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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전형적인 신데렐라 이야기<상속자들>은 어떻게 극복할까?

by 박평 2013. 10. 11.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에서 '로맨틱 코미디'드라마를 가장 잘 쓰는 작가 중의 한 명으로 언제나 '김은숙'을 꼽는다. <파리의 연인>, <시티홀>,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까지, 그녀의 작품은 언제나 많은 사랑을 받았고, 일부는 센세이션을 일으킬 정도였다. '김은숙'작가는 시청률과 영향력에서 모두 최고의 위치에 있는 작가이다.


최근 작품들을 볼 때, '김은숙'작가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여자의 판타지'를 가장 잘 만족시켜 준다는 것에 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성향이 잘 나타난 작품으로 <파리의 연인>과 <시크릿 가든>을 꼽는데, 이중 <시크릿 가든>은 여성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방법으로는 거의 교과서에 가까운 작품으로 보고있다.


[박평의 TV보기] - 여자의, 여자를위한, 여자에의한 '시크릿가든'


특히 이 여성 판타지를 위해서 '김은숙'작가는 진부하다고 평가할 만큼의 뻔한 설정을 근간에 까는 경향이 있다. '능력 좋지만 무언가 모자란 부분이 있는 남자 주인공', '능력 없지만 꿋꿋한 여자 주인공'. 이 둘을 바탕으로 한 신데렐라 이야기는 <시크릿 가든>, <신사의 품격>을 거쳐 <상속자들>에서도 이어지는 설정이다. 물론 이런 설정은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이미 하나의 공식처럼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설정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김은숙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특별한 지점, 혹은 새로운 지점이 있었다. <시크릿 가든>의 경우에는 '성별'이 바뀐다는 특별한 설정이 있었고, <신사의 품격>은 '나이가 많다'는 특별한 설정이 있었다. 이런 새로운 지점들을 통해 뻔한 설정은 '맛있는 설정'으로 바뀌고, 거기에 작가 특유의 날카로우면서도 위트있는 대사들이 합쳐지면서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작가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그렇다면 <상속자들>은 어떨까? 사실 이 부분에서 상속자들은 아쉬운 지점이 분명히 있다. <상속자들>만의 특별한 설정이 없는 것이다. 원래 로맨틱 코미디에서 혹은 신데렐라 스토리에서 '재벌'과 같이 능력 좋은 인물과 집안이 등장하는 것은 평범한 일이었다. 그러므로 <상속자들>에 등장하는 수많은 재벌 2세들은 새롭게 보이지 않는다. 그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전형적인 재벌들의 모습이 다양하게 포진된 것을 넘지 못한다. 남자 주인공 또한 '현빈'이나 '장동건'이 그랬던 것처럼 특별한 무언가를 지니고 있지 못하다. 더불어 여자 주인공의 특이점도 보이지 않는다. '길라임'처럼 강하고 자기가 뚜렷한 모습도 아니고, <신사의 품격>에 나왔던 다양한 캐릭터들처럼 각각 특별한 성격을 지니고 있지도 못하다. 오히려 <상속자들>의 '박신혜'는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타일의 캐릭터일 뿐이다. 그녀는 열심히 살고 있지만 자신의 처지에 한탄하고, 월 200만 원에 만족할 수 있지만, 그래도 좀 나은 것이 있지는 않을까? 하고 꿈꾼다. 적당히 강하지만 적당히 약하고 적당히 타협적인 그녀의 모습은 평범하기 그지없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의 재미는 탁월하다. '뭐 이런 여운을 남겨~'와 같이 톡톡 튀는 대사와 <신사의 품격>에서 보여준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들을 섞는 구성은 확실히 클래스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이민호와 박신혜의 연기는 캐릭터 자체의 특별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를 매력적이게 만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 적으로 재미는 있지만 무언가 특별한 지점이 없는 것이 지금의 <상속자들>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상속자들>은 이제 2회가 지났다. 그렇기에 아직은 그 특별함이 드러나지 않은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상속자들>이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전작들과 같은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바로 <상속자들>만의 특별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미 작가는 알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숨겨져 있는 특별한 어떤 설정이야말로 <상속자들>의 큰 성공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며, 이 것이 없다면 적당한 성공으로 그치게 될 공산이 크다. 과연 그 특별함이 실제로 존재 할지, 존재 한다면 그것이 언제쯤 시청자들에게 공개될지를 기대해 보는 것도 <상속자들>을 재밌게 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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