에 대해서 나쁘게 보지 않는다. 오히려 장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연예인의 말 한마디는 대중들에게 매우 밀접하게 다가가기 때문에 정치에 관심이 없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치에 관심을 갖게 해 줄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여긴다. 정치 회의론자가 많은 한국이기 때문에 나는 더욱더 연예인(대중적 공인)들의 정치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경제도 김연아처럼'에 대해서는 사뭇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김연아'는 정치적입장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신해철이나 박철, 문소리 등이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서 적극 적인 찬성이다. 어떤 당을 지지하든지 상관이 없다. 적어도 그들은 자신의 가치관안에서 당을 지지하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자기가 지지하는 당과 자신의 입장을 내새울 당위성이 있다. 그것이 민주주의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김연아의 경우는 단 한번도 정치적인 입장을 밝힌적이 없다. 그래서 김연아가 정치적인 활동에 연관되는 것이 나는 너무나 거북하다.

물론 정치적인 입장이 없더라도 캐치프라이즈에 얼마든지 나올수도 있다. 특히 프로퍼간다의 경우에는 정치적인 입장과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것은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정부의 핵심임무중의 하나이고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은 이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틀안에서는 애국심이라는 것은 국가 유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그러나 '경제도 김연아처럼'에서 국가적인 프로퍼간다의 느낌은 전혀 발생되지 않는다. 정부의 공식적인 선전선동이라고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당의 '인기편승전략'이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프로퍼간다는 국민들의 가슴을 열어야 하는데 이번 프로퍼간다에는 국민들의 가슴을 열 당위성도 그런 힘도 없다고 보여지는게 사실이다.

경제도 김연아처럼...이 의미하는게 도저히 뭔지 알수가 없다. 경제도 김연아처럼 트리플 악셀을 하자는 건가? 아니면 경제도 김연아처럼 국민의 사랑을 받자는 건가? 도대체 이 캐치프라이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언가?

김연아는 분명 사랑받는 스포츠인이고 유명인이지만 경제와 관련된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경제유발효과 이딴 얘기 하지말자.) 도대체 어떻게 해서 경제와 김연아가 연결될 수 있는지 이해가 안된다.

선전, 선동을 하려면 무언가 타당한 논리적인 전이가 필요한데 그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프로퍼간다는 단순히 김연아의 인기에 편승해 보려는 시도로 밖에는 볼수가 없다. 차라리 과거의 '아 대한민국'은 정확한 프로퍼간다의 목적이라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으니, 결국 과거만도 못한일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우리 연아를 그냥 놔뒀으면 좋겠다. 운동 열심히 하는 아이를 뭐하러 경제에 갖다 붙여야 하나? 괜히 부담느끼다가 '연아도 경제처럼' 될까봐 걱정이 앞서는건 단순히 내가 민간해서 발생하는 기우일 뿐일걸까?
 

Ps) 본글은 그냥 나의 개인적 생각이며, 그 누구도 해하거나 다치게 할 생각이 없는 글이며, 말그대로 그냥 내 멋대로 쓴 소설에 불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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