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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인피니트와 김재중, 콜라보가 만든 아이돌의 신선한 진화

by 박평 2013. 1. 23.

아이돌 음악이 가요계를 모두 접수한 시점이 있었다. 그러나 2012년 부터 확실히 가요계의 판도는 변했다. 아이돌 음악은 여전히 강세였지만 차트에는 다양한 음악들이 포진 되기 시작했다. 인디 음악, 힙합, 락등 아이돌에만 편중 되던 가요계가 풍성해 진 것이다.


그래서인지 혹자는 아이돌 시대의 종말을 예고하기도 했다. 양현석대표의 말 처럼 지난 해, 신규 진입한 아이돌 60팀이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을 보면 '아이돌 시대의 종말'은 더욱 맞는 이야기 처럼 들린다. 새로운 아이돌이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이 이제는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이는 현재 큰 성공을 거둔 아이돌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가장 성공한 아이돌인 소녀시대도 그 파장이 예전만 못한 것이 현재의 가요계다. 오직 빅뱅만이 메가톤급 흥행력을 갖추고 있고, 나머지 아이돌들은 노래에 따라서, 어느 정도 꾸준한 흥행만을 기록할 뿐이다. 결국 골수팬들 밖에는 믿을 곳이 없어졌다.


아이돌의 위기는 아이돌 스스로도 느꼈을 지 모른다. 아이돌이라는 이름은 기본적으로 음악성에 대한 편견을 만들어 내는 벽이며, 이 안에서 살다가는 자칫 아이돌의 시대가 그냥 끝나 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일부 음악적 역량을 갖춘 아이돌은 '부족한 음악성'이라는 벽 안에서 살면서 자신의 음악적인 고뇌를 대중에게 선사할 수 없다는 불만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아이돌은 나름의 음악적 성과, 혹은 변신을 선보이기 위해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아이돌이 지닌 음악성의 편견의 틀을 넘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일부의 아이돌들이 '콜라보레이션(협업)'을 선택했다. 


JYJ의 김재중은 이런 형태의 가장 대표 주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김바다'라는 대한민국에서 인정받은 록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을 함으로서 록의 색깔이 아주 진하게 묻어난 음악을 들고 나타났다. 아이돌이 지닌 조금은 가벼운, 팝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남성적이고 거친 허스키한 보컬을 맘껏 뽐낸 것이다. 


이것은 기존에 김재중이라는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에 충분한 작업이었다. 김재중은 곱상한 외모 덕분에 뭔가 세침떨 것 같고, 여성스러울 것 같은 이미지가 있지만 사실 그는 국장님(청국장)이라는 별명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좀 구수한 남정네이다. 그런 그가 록이라는 장르를 들고 나와 자신의 원래 이미지를 보이고, 더불어 보컬이 지닌 힘을 강조함으로서 그냥 아이돌에서 음악을 하려는 음악인으로 인식을 전환 시키는데 한걸음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인피니트H도 협업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고뇌를 맘껏 보여준 팀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인피니트는 이미 전 노래들 '추격자', '내꺼 하자'등으로 꽤 좋은 음악적 성과를 보여준 바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들의 사운드에 호평을 보냈다. 물론 이 호평은 사실 음악을 작곡한 '스윗튠'에 향해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지만, 어쨌든 인피니트는 자신만의 음악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확실한 눈 도장을 찍은 팀이 된 것은 분명하다. 


인피니트의 유닛인 인피니트 H는 힙합을 들고 왔다. 이번에 그들은 '프라이머리'라는 힙합계의 거장에게 프로듀싱을 맡겼고 결과는 대성공이다. 그들은 세련된 힙합을 들고 나타났으며, 비록 차트 1위를 차지 하지는 못하더라도 음악적인 성과를 보여주었음에는 분명하다. 프라이머리의 꼼꼼한 세공위에 그들은 꽤 괜찮은 음악을 들고 나올 수 있었으며, 현재로서 이 같은 변신은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새로운 음악을 직접 창조해 나가고 음악적 역량을 쌓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각 장르의 거장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 또한 자신의 음악적 역량을 쌓는 데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장르를 변화시키는 것을 통해서 아이돌들은 나름의 음악적 발전을 꾀하게 될 것이다. 그렇기에 이처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몇 몇 아이돌들의 미래는 밝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아이돌과 뮤지션이 함께 하는 콜라보레이션의 또 다른 장점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돌을 매개로 하여 그 팬들이 더욱 다양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이돌의 광팬들이 좋은 록음악을 찾아 듣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자신이 사랑하는 가수가 록을 한다면 자신도 그런 음악을 듣게 될 것이고, 그 음악 장르가 가진 매력에 빠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런 협력관계를 통해 대중과 어느 정도 거리가 있었던 음악인들이 대중에게 다시 소개 되고, 재평가 받을 수 있는 기회도 만들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즉, 아이돌과 뮤지션의 콜라보레이션이 전체 가요계를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선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같은 협업은 전폭적인 환영을 보낼 수밖에 없다.


이제 아이돌은 뻔한 아이돌 음악을 해서는 살아 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그것이 오래 동안 너무나 많은 소모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돌도 새로운 음악을 보여줘야 하며 발전된 음악성을 지녀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는 어쨌든 가요계가 조금씩 더 풍성해 지고 있으며, 조금씩이라도 발전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변신을 강요받고 있는 아이돌들에게 한 장르의 거장들과의 협업은 가장 효과적이며 가장 효율적인 살아남기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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