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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이준-오연서 하차, 이준의 아주 훌륭한 선택.

by 박평 2013. 1. 30.


<우리 결혼 했어요>에서 호흡을 맞춰 온 이준과 오연서 커플이 하차하게 되었다. 이준측에서 요청을 했고, 그것이 받아들여 진 것이다. 이준의 하차 요청은 현 상황을 고려 했을 때, 그 원래 이유가 무엇이었던 간에 상당히 훌륭한 선택이었다. 


우선 이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이었다. 이미 '가짜연기'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이 청년은 그 거짓 연기가 과연 <우리 결혼 했어요>에서의 연기인지, 아니면 소속사와의 갈등 상황에서 싫어도 받아 들이는 척하는 연기인지에 상관 없이 그 스스로가 조금은 쉬어 갈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냈다.


만약 <우결>에서의 거짓 연기가 불편했던 것이라면 그 연기를 안해도 되니 다행이고, 지속되는 스케쥴로 인한 소속사와의 갈등에서의 거짓 연기가 불편했던 것이라면 <우결>하차로 자신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조금 더 진실하고 잘 준비 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약간의 여유를 얻게 되었으니 이 또한 다행이다. 그런 점에서 이준은 이번 결정으로 어쨌든 득을 봤다.


오연서는 득은 아니지만 실은 면할 수 있게 됐다. 시청자들은 방송에서 오연서와 이준이 같이 활동하는 모습을 받아 들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장우와의 관계가 사실이건 그렇지 않건 일단 대중의 인식에서 오연서의 행동은 있는 그대로 받아 들여지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덕분에 오연서는 <우결>에서 이준에게 잘하는 모습을 보여도, 조금 못하는 모습을 보여도, 이준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도, 시청자들은 이 모습을 <우결>이 아닌 스캔들과 연관해서 해석 해 버릴 공산이 크다. '스캔들 때문에 억지로 착한 척 하는 것 아니야?'하는 반응처럼 말이다. 이 것이 길면 길수록 오연서에 대한 비호감이 늘어 갈 것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하차하는 것이 오연서로서도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더 확장 되는 것을 막는 좋은 방법이 된다.


가장 득을 많이 본 것은 <우리 결혼 했어요>이다. 시청자들은 이준-오연서 커플의 하차 원인을 스캔들이라고 여기고 있다. 스캔들이 진실이 아니어도 스캔들이 발생 했다는 것 자체가 하차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이 얘기는 즉, 하차하지 않아도 '스캔들'은 이 커플을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을 암시한다. <우결>은 가상 결혼이지만, 그것이 최대한 가상 처럼 보이지 않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숙명을 지니고 있다. 너무 가상이면 감정 이입이 안되니 재미가 없다. 즉, 가상이지만 최대한 현실 같은 가상이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이준-오연서 커플이 방송에 나오면 나올 수록 <우결>이 가상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시청자들은 더욱 인식할 수밖에 없다. 현실의 스캔들이 연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커플이 나오면 나올수록 <우결>이 지닌 프로그램의 근본적인 힘이 약해 질 수밖에 없다. 


이 상황에서 이준-오연서의 하차는, 적어도 <우결>이 가상이긴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연기는 아니라는 점을 대중에게 인식시킬 수 있다. 아무리 가상이라도 계속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상황에서 계속 관계를 만들고 둘의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 방송은 '대본'있는 '가짜'로 전락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준의 하차요구는 그런 점에서 오히려 이 프로그램이 가상이긴 하지만 적어도 현실과의 연동성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 <우결>로서는 치명타를 피할 수 있었다.


더불어서 시즌4의 가장 특징이었던 세 커플의 합동 모임도 이제 가능하게 되었다. 시즌4에서 각 커플들이 함께 교류하면서 더 큰 현실성을 부여 했는데, 이준-오연서 커플이 계속 출연한다면, 이 부분을 활용할 수 없을 공산이 컸다. 잘 못하면 다른 두 커플마저 간신히 구축한 가상 속의 현실성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준-오연서 커플이 하차 했기에 이제 다시 커플들끼리 함께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준측의 하차 요구는 이런 이유들로 매우 적절하고 훌륭한 처사였다. 그리고 한가지 더 하자면, 이준이라는 연예인의 자기 고민을 통해, 적어도 이 아이돌이 자신들을 사랑하는 팬들을 향해 '진실된 모습'을 보이려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이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지만, 때론 다양한 이유로 무시 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을 한 아이돌 연예인이 새기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점에서 이번 스캔들이 그나마 만들어낸 수확이라면 이준의 진정성을 확인한 것이 아닐까 싶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하차결정은 모두에게 매우 바람직한 처사였음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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