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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GENTLEMAN, PSY의 장기 가사유희를 선보이다.

by 박평 2013. 4. 12.


PSY의 신곡 <GENTLEMAN>이 공개 됐다. 일단 반응은 폭발적이다. 음원차트 1위를 단숨에 차지했다. 단지, 곡에 대한 호불호는 상당히 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별로라는 평에서부터 중독성이 심하다는 평까지 곡에 대한 많은 이들의 평가는 가지각색이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 노래가 매우 싸이 답다는 사실이다. 싸이가 만드는 노래의 핵심은 신나고, 단순하며, 춤추기 좋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재기넘치는 가사와 흥겨운 무대가 합쳐지면 그때야 말로 가장 싸이적인 음악이 완성된다. <GENTLEMAN>은 바로 여기에 딱 부합한다.


<GENTLEMAN>은 <강남스타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클럽에서 들을 수 있는 일렉사운드를 바탕으로 했다. 이는 싸이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싸이의 이번 앨범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을 생각해서 만든 것이기 때문에 과거 싸이의 인기곡인 '연예인'같은 구성은 할 수가 없다. '가사가 100% 전달되어야 가능한'방식의 이런 노래들은 세계시장에서 먹히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단순한 구성의 반복으로 인해 쉽게 귀에 박히는, 클럽에서 먹힐 것 같은, 그리고 <강남스타일>을 즐기던 세계인들의 귀에 가장 듣기 익숙한 노래가 필요했고, <GENTLEMAN>은 딱 그렇게 만들어 졌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을 아예 벤치마킹 하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대신 <GENTLEMAN>은 전 세계 팬들을 위해 <강남스타일>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싸이가 가장 잘하는 것을 넣어 놨는데, 그것이 바로 '언어유희'이다. <강남스타일>은 한국에서 발표한 노래고, 세계 시장을 겨냥한 노래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 안에 있는 언어유희를 외국인들이 제대로 즐길 수 없었을 것이다. 싸이의 노래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매력중의 하나가 바로 이 가사에 담겨있는 언어 유희인데, <GENTLEMAN>은 확실히 그 부분을 보여준다.


중간에 나오는 '알랑가몰라'와 같은 말은 일단 외국사람들이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별한 의미가 부여되지 않은(우리는 의미를 알지만) 이런 발음하기 쉬운 말은 따라하면서 재미를 느끼기에 좋다. 여기에 '있잖아 말이야, 말씀드리자면 말이야.'도 금방 <마리아>를 떠올리게 한다. 


- 있잖아 말이야 너의 머리 허리 다리 종아리 말이야 good feeling feeling good 부드럽게 말이야 아주 헉소리나게 악소리나게 말이야 Damn Girl I'm a party mafia - 


<마리아>가 떠오른다면 이 가사가 가지고 있는 중의적 의미가 느껴질랑가 모르겠다. 아마 외국인들은 '마리아'와 'good feeling, feeling good'만 알아 들을 것이고, 그 중의적 의미가 더욱 잘 느껴질 것이다. 한국 가사를 알게 되면 더욱 놀랄 것이고. 게다가 싸이의 가사 유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 Ah Ah Ah Ah I'm a  Ah Ah Ah Ah I'm a  Ah Ah Ah Ah I'm a mother father gentleman


Mother Father Give me one dollar 는 정형돈이 만들어 낸 가사지만, 싸이는 Mother Father Gentleman을 마치 mother fXXker gentleman 처럼 들리게끔 만들어 버렸다. 이걸 mother father 라고 했으니 영어권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흥겹고 재밌는 언어유희가 된다. 


- Gonna make you sweat  Gonna make you wet You know who I am Wet Psy


이 부분도 무시무시하다. 너를 땀나게 만들거고, 너를 젖게 만든다고 말한다. 이건 100% 중의적인 표현이다. 당연하다. (심지어는 앞에 '마리아'도 나왔으니) 그리고서는 I am Wet PSY. 라고 말한다. 이건 땀에 흠뻑 젖어 공연하는 PSY를 지칭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성적인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더 환상인 것은 이 'Wet Psy!'의 발음을 마치 'West side'처럼 발음한다는 것이다. 팝송 좀 들어본 사람이라면, 랩좀 들어본 사람이라면 'West side'의 억양이 무척이나 친숙할 것이다. 당연히 영어권 사람들에게는 이 발음 자체가 너무나 재밌는 언어유희가 된다. 정말 흥미로운 '펀치라인'이 아닐 수 없다. 


결국 따지고 보면, <GENTLEMAN>은 싸이가 가장 잘하는 것 중에서 <강남스타일>을 통해 보여주지 못했던 가사에 큰 힘을 쏟은 것으로 보인다. 싸이의 1집 '새'가 'X됐어'를 '새됐어'로 바꾸고 '이 십원짜리야'라는 가사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줬던 것과 마찬가지의 행보라고 볼 수 있다. 이제 세계적인 스타가 된 싸이의 진정한 첫 월드 음원에서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 시도는 박수받아 마땅하다.


결론적으로 싸이가 <강남스타일>만큼 뜰까? 장담은 아무도 못하겠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싸이는 십년 넘게 계속해서 히트곡을 만들어낸 뮤지션이고, 정말 엄청나게 똑똑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난 그의 실력과 그의 역사를 믿고 있다. 그래서 적어도 중박, 상당히 높은 확률로 대박, 어쩌면 <강남스타일>만큼의 초대박도 가능하다고 본다. 과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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