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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티아라 놀이, 아이돌의 사회적 영향력의 증거.

by 박평 2012. 8. 21.

아이들 사이에서 티아라 놀이라는 새로운 놀이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것을 놀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름에는 '놀이'가 들어가 있다. 티아라 놀이란 한명을 정해서 '왕따'를 시키는 놀이이다. 그냥 재미로 왕따를 시키는 것이고, 일종의 게임이니 하는 이들도 당하는 이들도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놀이는 결국 왕따를 보편화 한다는 점에서, 그리고 놀이라는 이름을 빌려 왕따를 쉽게 할 수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그리고 원치 않는 피해자가 반드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라고 볼 수 있다.


티아라 놀이의 확산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역시 티아라라는 이름이다. 이들이 진짜 왕따를 했는지 안 했는지는 차치하고서라도, 티아라라는 아이돌이 가진 파급력, 그리고 친근함은 아이들이 이 같은 이상한 놀이를 하게 되는 것에 매우 큰 역할을 차지 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아이때는 자신들에게 친근한 것을 따라 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최근의 아이들은 런닝맨 게임을 하고, 개그콘서트의 유행어들을 사용해 대화를 한다. 아이들에게 가장 친숙한 존재인 아이돌의 행동을 아이들이 모방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그러므로 아이돌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끼치는지, 그리고 특히 아이들에게 더욱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아이돌 스스로가 인식해야 될 필요성이 있다. 연예인을 공인으로 봐야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논의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 논의를 무시 하더라도 대중에게 친숙하며 많은 사회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아이돌이라면 당연히 행동을 조심해야 하고, 그 파장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스파이더맨이 말한 것처럼 힘에는 책임이 따른다. 아이돌이 지닌 사회적 영향력에도 책임이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이번 사태에서 더욱 안타까운 점은 결국 티아라 사태의 논란이 흐지부지 됐다는 것에 있다. 왕따로 의심될만 한 행동(트위터)이 있었지만, 당사자들은 그 사태에 대해서 정확한 해명을 하지도 않았고 그에 대해서 책임을 감수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기획사라는 이들을 돌보는 보호자가 나서서 '그런 일 없다'고 말하고, 대중이 피해자일 것으로 추측했던 맴버 한명만 계약이 종료되었을 뿐이다. 이런 식의 해결은 결국 아이들에게도 '왕따'가 그렇게 심각한 것이 아니며, 별일 아닌 것으로 치부될 수 있는 것으로 받아 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걸리면 어른들이 해결하면 되고 자신은 입닦으면 되는 일로 치부할 수도 있다. 이런 인식이 '티아라 놀이'를 만드는데 일정 부분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왕따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에 대한 여부는 아니다. 있다면 있는 대로, 없다면 없는 대로 당사자들의 적극적 해명이나 반성이 없이 입을 다물어 버린 처리 방식에 대한 비판이다. 그리고는 이를 그저 있을 수 있는 갈등 정도로 치부한 맴버들의 인터뷰는 설령 실제 상황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갈등이었을 지라도, 이 사건을 '왕따'로 인식하는 아이들에게는 '왕따'를 가벼운 '갈등'이나 '놀이'로 받아 들이도록 했을 가능성이 있다. 처리 방식에 있어서의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 때문이다.


비록 티아라 놀이이기 때문에 티아라를 예로 삼긴 했지만, 이 글에는 단지 한 팀을 비판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그들에게 진짜 그런 일이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 팀만을 꼽어서 비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 글은 오히려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된 연예인 모두에게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를 담고있다. 그들이 가진 영향력 만큼 그에 상응하는 자세와 태도가 필요하며, 이것을 연예인 스스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전달하고픈 메시지다. 오해가 있다고 해서 가벼이 넘기기 보다는 확실하게 풀고 해명하는 자세, 잘 못한 것이 있으면 인정하고 사과하며 그 잘 못에 대한 책임을 지는 자세가 앞으로 연예인들이 취해야 할 가장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티아라 놀이는 아이들에게 가장 친근한 아이돌이라는 대상과 사회적인 문제가 엮여서 가장 안 좋게 발전할 수 있는 표본이 되어 버렸다. 왕따라는 사회적인 문제가 마치 놀이로 포장되고 아이들은 그 나쁜 것에 점차 익숙해져 버리는 악순환이 만들어 졌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영향력에 걸맞는 책임있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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