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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K팝스타 보아의 존재감, SM을 대표할만 하다.

by 박평 2013. 1. 15.


한 꼬맹이 아가씨가 비닐소재의 옷을 입고 나와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어린 아이가 노래를 곧잘 하는 것 아닌가? 더욱 놀라운 것은 그러면서도 춤도 잘추었다는 것이다. 나이에 맞지 않는 실력을 무대에서 맘껏 뽐내고 있는 이 소녀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해준 것은 고작 앳된 얼굴과 '추카추카추'라는 가사 뿐이었다.


그 어린 소녀는 아시아의 별이 된지 오래다. 여전히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자기보다 몇 살이나 많은 남자를 평가하고 지도해줄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그에 걸맞는 경륜을 갖게 되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기획사인 JYP의 박진영, 그리고 YG의 양현석사이에서 그 존재감이 전혀 뒤쳐지지 않는 보아의 이야기다.


사실 K팝스타가 처음 방송 될 때, SM에서 '보아'를 내보낸 것에 대한 염려가 있었다. 박진영과 양현석 사이에서 SM을 대표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SM의 이수만이 나오기에는 이수만의 급이 너무 높았던 것은 사실이었다. (이수만은 박진영, 양현석보다 한 세대는 더 앞서 있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SM에서는 이수만이 아닌 누군가가 필요했을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많은 가수들을 프로듀싱했고, SM엔터테인먼트 이사로 있는 '유영진'정도가 적절했다고 보였다. 그런데 유영진이 아니라 보아였다. 박진영과 양현석에 비해 '제작자'라는 타이틀이 없기에, 그리고 가장 어리기에 K팝스타에서 보아는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보여진 여자 심사위원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이같은 우려는 금방 사라졌다. 일반적으로 방송에서는 여자 심사위원들에게 '감성적'인 접근을 해 줄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너무 '감성적'인 접근만 해서는 심사위원으로서의 존재감이 약해지기도 하고, 시청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보아는 K팝스타1에서 '감성적'인 접근과 동시에 매우 '기술적'인 접근도 함께 시도함으로서 훌륭한 심사위원이라는 평을 들을 수 있었다. 심사위원으로서 나름의 존재감을 발휘한 것이다. 


그럼에도 안타까운 점은, YG가 이하이를 핫데뷔시키고, JYP도 백아연, 박지민등을 성공적으로 데뷔(최근 신인들의 음원이 차트 수위권에 올라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점을 보면 이하이 수준의 대박은 아니어도 성공적인 데뷔라고는 볼 수 있다.)시킨 것에 비해 SM은 K팝스타 시즌1에서 아무도 캐스팅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심사위원으로서는 뛰어나지만 제작자로서는 한계를 보인 것이다. 그것이 제작자로서의 능력의 한계인지, 혹은 계약을 끌어낼 수 있는 권한의 한계인지를 떠나서 일단 보아의 한계를 보여준 것만은 분명했다. 


그런데 K팝스타의 시즌2에서는 보아의 존재감이 시즌1을 넘어서 더욱 극대화 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이유는 시즌2로 들어 오면서 보아가 제작자로서의 역량과 권한을 마음껏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아는 시즌1이 끝나고 나서 아무와도 계약하지 않았던 SM에 대한 비난에 귀를 기울였는지, 시작부터 보아표 걸그룹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해 버렸다. 단순히 심사위원을 넘어 실제로 소속 가수를 배출해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바로 이 시점에서 보아는 '양현석, 박진영'과도 어께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존재감으로 격상된 것이다. 


이런 보아의 존재감은 '베스틴'이라는 보아가 직접 구성한 걸그룹을 통해 최고조에 이르렀다. 가장 팀구성이 좋다는 양현석의 말처럼, 보아는 처음부터 '걸그룹'이라는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매우 훌륭한 조합을 만들어 냈고, 그 무대는 기존 아이돌들이 긴장해야 할 정도로 성공적인 무대를 만들어 냈다. 보아의 제작자로서의 능력이 실증된 것이다.


보아는 여자 심사위원이 줄 수 있는 어떤 감성적인 심사평과 더불어 기술적인 심사평을 함께 하는 역대 최고의 여자 심사위원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를 넘어 자기가 만든 팀으로 인정 받고 꽤 멋진 그림까지 만들어 낼 수 있는 '제작자'의 역량까지도 뽐내기 시작했다. 그러니 어찌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겠는가? YG와 JYP는 '양현석과 박진영'이 하겠다고 하면 데뷔시킬 수 있지만, 보아는 그럴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보아의 존재감을 조금 약하게 했다면, K팝스타2에서 그 생각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보아는 대한민국 최고 기획사중 하나인 SM의 대표이며, 그 스스로 능력과 권한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만약 보아가 준비하고 있는 걸그룹이 실제로 음원을 발매하고 큰 성공을 거둔다면, 그때 대한민국에서 보아의 지위는 one & only 로 격상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스스로도 최고의 가수이면서 동시에 성공적인 제작자가 된 여가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미 보아는 대한민국의 가장 꼭대기에 위치해 있는 가수이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행보가 여기서 끝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2000년에 데뷔한 이 소녀 가수는, 이제 데뷔한지 10년도 넘은 대한민국의 중견가수가 되었다. 그리고 이제 가수를 넘어 또다른 재능을 뽐내려 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추카추카추를 부르던 가수가 과연 어디까지 나아갈지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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