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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 송혜교와 조인성 연기는 사기다

by 박평 2013. 2. 14.


너무 한다. 연기를 이렇게 해버리면 사기다. 간만에 드라마를 보면서 표정 하나하나, 연기 하나하나에 소리를 지르면서 봤다. 아... 이 사기 캐릭터들을 어찌하면 좋을까?


송혜교의 눈먼 연기는 이미 찬사가 쏟아질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실 원래 부터 송혜교는 연기가 좀 되는 배우 였는데, 이번에 제대로 정점을 찍는 모습이다. 하지만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무초점의 눈먼 연기보다는 손 연기였다. 손가락 하나하나에 감정이 실려 있는 건 정말 박수를 칠 수밖에 없었다. 송혜교가 시각 장애인을 그냥 보이는 부분만 연구한 것이 아니라 세밀하게 연구 했다는 증거다. 


조인성도 기가 막힌다. 일단 표정으로 보낸다. 첫 장면에서 '가족?'할 때 지었던 그 표정 하나로 작품의 수준을 확 끌어 올려 버리더니, 그 이후부터는 아주 활개를 친다. 잘 보면 싸울 때도 성격을 만들어 내는 표정과 손동작들을 볼 수 있다. 이거 그냥 나오는게 아니라 진짜 많이 준비했다는 증거이다. 거기에 그 특유의 눈빛 흔들리는 연기까지 더해지면서 진짜 흠잡을 때 없는 연기가 나와 버렸다. 칼에 찔릴 때, 만두 패거리에게 맞아서 바닥에서 몸을 떨며 손으로 계속 뭔가를 잡으려 할 때를 보면 이건 조인성만이 만들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그 만이 할 수 있는 연기를 가졌다.


더 기대가 되는 건, 사실 이 두 배우들이 정말 잘하는 연기는 아직 나오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송혜교는 밝으면서도 톡쏘는 연기를 정말 잘한다. 지금은 우울한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분명히 밝아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연기가 발휘 될 때, 그때까지 쌓아온 송혜교의 차분한 연기가 더해지면서 시너지를 낼 것이다. 물론 그리고 나서 다시 우울로 돌아가면 시청자들은 가슴을 부여 잡게 될 것이다. 


조인성에게는 정말 찌질한 연기가 남아 있다. 조인성은 양아치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만, 그 이상으로 찌질한 연기를 잘한다. 여기서 찌질함이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의 감정을 연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그 누구보다 서럽게 그리고 불쌍해 보이게 울 수 있는 연기자다. 분명 조인성이 무너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 시청자들은 역시 가슴이 먹먹해 지는 것을 느낄 것이다. 눈물 펑펑 쏟게 될 것이다.


분명한건 지금 시청자들이 보고 있는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연기는 그냥 탑 클래스의 연기라는 것이다. 송혜교 조인성 뿐만 아니라, 조연으로 등장하고 있는 김태우, 배종옥도 있다. 이런 연기를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볼 가치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게다가 극본은 노희경이다. 세상에!


추격자에서 증명 됐듯이 훌륭한 연기가 주는 감동은 어디에도 비할 수 없이 크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분명히 그런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작품이다. 이 대단한 배우들의 사기에 가까운 연기를 보고 싶다면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필히 시청해야 할 작품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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