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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길, 돌아오면 안 되겠습니까?

by 박평 2012. 9. 23.


무한도전에서 길이 하차했다. 그는 하차를 알리는 글의 맨 마지막에 '길메오'라고 적으면서 무한도전에 대한 애정을 끝까지 표시했다. 그는 비난을 종식시키고,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자신이 사랑하던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했다. 그는 스스로 '모든 잘못은 제가 만들어낸 것입니다. 더 이상 이 일로 인해 맴버들과 제작진들이 상처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글을 올려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죄송한 마음으로 떠나겠습니다.'라고 말을 했다. 그가 얼마나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에 애정을 느끼고 감사하고 있었는 지를 그는 이 글을 통해 드러냈다.


사실 길의 하차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이야기들이 있었다. 재미가 없으니 빠지라는 말이 가장 많았고, 열심히 하지 않는 것 같으니 빠지라는 말도 상당히 있었다. 길이 재미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고 길을 재밌어한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또한 그가 열심히 하는지 안 하는지는 편집되어 방송되는 화면만 가지고는 도저히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단순히 이런 사유로 길의 하차를 말하는 것은 성급하고, 주관적인 이야기일 수 있었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이 중요한 예능에서, 자꾸 하차하라는 의견들이 생겨나는 것 만으로도 길은 상당 부분 마음 고생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그는 하차보다는 무한도전 팀과 꾸준히 함께하고 더 나아지려고 노력 했다. 그래서 최근에는 길에 대한 칭찬이 상당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무한도전이 파업을 하고 있을 때, 리쌍의 'unplugged''앨범이 발매 되었다. 그리고 이들은 콘서트를 개최하였는데, 콘서트를 구성한 작가진이 바로 무한도전의 작가들이었다. 원래 파업시기에 가장 힘든 것은 방송 작가들이다. 마땅히 이들을 보호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전후 맥락은 확인할 방법이 없지만, 나는 리쌍이 무한도전 작가들을 생각해서 콘서트 작가를 맡겼다고 보고 있다. 그들이 가사에 쓴 내용들, 그리고 그 동안의 모습들을 보면 길은 정말 무한도전을 사랑했고, 자꾸 자기와 연관되어서 무한도전이 욕 먹는 상황이 견디기 힘들었을 지도 모른다. 


맥락을 보면 '길'이 다시 복귀를 할 가능성은 적다. 그가 떠난 이유가 스스로 밝힌 대로 자신의 잘못 때문에 무한도전에게 비난이 가는 것 때문이라면, 그가 복귀 할 때, 대중은 다시 또 '말 번복'이니 '계략'이니 또는 전혀 생각지도 못한 어떤 방식으로든지 '트집'을 잡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복귀를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게다가 그들은 자존심 강한 뮤지션이다. 자신들을 알리게 해준 예능 그리고 함께 한 사람들에 대한 감사, 사랑을 보내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에 지금까지 열심히 예능을 해 왔지만 구차하게 예능에 목 매다는 모습을 보일 필요도 없다. 피해가 간다면 깔끔하게 정리하고 자기의 것을 하겠다는 결정이 당연하게 보이는 이유이다. 따라서 다시 복귀를 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이번 길의 탈퇴는 길이 특별한 잘못을 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냥 이대로 놔두기에는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다. 무한도전은 지금까지 논란이 있어도 서로 보듬고 같이 사과하고 하면서 가족처럼 지내온 프로그램이고, 그것을 통해서 더욱 팬들과 가까워지고 돈독해진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 일까지 계속 문제 삼으며 비난만을 일삼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보통의 대중은 그런 모습을 좋게 보고 보듬어 줬었다. 그런 맴버들의 돈독함이 무한도전의 프로그램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큰 웃음과 감동의 근원이기도 하다.


정준하의 트위터에는 '기도해 달라'고 말하며 길과 정준하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다. 아직 제작진이나 맴버들은 길을 보내줄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가능하다. 어쩌면 그들은 길을 설득하기 시작했는지 모른다. 개인적으로는 부디 설득을 하고 있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그 설득이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무한도전이고, 무한도전이 더욱 큰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며, 개인의 취향이나 추측만 가지고 욕하고 비난했던 사람들에게 조금 당당하게 그러지 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가 복귀하면 다시 또 악플러들은 '깔'거리를 찾아 일어 날 것이다. 그러나 대중은 그런 '악플러'들의 선동에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길이여 다시 사랑하는 무한도전으로 돌아오라. 그냥 떠나기엔 무한도전의 식구들과 팬들이 너무 아쉬워 할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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