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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강남스타일로 돌아온 완전체가수 싸이.

by 박평 2012. 7. 16.

싸이가 '강남스타일'을 타이틀로 한 6번째 앨범 '육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오자 마자 차트를 점령해 버렸다. 쟁쟁한 아이돌을 제치고 당당하게 차트의 1위를 차지했고,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은 끊임없이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싸이가 데뷔하기 전에 안면이 있는 사이였고, 나는 그를 정말 '잘 노는'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곧 가수로 데뷔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새'로 데뷔한 그의 첫 무대를 보고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잘 논다는 것은 이야기를 들어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의 첫 데뷔 무대는 잘 노는 걸 넘어 '엽기'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엽기가수 싸이는 대중에게 자신을 드러냈다.


대중에게 싸이는 엽기가수로 유명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는 조금씩 엽기 가수에서 진정한 무대형 가수로 진화하고 있었고, 음악방송을 콘서트로 만들어 내는 그의 무대에 사람들은 열광하기 시작했다. 역시 그는 정말 잘 노는 가수였던 것이다. 그런데 사실 그를 '무대형 가수'로만 보기에는 그가 가진 음악인으로서의 능력이 너무나 크다. 오히려 '무대에서 잘 노는 가수'라는 인식 때문에 그가 가진 음악인으로서의 멋진 모습이 가려지는 경향도 있다. 엄밀히 따지면 그는 거의 완전체에 가까운 음악인이다.


먼저 작곡 능력이다. 거의 전곡을 작곡 하고 있으며, 항상 그는 대중에게 사랑을 받는 다양한 노래들을 만들어 왔다. 그런데 그 노래 또한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댄스도 있고, 락적인 요소가 강하게 들어있는 노래도 있다. 부드러운 미디엄 템포의 노래와, 발라드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데, 그 곡들이 전부 대중성이 있다는 것이 또 대단하다. 서인영의 신데렐라, 김장훈의 소나기, 이승기의 누난 내 여자니까, DJ DOC의 나 이런 사람이야 등, 그는 지속적으로 히트곡을 만들어 내고 있으니 그의 작곡 능력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게다가 작사능력이다. 싸이의 작사능력은 이미 '새'때 부터 정평이 나있었다. 일단 '나 완전히 새됐어'라는 가사를 쓴다는 것 자체로 싸이가 얼마나 가사에 많은 생각을 하고 표현을 고민하는지 알 수 있다. '낙원'이나 '아버지'같은 노래들의 가사는 지금 들어도 훌륭하고, 이번에 발매한 육갑에서는 '77학개론(김진표,개리 공동작사)'의 가사가 와 닿는 다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의 가사는 단순히 가벼울 것 같다는 편견도 있지만 실은 많은 생각과 고민을 담고 있으며, 아련하게 남는 힘이 있다. 그래서 작사가로서의 싸이 역시 훌륭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랩과 노래는 어떤가? 나는 싸이가 아주 화려한 랩핑을 하지도 않고 아주 엄청난 가창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구수하고, 누구보다 느낌을 잘 살린다는 것은 확실하다. 새로 발매한 강남스타일에서 '강남스타일' 한 부분만 들어봐도 그가 그냥 말을 뱉는 것이 아니라 기가 막히게 곡에 필요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래도 마찬가지다. 그에겐 엄청난 가창력이나 화려한 기교는 없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다. 콘서트장에서 그의 '아버지'나 '언젠가는'을 들은 이들은 그 감성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심지어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는 평도 있다. 그의 랩과 노래는 화려하진 않지만 '된장국'처럼 구수한 맛이 있다. 가장 한국적인 '된장스타일'이 있는 것이다. 말을 빨리 한다고 랩을 잘하는 것이 아니고 고음이 올라간다고 노래를 잘하는 것이 아니라, 싸이처럼 들을 때 느낌을 주면 그것이 곧 잘하는 것이니 싸이는 랩과 노래도 잘한다.


마지막으로 무대다. 음악방송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가수에게만 반응하는 팬들의 세 겨루기로 바뀌어버린 시대에 싸이는 홀연히 나타나 음악방송을 콘서트화 시켜버렸다. 자기 콘서트도 아닌데 말이다. 그의 공연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고, 그의 무대에 대해서도 할 말이 없다. 대한민국 최고라는 수식어는 괜히 붙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약간의 맛이라고 보고 싶으면 그의 콘서트 장면으로 꾸민 '예술이야'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된다. 게다가 춤도 잘 춘다. 싸이의 춤은 싸이의 맛이 있다. 싸이가 꼭 비보잉을 할 필요도 없고, 팝핀을 할 필요도 없지 않은가. 느낌을 정확하게 전달해줄 수 있는 그 댄스면 충분한거다.


그러니 결국 싸이는 작곡, 작사, 노래, 무대 뭐 하나 모자른 것이 없는 뮤지션이다. 그런 그가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어쩌면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지는 것은 바로 그가 가진 뮤지션으로서의 능력 덕분일 것이다. 물론 그도 약점은 있다. 겨땀이 많다. 하지만 그 겨땀 덕분에 많은 이들은 웃을 수 있고, 예능에서의 존재감까지 있으니 정말 약점도 장점이 되는 인물이다. 


다양한 이유들로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능력은 잘 조명되지 않는 듯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는 매우 훌륭한 뮤지션이다. 그리고 그렇기 떄문에 그는 오랫동안 성공적인 뮤지션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60살이 된 싸이가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며 격렬한 댄스를 보여주는 모습이 기대되는 것은 바로 이 탄탄한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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