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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정글의 법칙, 논란이 전화위복 되나?

by 박평 2013. 3. 9.


한동안 논란의 시달렸던 <정글의 법칙>이 새 에피소드로 돌아왔다. 논란의 시발점이 되었던 에피소드라는 점에서 그리고 논란과 함께 만들어 졌다는 점에서 새로운 에피소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도 사실이었다. 과연 논란의 도화선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 '박보영'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조작 논란'에 대해서 제작진은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 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제작진은 '조작논란'에 대해서, 제작을 위한 사전 과정을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처했다. 왜 뉴질랜드를 갖고, 뉴질랜드에서 어떤 곳을 장소로 정했고, 어떻게 장소를 정하지 못했는지가 공개 되었다. 이런 사전 과정들이 공개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다행인지 이같은 제작진의 대처는 프로그램을 조금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우리 족이 전통을 잃었으나 전통을 지켜가기 위해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방송 될 수 있었고, 헌팅 과정 또한 자세하진 않지만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은 오히려 더 <정글의 법칙>의 리얼리티를 받아들이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정글의 법칙>은 누가 뭐래도 '병만족'의 리얼리티이다. 통제되지 않은 환경에서 방송을 제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청자들의 분노도 '통제되지 않은 100% 리얼'을 요구하기 때문이 아니라, '리얼리티를 과장'했기 때문이었다. 이제 제작과정을 공개함으로서 시청자들은 '병만족'의 리얼리티에 집중할 공산이 커졌다. 이런 방식을 더욱 일찍 취하지 않은 것이 아쉬울 정도이다.


일각에서는 이 또한 조작아니냐고 말한다. 누가 제작과정을 이렇게 자세하게 찍냐고 말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것은 제작환경을 잘 몰라서 하는 말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입장에서는 사전 제작 과정도 다 카메라에 담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언제 자료 화면으로 쓰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글의 법칙>처럼 해외에서 촬영되는 경우, 촬영에 관련한 모든 인물들이 해외로 나갈 수 없기 때문에 더욱 더 카메라에 모든 과정을 기록하곤 한다. 사전 답사 후에 한국에서 다시 회의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런 자료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얼마전 <런닝맨>에서 제작진이 '마카오 타워'에서 번지 점프하는 모습이 참고 화면으로 나간 적이 있다. 이것만 봐도 프로그램들이 가급적 준비 단계에서 부터 일단 화면을 다 찍어 놓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사전 제작 과정'이 조작 되었을 가능성은 극히 드물다고 볼 수 있다.


여하튼 '사전 제작 과정'의 공개는 오히려 <정글의 법칙>이라는 방송 자체에 대해서 만큼은 더욱 발전을 가져 온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이미 있는 편견들 때문에 그것들이 잘 받아 들여 지지 않는 분들이 있긴 하겠지만.


여기에 김병만 족장의 결단, 즉,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돌아가자는 생각은 신의 한수인 것으로 보인다. 논란이 있기 전에 이미 이같은 내용은 언론에도 보도된 바 있다. 결국 논란과는 상관 없는 김병만의 생각이었던 것인데, 결과적으로 병만족장의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프로그램의 중심을 조작 논란의 원인이 되었던 '환경'에서 '병만족 자체'로 돌아오게 만들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그의 판단 덕분에 <정글의 법칙>이 생각보다 빠르게 논란에서 벗어나 다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정글의 법칙>은 너무나 아까운 프로그램이다. '조작논란'은 분명히 제작진의 실책이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거기서 땀 흘리고, 눈물 흘리고, 피 흘리며 어떻게든 재미를 만들어 내고 방송 거리를 만들어 내려는 출연진의 노력과 조금이라도 좋은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정말 힘든 환경에서 카메라를 매고 조명을 매고 몸을 돌보지 않는 제작진의 노력을 모두 조롱하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해온 노력에 비해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프로그램이 앞으로 더욱 좋은 방송이 되도록 질책하는 선에서 그쳐야 하지 않을까?


<정글의 법칙>은 제작과정을 공개했다. 그리고 김병만은 초심으로 돌아간다 했다. 참으로 잘한 일이다. 이제 앞으로 그들의 진정한 노력들이 다시는 논란의 중심에 서지 않기를 바란다. 시청자들은 애써 과장하지 않아도 그들의 노력을 충분히 바라봐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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