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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명곡에 반열에 올라와 버린 버스커버스커의 벚꽃엔딩

by 박평 2013. 3. 19.


세상에는 다양한 명곡들이 있다. 여전히 <Let it be>를 들으며 청춘을 회상하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들으며 어제를 추억한다. 명곡은 언제 들어도 가슴을 적시는 마력이 있고, 감성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그래서 오래 동안 사랑 받는 것이고, 그렇기에 우리는 그런 노래를 명곡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명곡 중에서 '시기'에 따라 언제나 들어야 할 것 같은 명곡들이 있다. 예를 들어, 여름이 되면 여전히 '와우! 여름이다!'라는 가사로 시작되는 쿨의 <해변의 여인>이나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들어야 할 것 같고,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머라이어 캐리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길거리에서 울려 퍼져야 진짜 크리스마스가 온 것 같다. 이런 노래들이 시기와 관련 된 대표적인 명곡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이런 명곡이 한 곡 더 생긴 것으로 보인다. 바로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이다. 2012년을 강타했던 버스커버스커의 타이틀 곡이었던 이 노래를 벌써 명곡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은 있을 것이다. 사실 나도 성급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역시 결과는 <벚꽃엔딩>은 명곡이다.


가장 놀라운 것은 차트였다. 지난 주 갑자기 발매된지 1년이나 지난 <벚꽃엔딩>의 멜론차트 순위가 올라가기 시작하더니 이내 11위를 마크 했다. 일반적으로 발매 된지 오래 된 노래가 다시 차트에 오르는 경우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노래가 재발견 된 경우 정도를 제외하곤 찾아 보기 힘들다. 사실 이것만으로도 이례적인 일이긴 했다. 그러나 어떤 다른 이유들, 예를 들어 라디오 방송을 통해 언급 됐거나 하는 일들이 있어서 순간적으로 차트 순위가 올라 갔을 수도 있기에 일단 추이를 지켜 봤다.


지금 상황을 말하자면 2013년 3월 19일 5시 기준으로 <벚꽃엔딩>은 멜론 실시간 차트 5위, 올레뮤직 실시간 차트 1위, 네이버 뮤직 실시간 차트 1위를 달리고 있다. 즉, <벚꽃엔딩>의 순위가 시간이 지날 수록 더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며, 노래의 생명 주기가 매우 짧은 한국에서는 특히 더욱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 결과는 <벚꽃엔딩>의 순위가 올라간 것이 '방송'과 같은 어떤 외부적 요인 보다는 '봄'이 오면서 대중들이 <벚꽃엔딩>이라는 노래를 스스로 찾아 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이기도 하다. 즉, 대중은 봄에는 <벚꽃엔딩>을 듣고 싶어 하는 것이다.


<벚꽃엔딩>이 더욱 대단한 것은 시기와 관련 된 다른 명곡들이 아무리 인기가 올라가도 차트 순위 1위까지 갈 정도는 아니라는 점에 있다. 1년 된 노래가 차트의 1위를 차지하는 상황은 정말 놀라운 일이다. 


나는 전에 '버스커버스커'의 다음 앨범이 아무리 질이 떨어져도, 이미 그들의 1집과 1집 마무리는 명반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벚꽃엔딩>이 진정한 명곡이며 시간이 지날 수록 더욱 사랑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솔직히 말하면 여름이 되었을 때, <여수 밤바다>가 다시 차트에 오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생각도 한다. 개인적으로 여름이 되면 그 노래가 너무 듣고 싶을 것 같기 때문이다. 만약 그렇게 되면 '1집과 1집 마무리는 명반'이라고 했던 내 말에 조금 더 뿌듯할 수 있을 것 같다.


결국 '버스커버스커'는 가요계에 새로운 돌풍을 만들어 내고, 아이돌 음악에 지친 대중을 끌어안았고, 어쩌고 저쩌고하는 미사여구 혹은 설명을 뛰어넘어 그냥 '명반'을 만들어낸 '밴드'로 기억될 것이다. 그들이 만들고 있는 과정은 '버스커버스커'를 그냥 '버스커버스커'로서만 평가할 수 있고 바라볼 수 있게끔 만들고 있다.


과연 이들의 이 차트 역행이 어디까지 나아갈지, 그리고 <벚꽃엔딩>이라는 명곡 하나를 발굴하는 데서 끝날지 아니면 다른 노래들까지도 다시 차트를 점령하게 될지,  '버스커버스커'가 만들어 나갈 역사가 너무나 궁금하다. 일단 확실한건 버스커버스커는 대한민국 음악 역사에 매우 중요하게 기록될 것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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