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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아쉬운 빌보드 2위, 그러나 싸이는 싸이다.

by 박평 2012. 10. 4.


싸이가 2주 연속 빌보드 2위를 차지했다.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정말 너무나 아쉽다. 1위인 마룬5와 점수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세계 팝시장의 중심에서 1위를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무산되어서 정말 안타까워 죽겠다. 만약 싸이가 미국에서 계속 활동 했다면, 만약 앨범만 나왔다면 분명히 싸이는 빌보드 1위를 했을 것이다. 


앨범이야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이 아쉬움은 오롯이 미국활동부재를 그 원인으로 삼고 싶어진다. 한국활동을 포기하고 미국에서 활동을 했다면 당연히 1위를 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것이 못마땅하면서도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 '싸이'는 원래 이런 가수였다. 그 엄청난 기회, 그 엄청난 상징성을 내팽겨치고 한국에서의 약속을 택한 것을 어떤 이는 '미쳤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이 얼마나 싸이 다운가? 싸이는 원래 그런 놈이었으니까. Psy From The Psycho World. 그는 1집 앨범명을 통해 이미 자신의 근본을 밝힌 바 있다.


아쉬움이 그럴 수도 있다는 납득으로 변하는 순간, 갑자기 '내가 뭔 욕심을 이리 냈나?'하는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갖게 됐다. 싸이의 성공에 도취되어 무조건 빌보드 1위를 주장하면서 기대했던 스스로가 사실 조금은 부끄러워 진다. 싸이가 앨범을 발매하지도 않은 점을 생각해보면, 그리고 1위를 차지한 마룬5를 생각해 보면 말이다. 다른 가수도 아니고 마룬5이다. 그 마룬5를 당연히 제쳐야 한다고 생각한 것도 조금 오바한 것이 아니었나 하는 반성이 든다. 그런 상황에서 그저 제갈길 가고 있는 싸이는 어쩌면 미친게 아니라, 우리보다 차분했고, 침착했으며, 자신의 본질을 잃지 않았을 뿐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 형 진짜, 심하게 멋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위안을 삼는다. 싸이가 빌보드 차트 1위를 하지 못한 것이 과연 아쉬운 일일까? 나는 절대 아니라고 본다. 왜냐면 나는 그가 강남 스타일 한곡으로 끝날 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1집때부터 꾸준히 1위를 차지한 1위 가수다. 그는 그만큼 실력있는 가수임을 스스로 증명해왔다. 단순히 노래 하나로 끝날 가수가 아니라라는 것이다. '강남 스타일'을 무엇으로 이기냐고 엄살을 피우지만, 이미 그 이상 가는 노래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그리고 앨범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미국활동을 시작한다면, 강남 스타일이 아니어도 반드시 그가 빌보드 1위를 해 줄 것이라 믿는다. (물론 강남스타일이 다음 주에 1위를 할 수도 있는 일이고.)


그때가 되면, 아마 이 중요한 시기에 한국에 와서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킨 그의 이야기는 싸이전설의 한 부분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외국인들은 우리가 마이클잭슨과 같은 가수의 일화에서 감동을 받듯이 싸이의 일화에서 감동을 받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싸이가 강남스타일 한곡이 아닌, 가수 싸이로서 세계적인 스타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마이클 잭슨이나 스팅 같이 전 세계의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가수 말이다. 그렇기에 지금의 빌보드 2위를 그렇게 많이 아쉬워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내가 지금 이렇게 '싸이가 앞으로 더 잘될 거니까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은 단지 1위를 하지 못한 아쉬움에 자기 위안하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분석을 통한 결과다. 그리고 나는 이미 8월 4일 부터 싸이가 이 정도로 성공할 것이라고 분석해왔고, 그대로 맞췄기에 이 분석을 신뢰한다. 그는 잘 될거다. 사실 그럼에도 살짝 아쉽긴 하다. 그가 이후라도 꼭 빌보를 한번 석권해주길 간절히 바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싸이는 지금 껏 그래왔듯이 싸이의 길을 간다. 우리는 그저 이 형의 행보를 감탄하면 지켜보는 것으로 충분할 것이다. 그는 그만의 방식, 그만의 길을 걸어온 싸나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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