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엔터테인먼트

진짜 남자의 세계를 보여주다, <진짜 사나이>

by 박평 2013. 6. 16.

대한민국은 '군대'라는 집단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든 곳이다. 그도 그럴 것이 거의 대부분의 건장한 대한민국 남성들이라면 모두 군대에 가서 약 2년에 해당하는 기간을 보내고 와야하기 때문이다. 군대에서 몸에 베인 습관, 일처리 방식, 관계 정립, 생각, 사상등은 당연히 대한민국 남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남자들은 다시 여성들에게 영향을 주게 된다. 대한민국 성인 남성 대부분이 함께 생활하는 통일된 공간이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획일성'이라는 성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군대'문화가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곳이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군대의 모습을 접하지 못한 많은 이들은, 자기들이 '군대'문화에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직접 경험한 것과 간접 경험한 것의 차이일 것이다. 그렇기에 '군대'가 편한 곳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고, '군대'를 '애 낳는 것'과 비교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한민국 안에 조장되고 있는 이상한 남녀차별적인 구조도 사실 '군대문화'로 부터 일정 정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진짜 사나이>가 유격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을 통해 대한민국 남자들이 일반적으로 경험했던 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도, 군대를 막연하게 과장된 이야기로만 들었던 이들도 모두 군대의 정신, 군대의 방식을 잘 살펴 볼 수 있었던 방송이었다. 


최근 예능의 트렌드는 '극사실 버라이어티'로 가고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를 지나서 제작진의 개입이 최소화 된, 완전한 관찰형의 버라이어티에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 바로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이다. 이런 '극사실 버라이어티'의 특징은 '다큐멘터리'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전달되며, 큰 감정이입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껏 만들어진 어떤 '군대 관련 다큐멘터리'보다도 <진짜 사나이>가 시청자들에게 줄 수 있는 군대의 이미지는 선명할 수밖에 없다. <진짜 사나이> '유격편'은 바로 그런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난 에피소드가 될 것이다.


흙탕물에 얼굴을 쳐박고 나서 '다시 한 번 해보겠다!'고 도전 의지를 밝힌 박형식이나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서 같이 훈련을 하다가 인대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김수로, 겨우 도움을 받아서 열심히 하나라도 성공해낸 샘, 항상 앞장 섰던 장혁이나,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는 류수영이나 전부 우리가 군생활을 하면서 볼 수 있었던 그 남자들의 모습이었다. 어째서 남자들이 남자들만의 사고, 혹은 방식이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이 방송을 보면서 그 행동들의 기본적인 바탕이 될수도 있는 일들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빠 어디가>가 아빠와 아들의 이해와 공감을 만들어 낸 것처럼, 그래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진짜 사나이>는 남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극사실 버라이어티'의 가장 큰 성공 요인이 바로 이해와 공감에 있기 때문이다. 


개그우먼 안선영씨가 남자를 만나려면 남자를 알아야 하고 남자가 있는 곳에 가야 한다는 식으로 연애 특강을 하신 적이 있다. 만약 남자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진짜 사나이>를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남자의 뿌리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한동안 이 훌륭한 프로그램은 대중에게 꽤 좋은 공감대를 안겨줄 수 있을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