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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2013년 영화계, 가장 기대되는 감독 Best 5

by 박평 2013. 1. 16.

2012년 최고의 한해를 보냈던 한국영화다. 그러나 2013년의 위용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특히 그 어느 때보다도 명감독들의 신작 소식이 많은 것이 2013년 한국영화계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어떤 감독이 어떤 작품으로 돌아오는지, 개인적으로 관심이 가는 감독들을 선정해본다.


1. 류승완


첫 번째 인물은 '하정우, 한석규, 류승범, 전지현'이라는 말도 안되는 팀을 구성하고 나타난 류승완 감독이다. 류승완 감독은 곧 베를린으로 관객을 만나게 된다. 


류승완 감독의 필모그라피를 보면, 말도 안되는 충격적인 데뷔작이었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판타지 액션을 본격 시도한 '아라한 장풍 대작전', 액션을 넘어 진한 드라마를 선보였던 '주먹이 운다', 직접 출연해서 맨몸 액션을 제대로 보여준 '짝패'등이 눈에 띈다. 이 코드들을 다 엮으면 류승완은 역시 '액션'에 특화되어 있는 감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독특한 필모그라피가 탄생한다. '부당거래'다. 이 작품은 액션이라기 보다는 집단과 집단, 개인과 개인과의 정말 치열한 긴장구도를 이끌어 내는 영화다. 캐릭터간의 농도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려서 액션이 없지만 액션영화보다도 더 박진감 넘치는 영화를 만들어 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류승완'은 한번 더 진화했다고 보여진다.


새롭게 돌아올 영화 베를린은 첩보원들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것이 액션만 강조 된 첩보영화는 아닐 것이다. 이미 장인의 수준에 올라와 있는 액션의 연출과 더불어 부당거래에서 보여줬던 농도 짙은 긴장감이 더해진 제대로 된 작품 하나가 나올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그의 이번 영화에 기대가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2. 봉준호


사실 김지운 감독의 라스트 스탠드나,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이야기는 하지 않으려 했다. 너무 많이 이야기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국열차'라는 대작을 가지고 찾아올 봉준호 감독에 대한 이야기를 빼는 것은 도저히 말이 안 된다고 여겨졌다. (덕분에 개인적으로는 더 좋아하는 김지운 감독을 빼버렸다.)


봉준호 감독에 대해서는 크게 말할 것이 없다.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한 '플란다스의 개'를 제외하면 두번째 작품인 살인의 추억부터 괴물, 마더까지 평단과 대중을 고루 만족시켰던 감독이기 때문이다. 봉준호 만큼 대한민국의 평단과 대중에게 고루 관심을 받는 감독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가 만든 설국열차 또한 기대를 받지 않을 수가 없다. 45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예산, 북미 와이드 릴리즈 개봉 확정등 그의 새로운 영화는 무엇을 상상하던지 그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간에서는 가편집본만 봐도 영화가 엄청 잘 나왔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고 있기에, 과연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어느정도의 흥행을 보일지 기대 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북미 와이드 릴리즈'를 생각해보면 또 누가 아는가? 설국열차가 북미 박스오피스의 수위권에 올라갈지도 모른다. 말도 안된다고? 싸이를 생각해보자. 이미 말도 안 되는 일들은 도처에서 발생하고 있다. 봉준호라면 어떤 일을 일으킬지 모른다. 그리고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는 것인 개인적인 소망이다. 



3. 장준환


장준환 감독을 아는 사람은 많이 없을지도 모른다. '지구를 지켜라'의 감독이다. 그래도 모르겠다고? 그러면 어떻게든 구해서 이 작품을 보면 된다. 그냥 보면 된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봐라. '지구를 지켜라'는 그만한 명작이다. 


참고로 이 영화 하나로 장준환 감독이 받은 상은 9개다. 모스크바 국제 영화제 감독상,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신인감독상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신인감독상등을 수상했다. 참고로 지금 연기자로서는 거의 최고의 위치에 올라와 있는 백윤식아저씨를 영화계의 핫가이로 만든 작품이 바로 이 '지구를 지켜라'다. 백윤식 아저씨는 이 영화로 청룡영화상, 대한민국 영화대상, 대종상 영화제 남우 조연상을 모두 휩쓸었다. 그리고 이 이후로 '범죄의 재구성', '싸움의 기술'등에 출연하며 백윤식시대를 만들어 갔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지구를 지켜라'에서 주연을 맡았던 신하균씨는 '부산 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우 주연상을 타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영화 하나가 이룩한 업적이니 어찌 대단하다 말하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지구를 지켜라'에 대해서 이렇게 오래 얘기하는 것은 이 작품이 그 만큼 대단한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그냥 혁명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오금이 저릴만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그 영화의 감독이 복귀한다. 10년만에. 그러면 일단 봐줘야 하는 거다. 


장준환 감독이 새로 내놓을 작품은 '화이'이다. 줄거리는 5명의 킬러에게 유괴된 소년 화이가 킬러들을 아버지라 부르며 살다가 진실을 알게 되면서 아버지들에게 총구를 겨눈다는 이야기이다. 이 줄거리를 들고 더 미친듯이 기대가 되는 건, 이 이야기를 장준환 감독이 어떻게 비틀어 버릴지 너무나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그런 영화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지구를 지켜라'를 본 사람이라면 이 기대감을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게다가 하물며 주연에 김윤석, 조진웅등이 포진해 있고, 화이 역할은 가장 핫한 스타 '여진구'가 맡았으니, 이 작품을 기대하지 않을 방도가 없다. 


사실 나는 아직도 '지구를 지켜라'를 봤을 때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내 머리 속에는 여전히 '물파스'가 굳건히 남아 있다. 그런 감독의 복귀이다. 이번에는 평단을 넘어 대중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영화가 나올 거라는 기대가 용솟음 치고 있다. 



4. 김성수


얼마 전, 무릎팍도사에 정우성이 출연하면서 '비트'의 위엄이 소개 된 적이 있다. 비트가 처음 나왔을 때, 그리고 그것을 극장에서 봤을 때, 내 눈은 이미 핑그르르 돌아가 버린지 오래였다. 그 당시 대한민국에서 '컷'을 가장 많이 쓴 작품이라는 홍보를 했을 정도로 화려하고 긴박감 넘치는 화면 전환은 내 기억에 오래 동안 남아 있다. '비트'이후 김성수는 나에게 최고의 감독이 되었다.


김성수 감독의 '태양은 없다'도 그랬다. 비트가 10대의 혼란을 그렸다면, 태양은 없다는 20대 청춘의 모습을 담아서 큰 사랑을 받았다. 정우성, 이정재라는 엄청난 비주얼과 함께 그의 시각적인 연출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보는 것 같은 쾌감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무사'도 마찬가지였다. 그가 만들어낸 액션은 너무나 황홀했지만 안타까운 것은 흥행에는 실패 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수는 액션과 컷, 시각적 화면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감독임에는 분명하다.


그런 그가 재난 영화로 돌아온다. '감기'다. 재난 영화와 '김성수'감독. 지독히도 어울리는 조합이 아닌가? 발병 후 36시간내 사망에 이르는 정체불명의 전염병을 '김성수'보다 빠르게, 박진감 넘치게 찍어 낼 감독은 없을 것이다. '영어 완전 정복'이라는 코미디를 지나,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다시 돌아 온 김성수 감독. 기대할 가치는 충분할 것이다. 



5. 윤종빈

윤종빈 감독. 이 감독의 특징은 윤종빈 감독이 스크린에 이야기를 펼치면 그 이야기가 다 리얼리티로 환생한다는 것이다. 군대의 이야기를 다룬 용서받지 못한 자, 호스트의 세계를 다루었던 비스티 보이즈, 1980년대 부산의 뒷 세계를 그린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까지, 그가 손을 대는 작품은 전부 현실 처럼 살아 움직였다. 그것이 각본을 직접쓰기 때문인지, 아니면 윤종빈이라는 감독이 지닌 독특한 능력 때문 인지는 알 길이 없다. 그러나 그가 그린 세계는 살아 움직인 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 그가 19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해서 탐관오리들의 재물을 훔쳐 백성들에게 나눠 주는 의적단과 권력가의 대결을 그린 '군도'로 돌아 온다. 윤종빈과 19세기 조선이다. 아마 관객들은 기존에 그려진 조선과는 다른 정말 실감나는 19세기 조선을 보게 될 것이다. 고증이 훌륭한 작품이란 말이 아니라, 그가 그린 세계 자체가 또 한번 살아 움직일 것이라는 말이다.


게다가 군도에는 윤종빈 감독의 페르소나인 '하정우'가 다시 또 참여한다. 윤종빈과 하정우의 조합 역시 믿고 봐야 한다는 진리가 있다. 믿고 보면 된다. 한가지 추가하자면 바로 여기에 강동원이라는 배우가 함께 한다는 것이다. 윤종빈에 하정우, 강동원까지 있다면 이 영화 그냥 믿고 볼 수밖에 없다. 이런 조합에 망작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쉬운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역시 윤종빈 감독이 그리는 조선시대가 어떨지에 대한 궁금증이다. 그것을 살펴 보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 충분한 재미가 있을 것은 분명하다. 



일단은 여기까지다. 물론 이 외에도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 우아한 세계, 연애의 목적을 연출했던 한재림 감독의 '관상', 최종병기 활을 연출했던 김한민 감독의 '명량, 회오리 바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등을 통해 탁월한 흥행력을 인정 받은 김용화 감독의 '미스터 고',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을 연출한 장철수 감독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시실리 2km, 차우, 점쟁이들등 정말 이상하지만 그 특유의 스타일로 매니아 층을 지니고 있는 신정원 감독의 신작 '더 독'등도 기대되는 작품이며, 이렇듯 2013년에는 새로운 신작으로 복귀할 많은 감독들이 포진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우리에겐 참으로 많은 감독들이 있다. 대한민국 영화계가 그동안 얼마나 탄탄하게 발전해 왔는지를 이 감독들의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는 것 같아 흐뭇하다. 2013년은 헐리우드의 대형 영화들도 한국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과연 이 외화들 사이에서 한국 영화가 또 한번의 신화를 이뤄낼 수 있을까? 아마 그것은 위에 언급된 감독들의 힘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 감독들에게 힘찬 박수와 기대를 보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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