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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아이다운 아이, '아빠 어디가'의 미덕이 되다.

by 박평 2013. 2. 5.


예능에서 아이는 언제나 중요한 주제였다. 어쩌면 '뽀뽀뽀'부터 '야! 일요일이다!'부터 아이들은 예능의 단골 소재였을지도 모른다. 이미 1999년에 이경규가 진행한 '전파견문록'이 큰 사랑을 받았고, 김제동이 진행했던 환상의 짝꿍도 큰 사랑을 받았다. 


재밌는 것은 아이들이 항상 대중에게 사랑을 받아 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이들에 대한 선호도의 변화는 꾸준히 있었다는 점이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사랑 받던 시대에서 점차 '어른 같은 아이'들이 사랑 받는 시대로 변해 온 것도 대중기호의 변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른스러운 아이의 인기는 놀라움과 기특함, 대견함등에 대해서 어른들이 즐겁게 받아 들였다는 증거였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부터 그 기호가 서서히 변화했다. 너무 어른 같은 아이 보다는 진짜 아이 같은 아이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났다. 오히려 너무 어른 같은 아이는 비호감이 되거나 안타까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최근 해피투게더에 나와서 논란이 됐었던 아이 '박민하'에 대해서 안좋은 반응이 있었던 것은 아마 그런 이유일 것이다. 이런 대중의 선호도 변화는 더이상 아이들이 아이답지 않은 현재의 사회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중은 언제나 결핍을 메꿔줄 대상을 찾게 되어있고, 어른 같은 아이들이 많은 세상에서 어른 같은 아이는 오히려 불편한 존재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은 곧, 현재 대중이 바라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바로 어른스럽지 않은 아이다운 아이라는 점이기도 하다. 대중은 이제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진짜 아이를 원하고 있다. 그것이 결핍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아빠 어디가'는 그런 점에서 통했다. 수년간 부진에 쌓여 있던 일밤을 살려 낼 수 있었던 원동력에는 대중의 결핍을 채워준 탁월한 기획에 있었다. '아빠 어디가'에 나오는 모든 아이들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진짜 아이들의 모습을 그대로 지니고 있었다.


특히, '아빠 어디가'는 아이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아빠'를 함께 배치하는 신의 한수를 두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부모님과 함께 있을 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머니가 아닌 아버지이기 때문에 마냥 어리광만 부리는 것이 아닌, 아이의 본래의 성격이 드러날 여지도 함께 만들어 냈다. 여기에 더하자면, 아이 덕분에 아버지들의 본래 성격도 드러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아빠 어디가'의 재미는 극대화 됐다. 


덕분에 시청자들은 아이들의 진짜 모습(더불어 아빠의 진짜 모습)을 보면서 공감하고 미소지을 수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행동이 이 같은 효과를 만들어 냈다.


'아빠 어디가'의 성공은 우리가 '거짓'이나 '가식'보다는 '자연스러움'과 '진짜'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중의 기호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한동안 대중이 원하는 재미는 바로 '자연스러움'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아빠 어디가'의 성공이 상당히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런 점 때문이다.


'아빠 어디가'의 다섯 아이들이 만들어내는 순수한 모습, 그것이 주는 따뜻한 공감과 자연스러운 웃음은 시청자들에게는 매우 소중한 경험이 되고 있다. 그 아이들이 대중의 관심에 의해 다치는 일 없이 방송에서 예쁜 모습을 계속 보여주길 진심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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