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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서인국 편견을 깨버린 연기돌.

by 박평 2012. 8. 22.

대중들은 아이돌이 연기에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 반감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반감의 이유도 타당하다. 가장 큰 이유는 연기력의 부족이다. 때로는 보기에도 민망한 연기를 선보이는 아이돌이 있다. 덕분에 재밌는 드라마가 보기 싫어지는 경우도 있으니 연기력 부족에 대한 비판은 타당하다. 두 번째는 부당함이다. 연기를 못하는 데 캐스팅이 된다는 사실 자체에 반감을 느끼는 것이다. 연기를 못하면 캐스팅 되지 않는 것이 맞는데 캐스팅이 된다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것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이런 반감이 있어서인지, 아이돌이 급작스럽게 주연급으로 캐스팅 되던 시대는 점차 사라지고 극의 조연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새로운 추세를 이루고 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아이돌을 캐스팅함으로서 얻게 되는 다양한 이점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며 동시에 시청자들이 아이돌 연기자에 대해 갖는 반감도 줄일 수 있기 떄문이다. 일부 기획사가 중심이 되어서 만들어지는 드라마를 제외하면 과거 연기하는 아이돌이 받았던 과한 대우는 이제 어느 정도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럼에도 아이돌 연기자에 대한 대중의 비호감은 여전하다.


그런데 이런 비호감을 넘어서서 찬사까지 이끌어 내고 있는 연기돌이 있다. 바로 정은지와 서인국이다. 정은지는 걸그룹 에이핑크의 맴버이고 서인국은 슈퍼스타K출신으로서 이 둘은 누가 뭐래도 확실한 '아이돌'이다. 


이들이 아이돌인데도 불구하고 대중으로 부터 찬사를 받는 것은 이들이 완벽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연기는 극의 중심을 잡아 나갈 정도로 훌륭하며, 그렇기 때문에 대중은 이들의 연기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미지캐스팅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이미지에 맞으면 연기 실력에 상관없이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있다. 마치 건축학 개론에서 수지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정은지는 이미지 캐스팅의 또다른 성공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단지 그것만으로 표현하기에 그녀의 연기는 매우 훌륭하다. 특히 순간순간 짓는 그녀의 표정이 그렇다. 그녀는 안면 근육을 무척 많이 사용하며, 그 표정이 다양하다. 그런 그녀의 표정은 단순히 사투리를 잘 쓰는 것을 넘어서 그녀의 캐릭터를 훨씬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서인국은 이미 사랑비를 통해 연기를 인정 받은 적이 있다. 그의 대사는 자연스럽고 표정은 다양하다. 특히 그는 비 대칭적인 얼굴을 지니고 있는데, 이 얼굴이 배우가 전달하려는 감정을 더욱 깊게 만들어 준다. 다른 배우와의 합도 좋다. 다른 배우가 대사를 칠 때 그의 리액션은 수준급이다. 


결론적으로 그들은 아이돌 출신이지만 훌륭한 연기로 대중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다. 그렇게 보면 대중은 때로 무서울 만큼 정확한 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이 아이돌이 연기하는 것을 못 마땅하는 이유가 단순 아이돌에 대한 반감이라기 보다는 연기의 부족함에 있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명확해 진 것이다. 


<응답하라 1997>은 훌륭한 대본과 연출이 있는 드라마이다. 그러나 그것을 잘 풀어내주는 배우들의 힘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정은지와 서인국은 이 드라마가 발견한 최고의 보물들이며, 앞으로 이들이 단순 아이돌을 넘어 훌륭한 배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점점 이들의 감정의 진폭을 키워나갈 것이다. 이 때 이들이 이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 줄 것인지, 훌륭히 작품을 마무리 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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