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범 욕설, 손가락 욕 이후의 태도가 문제.

박재범의 손가락 욕이 논란이 됐다. 논란은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트위터에 스스로 손가락 욕을 한 사진을 올렸으니 이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리 없었다. 사실 처음 손가락 욕 트윗이 올라온 것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할 생각이 없었다. 박재범이 장난꾸러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미국에서 살다 온 매우 미국적인 사고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진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다신 이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손가락 욕 논란이 있고 나서, 박재범은 소속사를 통해 공식 사과를 했다. 이를 박재범 본인이 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해석할 수는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냥 '소속사'가 앞장 서서 해결해 준 것으로 받아 들여졌다. 그리고 박재범은 이후에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만의 방식으로 직접 사과를 올린다. 

'jay park official apple lol'

박재범이 트위터에 올린 문구가 정말로 공식적인 사과 발언인지는 알 수가 없다. apple을 '하는 사과'로 받아 들여야 할지 '먹는 사과'로 받아 들여야 할지 애매하기 때문이다. 만약 많은 이들이 생각한 것처럼 이것이 '하는 사과'라면 이것은 앞서 소속사가 발표한 공식 사과, '불미스러운 사진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이 그저 허망한 이야기 였음을 보여준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진심어린 사과에 장난을 치진 않기 때문이다. 박재범이 트위터에 올린 저 글은 사과 자체를 apple로 바꾼 것도, lol(laugh out loud: 크게웃다)을 뒤에 붙인 것도 모두 공식적인 사과를 스스로 비웃는 꼴이 되어 버렸다.

박재범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논란이 있고 며칠 지나지 않아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설적인 랩퍼 2Pac이 손가락 욕을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90s was the best decade'(90년대는 최고의 시대)라는 말에 비추어 볼 때, 그가 정말 90년대 힙합을 사랑했기 때문에 이 글과 사진을 게재 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왜 하필이면 손가락 욕을 하고 있는 사진이어야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계속적으로 논란이 있는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는 조심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행동은 조금도 조심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제 이것은 단순히 문화 차이로 여기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문화 차이가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연예인 생활을 하는 이상, 한국의 문화적인 특성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가 지속적으로 대중들이 받아 들이기 힘든 행동을 하는 것은 그 사진이나 행동에 불쾌해 하는 많은 대중을 무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대중 문화계에 그런 인물 한둘쯤은 있어도 좋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심정이긴 하다. 하지만 동시에 대중이 모욕감을 느꼈을 때, 그것을 비난할 권리, 싫어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분명하다. 이 같은 행동에도 불구하고 박재범을 사랑할 팬들이 있듯이, 싫어할 사람도 당연히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런 행동을 비난하는 대중들을 조롱하는 듯한, 혹은 무시하는 듯한 처사는 바람직 하지 않다. 개인적으로는 앞에서는 사과하고 뒤에서는 그것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 행동에서 불쾌감을 느낀다. 손가락 욕 사진을 올린 것에서가 아니라. 

박재범은 2pm에게 한 사과에서 '저의 오류로 인하여 대한민국의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준 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과거의 실수와 오류를 이겨내기 위하여 새로운 기획사와 함께 열심히 활동에 임하고 있으며, 새로운 각오로 연예활동에 더욱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사과를 끝맺음 했다. 부디 자신의 팬 뿐만 아니라 그 외의 사람들에게도 실망을 안겨주지 않는 가수가 되었으면 한다. 그의 사과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