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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리쌍 예능 복귀, 진짜 광대로의 진화

by 박평 2012. 9. 28.

광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페이소스이다. 슬픔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그것이 없다면 광대가 주는 즐거움의 크기는 한없이 줄어들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페이소스는 희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 찰리채플린의 영화, 로베리트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 같은 작품들이 최고의 찬사를 받을 수 있었던 근원에 바로 페이소스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에서도 이 페이소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짜 사랑을 해보고 이별한 아픈 기억들이 노래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는 이미 '나는 가수다'나 그 외 가수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이야기 된 바 있다. 리쌍이 극단을 이끄는 광대로서 자신들의 모습을 형상화 한 것 또한 그 기반에 페이소스가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리쌍의 '겸손은 힘들어'라는 노래는 '리쌍'의 우울한 시절, 어려운 시절이 투영 됐을 때, 그 감동이 배가 된다. 리쌍은 노래하는 광대였고, 그들은 그렇게 진한 페이소스를 풍기고 있었다.


노래하는 리쌍이 아닌 웃기는 리쌍이 이번에 큰 일을 겪었다. 그 동안에 그들이 해야 했던 걱정과 고민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자기들에게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스스로의 행동에 책임을 지기 위해서, 직접적인 잘 못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들에게 너무나 소중했던 웃기는 리쌍을 버렸다. 그게 그들에게 주었을 상처의 크기는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런 그들이 다시 복귀를 말했다. 아마 복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정말 수많은 고민과 고통 그리고 걱정이 있었을 것이다. 복귀하는 행위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존재할 것이며, 잘 못하면 그들이 했던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서 의심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복귀를 선언했다. 그동안 왠만큼 깊은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선택할 수 없었을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재밌는 것은, 아이러니 하게도, 이들의 이런 고민과 고통 그리고 걱정이 오히려 웃기는 리쌍을 더욱 웃기게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그들이 겪은 일은 고스란히 그들의 페이소스로 남게 될 것이고, 그것이 웃기는 리쌍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가능성이 있다. 그간의 경험이 그들에게 더욱 진한 웃음을 이끌어 내줄 것이라는 기대가 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들은 이미 음악을 통해, 음악적 페이소스를 분출했고, 사랑 받았다. 이들은 진정한 광대였다. 그리고 광대의 또 한 부분인 웃음에서도 이들은 다시 페이소스를 분출해 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이 부분에서도 진정한 광대로 거듭날 것이다.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고 한다. 이번 일이 희극인 리쌍에게 전화위복이 되길, 그래서 음악과 웃음을 함께 전달하는 진정한 광대로 진화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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