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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싸이의 미국열풍, 원더걸스는 뭐했나?

by 박평 2012. 8. 23.

싸이가 미국에서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할 것으로 보이고 있다. 더 소개하면 입 아플 정도로 이번 싸이의 미국 열풍은 확실한 성과물들을 보여주고 있다. 싸이의 강제 해외진출은 현재까지 이룬 것 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싸이의 해외 진출을 보면서 몇몇 대중들은 '보아, 원더걸스'처럼 해외 공략에 애를 썼던 가수들을 예로 들며, 싸이처럼 좋은 노래, 훌륭한 뮤직비디오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해외진출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들을 불쌍해 하거나 혹은 조롱하고 있다. 특히 그 누구보다 미국진출에 욕심을 냈던 JYP에 대한 이야기는 양념처럼 따라 붙곤 한다.


싸이의 미국열풍의 근본에는 당연히 싸이의 신나는 노래, 그리고 독특한 안무와 뮤직비디오가 있었다. 즉, 싸이의 해외진출의 8할은 그 본인의 능력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그런데 나머지 2할이 있다. 그리고 이 2할은 기존에 해외진출을 시도했던 가수들과 기획사들에게 몫을 돌려야 한다.


싸이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의 기반에는 '유튜브'가 있었다. 이를 통해 뮤직비디오가 유통되었고, 다양한 미국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알려지면서 열풍이 확산되었다. 그런데 어째서 미국사람들이 유튜브를 통해 그의 음악을 들었던 것일까? 기존에 한국의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늘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K-POP 이라는 것이 비록 그 세는 미약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청취자를 만들어 놓은 것이 초반에 싸이의 뮤직비디오를 접하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원더걸스, 보아, 소녀시대등이 미국에 진출해서 K-POP에 대한 인식을 조금이라도 만들어 놓았던 것, 그리고 K-POP을 접하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늘려 놓은 점, 각 기획사들이 노력해서 만들어 놓은 미국 음악인들과의 인적네트워크 등도 싸이 열풍에 한 몫을 해 준 것임에 분명하다.


결과만을 보고 기존에 그 어렵다는 미국시장에 도전했던 행위들을 마치 의미없는 것으로 만들려는 인식은 위험하다. 미국 영화계에 한국 배우들이 진출하고, 이병헌 같이 메이저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에는 초기에 헐리우드에 가서 작품을 했던 박중훈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 비록 세상은 성과를 얻은 사람만을 부각시키려 하지만, 그 성과에는 그 길을 가려 노력했던 이들의 발자취가 분명히 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YG가 싸이를 영입한 것이 로또 맞은 것이라 말하지만, 어쩌면 YG에 들어간 것이 싸이의 로또일 수도 있는 것이다. YG의 빅뱅이나 2ne1는 해외의 팬들이 꽤 많은 편이고, 그 팬들이 YG의 새 가수인 싸이에게까지 관심을 옮긴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싸이 전에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서 노력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고, 그 결과가 비록 하찮게 보일지라도 그들의 노력과 시도 자체를 폄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싸이가 있는 것이고, 싸이는 다시 또 누군가의 길이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한국의 문화가 세계의 중심에 우뚝서는 날이 조금씩 다가와 주기를 바란다. 


원더걸스는 미국에서 무엇을 한걸까? 그녀들은 길을 닦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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