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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노홍철씨 미국 가고 싶어요? 그럼 가세요!

by 박평 2013. 1. 21.

무한도전이 함께 한 싸이의 12월 31일 뉴욕 타임스퀘어의 공연이 방송됐다. 의연하게 보이는 싸이와는 다르게, 함께 한 유재석, 노홍철, 하하는 그 설렘과 환희를 잊지 못하는 것 처럼 보였다. 싸이도 마찬가지 였을 것이다. 단지 의연하게 보였을 뿐.


노홍철의 미국 진출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 때, 나 역시 미국 진출 반대 입장을 지니고 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어를 못하기 때문이다. 영어를 못한다는 것은 미국 활동에 있어서 정말 치명적이다. 그러니 반대할 수밖에 없었다.


살짝 자랑하자면, 싸이가 이렇게 까지 대성공을 거두기 전인 8월 2일에 나는 싸이가 전 세계적인 한류가수가 될 수도 있다고 예측했었다. 8월 4일에는 제발 미국 진출해야 한다고, 그가 '코리안 인베이젼'을 시작할지도 모른다고 말했었다. 내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싸이가 전 세계적으로 난리가 나기 시작하고 국내에서 엄청난 보도가 되기 시작한 것보다 약 한달정도 앞서서 이 상황을 예측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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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의 미국 진출을 바란 것은 그냥 느낌이 아니라 나름의 분석에 따른 결과였다. 그렇기에 노홍철의 미국 진출을 반대 하는 것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노홍철에게는 특별한 능력이 없다. 이병헌, 배두나 같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수들처럼 노래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노홍철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기반에 '말'이 있었다. 노홍철의 존재감은 '말'에서 나온다. 그것이 사라지면 그것은 노홍철이 아니다. 미국 시장에서 영어를 못한 다는 것이 단지 말이 안 통한다는 것을 넘어 노홍철이라는 캐릭터 자체를 없앨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미국 시장 진출을 반대했던 것이다.


무한도전을 통해 타임스퀘어 공연을 보면서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났다. 개인적으로 나는 싸이와 아는 사이다. 아니 엄밀히 말하면 싸이가 아니라 싸이의 어머니와 잘 아는 사이다. 14년 전쯤 내가 어렸을 때, 나는 싸이 어머니의 일을 도운적이 있다. 그때는 싸이도 가수가 아니던 시절이었다.


난 싸이가 가수로 데뷔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온다고 하는 앨범은 빠르게 나오지 않았다. 다양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데뷔 전 박재상(싸이)은 집에서는 음악 한다고 혼났던 아들이었고, 자신의 노래를 한곡도 팔지 못했던 실패한 작곡가였고, 앨범 마저도 쉽게 나오지 못했던 가수 지망생이었다. 그런 그가 14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를 하나로 묶고 있는 진정한 월드스타가 되어 있었다. 그의 14년 전과 지금을 생각해보니 그것에는 참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니, 스스로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노홍철의 미국 진출을 반대 하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같잖게 보였기 때문이다. 감히 내가 뭐라고 한 사람의 바람과 꿈을 막는다는 것인가? 스스로가 주제 넘은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싸이가 이처럼 세계적인 스타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과연 누가 했겠나? 그렇다면 노홍철도 미국에 진출해서 성공할 수도 있는 일 아닌가? 왜 섣불리 안 된다고 했을까? 하는 후회가 몰려왔다. 


그래서 스탠스를 빠르게 바꾸기로 했다. 노홍철이 정말 미국 진출 하고 싶다면, 적극 환영의 의사를 표현하고 싶다. 물론 그가 성공하길 바라기 때문에, 성공을 위한 조언의 말은 해주고 싶다. 이미 많은 분들이 지적하신 영어 문제다. 영어라는 가장 큰 약점을 최대한 해결하면서 미국 진출을 준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똑같은 조언이지만, 처음에는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찬성하는 입장에서의 조언이다. 


그러고 나니 성공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어만 어느 정도 해결되면 노홍철은 무조건 먹힐 가능성이 높다. 첫 번째로 캐릭터다. 미국은 다른 것을 즐긴다. 싸이가 무조건 성공할 거라고 했던 것에는 싸이가 유일무이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 노홍철에게도 그것이 있다. 그의 캐릭터는 어느 누가 봐도 독특하고 새롭다. 단지 그것 만으로 그는 대중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또 한가지는 그가 무려 10억 조회수가 넘어간 싸이의 뮤직비디오에 출연했다는 점이다. 일단 이야기 거리가 된다. 엘리베이터 가이는 이미 캐릭터화 되어 있다. 미국인들에게는 친숙한 캐릭터라는 것이다. 그가 미국으로 가면 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충분할 것이다. 미국에는 수많은 지역 방송사들이 있다. 이미 밝힌 바 있지만 그 방송사들은 모두 화제가 될 '다른 컨텐츠'를 원한다. 엘리베이터 가이는 두번은 몰라도 한번은 분명히 다룰 수 있는 대상이다. 이때 방송을 잘 해내기만 하면 그는 생각보다 더 빠르게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노홍철이 영어만 된다면 난 그가 분명히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니까. 그런데 사실 성공하지 못해도 상관없다. 성공 못 해도, 도전 할 수는 있는 것이니까. 언제 부터 우리는 결과를 예측하고 도전 자체를 막을 만큼 쪼글어 들어야 했을까? 난 그가 진정으로 바란다면 그 도전을 응원하고 싶어졌다. 단, 한가지 매주 5~8분 정도의 무한도전 방송분을 채워가지고 왔다면 하는 바람은 있다. 그가 무한도전에 빠지는 건 참 싫으니까. 결론적으로 나는 그의 꿈을 응원하기로 했다. 그가 진출한다면 그 꿈을, 한국에서 열심히 한다면 그 또한 응원하기로 했다. 그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응원해 주는 것, 그것이 지금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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