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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빅뱅의 자서전, 과연 단순히 상업적 시도일까?

by 박평 2009. 2. 15.



빅뱅의 베스트셀러 '세상에 너를 소리쳐'가 이슈가 되고 있다. 어떤 이들은 기획사의 상업적 목적을 비난하고 있기도 하고 어떤이들은 이들은 책을 낼만 하다고 옹호하고 있기도 하다. 이외수 선생님은 이들이 책을 내는 것을 옹호하셨고 높이 평가 하셨고, 어떤 유명 블로거는 상업적 가치 이외는 없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나는 미친듯이 자서전을 사 보는 사람이다. 자서전 뿐만이 아니라 성공에 관련된 매우 많은 책들을 사봤고, 그것을 정리해서 책도 쓴 사람이다. (출판은 내가 경력이 없고, 이룬게 없다는 사실때문에 반려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과연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누구보다 잘 살펴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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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적인 목적 - 당연하다.

출판은 그 기본에 상업적은 목적이 있다. 이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이들의 책에 상업적인 목적이 없다고 하면 말도 안되는 말이다.

나 또한 글을 오래동안 써 온사람으로서 언제나 출판을 꿈꾸고 있었던 사람이다. 내가 쓴 책을 본 각 출판사의 편집자들은 한결같이 책 내용이 너무 좋기 때문에 꼭 출판 될 것 같다 라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심지어는 '당신은 이미 예비독자를 확보했으며, 나는 언제든지 당신의 책을 읽을 것이다.'라고 말하는 편집자도 있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이 되지 못했다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나는 내새울만한 경력이나 드러낼만한 성취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출판사 입장에서는 내 책을 홍보하고 팔리게 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상업적인 성과를 내기가 힘들 것 같다고 느꼈다. 결국 출판은 반려 되었다.

이게 현실이다. 당연히 상업적으로 발간된 출판물인데 상업적인 목적이 없냐고 물으면 할말이 없다. 그렇기 때문이 이 책은 상업적인 목적에 의해서 그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과연 하나의 출판물로서 가치가 있느냐가 중요한 척도가 되어야 한다. 출판물로서 가치가 있다면 비난할 여지가 없고, 오히려 칭찬해야 하는 것이며, 출판물로서 가치가 없다면 비난할 여지는 분명히 있다. 유명세를 이용한 돈벌이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출판물의 가치 - 훌륭하다.

나는 성공의 기술이라는 책을 썼다. 물론 출판은 안되었지만. 이런 글을 쓸 수 있던 것은 내가 너무나 성공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며, 그로인해 미친듯이 많은 책들을 찾아서 읽고 정보를 취합하고 분류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나는 나름대로 이쪽에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나의 관점에서 이 책은 훌륭하다. 오히려 자서전으로서 훌륭하다기 보다는 일종의 처세서, 자기개발서로서 그 역량이 탁월하다. 이들에게 있어서 성공이라는 것은 '좋아하는 것을 열정을 가지고 하면 얻을 수 있는 것(설사 많은 것을 포기한다 하더라도).'으로 정의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독자는 이들의 그 생각을 무난하게 받아 들일 수 있으며, 더불어 그렇게 해야 되겠다라는 공감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한다.

과거 처세서들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나열적 방법을 선택해왔다면 근래에 처세서들은, 특히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이후부터는, 하나의 주제를 잡고 그 주제에 대해서 집중하는 방식을 선택해왔다. 이 책은 그러한 현재의 추세에 정확하게 부합되어 있다. 출판물을 기획한 '샘앤 파커스'의 기획력이 돋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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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검토한 결과, 정확한 포인트 내지는 컨셉을 잡기가 힘들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성공에 대한 거의 모든 요소들을 모으시기는 했는데, 참신성이나 독창성 면에서 마케팅 포인트를 잡기가 힘들었습니다. 어쩌면 저희들이 너무 주제의식이 강한 책을 선호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보다 잘 장점을 캐치하여 출판할 수 있는 곳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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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내 책을 샘앤파커스에 보내 출판 제의를 했을 때 받은 답장이었다. 내가 쓴 책은 과거의 처세서들이 가지고 있는 '나열적방법'을 선택한 것이었다(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과 같은). 샘앤파커스는 이후 나와의 편지에서 회사 자체의 출판 방향이 주제의식이 강한 그러니까 근래의 처서세 스타일을 원한다고 밝혔었다. 나는 그들의 기획력과 빅뱅의 실제 경험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에, 이것이 단순한 자서전이 아닌 처세서로서 가치가 높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책은 처세서로서도 훌륭하지만 동시에 '재미'가 있다. 관심있는 공인의 생각을 훔쳐본다는 것은 상상이상의 재미가 있다. 그래서 이들의 솔직한 독백들은 (누구는 그걸 꾸며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다.) 읽는 이들에게 상당한 재미를 준다. 그러므로 이 책은 처세서이면서 동시에 흥미가 유발되는 매우 좋은 책이라고 평가 내릴 수 있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것이 마땅히 큰 재미나 가치가 없다고 하더라도 출판될 필요가 있다. 왜냐면 누군가는 그 이야기를 통해 자극을 받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출판이 갖는 공익적 목적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에 그런 출판사가 여전히 많이 있다는 것이 대한민국의 큰 자랑거리일 것이다.)


그래서 이외수 선생님은 이들의 책을 읽어 보셨던 그렇지 않았던 간에 이들의 책 발간을 기쁘게 여기셨을 것이다. 본인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책을 읽는 순간 다행인 것은,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던 이 책이 분명히 '가치'가 있고, '재미'까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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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게도 나는 이책을 비판한 사람들이 오히려 상업적 목적을 가졌다고 보인다. 이 책을 읽어봤다면 그럼에도 정말 이책이 쓰잘데기 없다고 느꼈다면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그들은 이 책을 비판한 목적을 가지고 읽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이책이 좋았다. 이 책은 근래에 많이 등장하는 많은 책들과 다를 바 없이 훌륭한 책이다. 내용이 없다고 비난할 수도 있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예전의 베스트 셀러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을 읽어보라. 그 책 내용 정말 없다. 하나의 핵심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그 핵심이 우리에게 큰 값어치로 다가왔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에너지 버스', '마시맬로 이야기'등 성공한 처서세들을 봐라. 마찬가지다.

비록 나는 이런 책들을 조금 꺼려 하긴 하다. 성공을 너무 단순화 시켰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그것의 장점은 있다. 읽는 독자들이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준다는 것. 그리고 그런 열정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이다. 매우 쉽게 말이다.

안타깝게도 빅뱅의 책은 인기있는 연예인들이 책이나 팔아먹으려고 내는 자서전 같은 것이 아니다. 이 책은 처세서이다. 성공을 위한 좋은 지침서이다. 이 책은 그래서 서점의 '경제, 경영, 자기개발'부분에 놓여 있어야 한다. 이 책이 무려 10만권이나 팔리고 있다는 것은 크게 장려할 만하다. 특히 학생들이 많이 산다는 것은 더욱더 그렇다. 학생들은 이런 처세서를 많이 볼일이 없었을 테니까.

Ps) 이 책을 기획하고 꾸린 샘앤파커스 능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비록 책을 내진 못했지만 정말 좋은 출판사라고
     여겨진다. 속된말로 빅뱅의 대중성을 이용해 먹튀를 할수도 있었을 텐데 정말 좋은 책을 내주었다.

2009/02/15 - [내 멋대로 가수보기] - 열정의 전도사 빅뱅, 이들의 자서전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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