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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신사의 품격, 마침내 갈등이 시작되었다.

by 박평 2012. 6. 10.

신사의 품격의 초반부를 보고 가볍고 재밌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산만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것 같지 않고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는 것 같은 초반부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엇갈린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봐야 할 것은 이야기를 풀어내는 김은숙 작가이다. 김은숙 작가는 이미 시크릿 가든에서도 비슷한 구성을 보여준바 있고, 앞에 나왔던 그 자잘한 것들을 뒤에서는 감정의 폭을 극단으로 치닿게 하는 복선으로 사용한바 있다. 극중 인물들 또한 뒤의 극단의 상황을 위해서 앞에서는 최대한 가볍고 다양하게 비춰주는 것, 그래서 캐릭터가 단선화 되지 않고 이후의 그 극심한 감정의 변화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만드는 탄탄한 구성력을 이미 선보인바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크릿 가든은 뒤로 가면 갈수록 많은 이들을 빠져들게 만들었으며 완벽한 대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다. 


'신사의 품격' 또한 그 길을 가고 있다. 4회가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도진의 녹음하는 버릇이 왜 생긴건지에 대한 일언 반구도 없다. 물론 이에 대한 정보는 이미 공개되어 있다. 도진이 녹음을 왜 하는지를 알게 되면, 그 이후에 올 소용돌이가 얼마나 클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앞 부분을 캐릭터들의 성격을 만들고 관계를 만드는 데만 할애했다. 바로 뒤에 있을 갈등의 고조기를 위한 준비였다. 어쩌면 뒤를 위해 준비하는 이 앞부분을 이렇게 재밌게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이야 말로 김은숙 작가가 지닌 최고의 능력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가볍고 산만한 신사들과 숙녀들의 이야기는 끝까지 이렇게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전개로 봤을 때, 뒤에서 아주 강한 한방을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 장인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마침내 캐릭터간의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하면서 그런 느낌은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 점에서 5화의 최고장면은 4인의 식사 장면이었다. 그 장면으로 인해, 이 작품이 사실은 상당히 강한 긴장감을 불러 일으킬 것이고 충분히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이 4명의 배우의 기싸움은 보는 내내 긴장감을 불어 넣어 주기에 충분했다. 앞으로 도진의 녹음기와 콜린이 개입되면 이 갈등은 더 고조될 것이 분명하다.


시크릿 가든이 명작으로 남은 것에는 앞에 등장했던 수많은 복선들이 덕이 컸다. 그 복선들 덕분에 호흡이 긴 드라마가 마치 한편의 영화처럼 탄탄한 구성을 지니게 되었고, 시청자는 더 큰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곧 신사의 품격의 앞 부분을 더욱 주의깊게 봐야 하는 이유이다. 앞에 나왔던 많은 지나가는 것들이 뒤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침내 시작된 갈등은 이 드라마가 발단을 넘어 전개 부분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드라마는 더욱 흥미가 고조될 것이 분명하다. 이들의 쿨한 모습이 결국 매우 큰 감정의 폭으로 돌아올테니 말이다. 그래서 이 드라마, 앞부분을 잘 복습하는 것이 뒤를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일 것이며, 드라마의 전체적 흐름을 생각하면 더욱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드라마, 그냥 단순한 트렌디 드라마로 남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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