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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빅뱅이 돈을 노렸다고?

by 박평 2009. 2. 17.

이 책을 읽고나서 처음 든 생각은 최근의 자기개발서와 너무나 흡사하다는 것이다. 이 책에 전반적으로 흐르는 내용과 그리고 그 핵심기조는 철저하게 자기개발서의 그것을 따르고 있다.


과거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로 시작된 최근 자기개발서의 조류는 과거의 자기개발서들이 보여주는 나열식에서 벗어나 하나의 주제를 쉽고 단순하게 전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 변화
선물 - 현재
시크릿 - 긍정 (끌어당김의 법칙 결국 긍정과 유사하다. 책에서는 부인하지만)
마시맬로 이야기 - 인내
아침형 인간 - 아침시간 사용

이런 것이다.

이런 주제를 최대한 쉽고 간결하게 푸는 것이 최근 자기개발서의 흐름이다. 이런 자기개발서는 과거 자기개발서와의 차이점이 분명한데, 과거의 자기개발서는 하나의 책 안에서 다양한 자기개발의 내용들을 나열하는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예로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을 들 수 있다.

과거의 자기개발서가 자기개발의 다양한 측면을 소개하는 대신에, 어렵고 전문적이었다면 현재의 자기개발서는 하나의 내용에 집중하는 대신 쉽고, 간결하다.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자기개발서는 쉽게 읽히고 쉽게 동기 부여를 해 주는 대신에 실제 효과를 보는 사람은 미비하기 때문에 그리 추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동기부여에 약한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도움이 되는 면이 있다.

빅뱅의 자서전은 실제 자서전이라 보기 힘들다. 이들은 자기의 넋두리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이 지금 이 자리에 어떻게 왔는지를 꽤 담담하게 쓰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더 해나가야 하는지를 또한 담담하게 쓰고 있다. 단순히 아이돌의 자서전이라고 보기에 책에 담긴 일관성은 뚜렷하다.

이것은 빅뱅의 글을 취합 하고 편집한 출판사의 능력일 것이고, 기획력의 승리라고 보여진다. 양현석 대표의 서두에서 처럼 빅뱅의 책을 내는 것에 대해 느낀 불안감은 '자기개발서'라는 책의 기획방향때문에 상당부분 해소 될 수 있었다고 본다.

이 책의 독자들에게 보내는 핵심 가치는

'좋아하는 것을 하라. 열정을 가지고 하라. 포기해라(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이다.

이는 자기개발서로 나오기에 특히 최근의 시류에 매우 적합한 주제로 보인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장점은 친근하다는 것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가 일으킨 '우화'형 자기개발서의 성공은 그 내용이 쉽다는데 있었다. 독자가 접근하기에 용이 했다는 것이다. '세상에 너를 소리쳐'는 '우화'를 버리는 대신 '스타'를 넣었을 뿐이다. 덕분에 내용에 더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안타까운 것은 '스타'이기 때문에 역반응도 많다는 것. 최근의 자기개발서는 의도적으로 가벼워 지려 하는데 '스타'와 '가벼움'이 합쳐져 그 내용은 훌륭한데도 욕을 많이 먹을 여지가 있다. 다행히 인터넷 서점의 독자평가가 높은 것을 보면 우려가 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빅뱅이 돈을 벌고 싶었다면 사진집을 내는 것이 맞다. 단가도 쌔고, 화제도 되고, 위험부담도 적다. 아니면 차라리 싱글 하나를 더 내는 것이 돈 버는데 도움이 더 되었을 것이다. 쉬운 길을 놔두고 이런 기획을 한 출판사도 그리고 YG도 대단하다. 누군가는 욕하겠지만 누군가는 그들이 도움되는 좋은 컨텐츠를 제작하려 노력했다는 것을 충분히 느끼고 있으니 그들의 시도는 성공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상업적인 목표가 아닌 다른 쪽으로)

결론적으로 이 책을 단순히 돈벌이로 보기는 힘들다. 돈벌이로 취급하기에는 이 책은 나름의 장점이 너무 많다. 물론 상업성을 위한 배려가 없진 않다. 하긴 누가 뭐래도 회사는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단지 그 안에 얼마나 좋은 가치를 담았느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느냐가 중요할 뿐. 그런점에서 이 책, 돈벌이 수단만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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