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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무한도전의 장기결방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by 박평 2012. 6. 5.

무한도전의 결방이 지속되고 있다. 역대 최장으로 기록될 이 결방 앞에서 무한도전을 사랑하는 팬들은 한 없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미 일주일 중에서 토요일이 사라진 것 같다고 느끼는 분들이나, 삶의 활력소가 줄어들어 심히 괴롭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많이 계신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이 시기를 견뎌나갈 수 있는 소소한 방법을 좀 전달해 보고자 한다.


1. 맴버들의 발전을 관찰하자.


비록 무한도전은 방송되지 않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한도전의 맴버들이 놀고 있는 것은 분명히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바빴던 스케쥴의 압박에서 벗어나 남는 시간에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며, 자신을 한단계 더 발전시키려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유재석의 경우는  '런닝맨'의 천하를 이끌어 내는 데 매진하고 있다. 그리고 런닝맨은 다양한 외부 환경과 내부적인 노력으로 인해 시청률 1위를 굳건히 하고 있다. 또한 그의 평소 성격으로 볼 때, 그는 반드시 놀러와를 살리기 위한 고민을 수도 없이 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방송사 사정상 그의 고민들이 반영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도 유재석은 수다를 떨며 회의에 회의, 고민에 고민을 계속할 것이 분명하다.


하하는 유재석과 함께 '런닝맨'전성시대를 이끌어 가는 동시에 자신의 음악적인 커리어를 쌓기 위해 새로운 노력을 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음악적인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건 그가 음악에 쏟는 애정이 확실히 크다는 것이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열정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정형돈은 이제 확실한 인기가수로 발돋음 했다. 빅뱅, 원더걸스, 항돈이와 대준이가 같은 수준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그의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같은 부분은 역대 어느 후크송보다도 더 중독성이 있다는 평가를 들으며 랩퍼 정형돈의 힘을 보여줬다.


정준하는 결혼했다. 


박명수는 욕을 먹고 있다. 하지만 그는 그 비난에 매우 빠르게 대처하고 더 정돈된 진행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덕분에 오히려 심심한 진행이 되었다고 볼 수 있지만, 누구보다 재빠르게 대중의 반응을 파악하고 있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으로 보인다. 그는 그 안에서 또 재미를 찾아야 하는 어려운 길을 가야 겠지만 확실한 건 무엇보다 대중에게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다는 것이다.


노홍철은 '나는 가수다2'를 통해 MC로서의 자질을 확인받고 있다. 그의 유려한 진행은 사실 말 많고 정신 없는 노홍철의 이미지를 탈피하여 안정된 진행이 가능한 재담꾼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노홍철이 지니고 있는 원탑 MC 로서의 능력이 서서히 발휘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길은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멋있는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번에 발매한 언플러그드 앨범 또한 역시 리쌍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챠트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이렇게 맴버들은 쉬지않고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이들이 이 모습들을 따라가야 나중에 이들이 무한도전으로 다시 모였을 때, 더 큰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마치 따로 흩어져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고 다시 하나로 뭉치는 그런 그림이 그려질 테니까 말이다. 


2. 다시 복습 하자.


어벤져스를 가장 재밌게 보려면 어벤져스에 등장한 인물들이 나온 영화를 미리 봐야한다. 이미 영화들을 본 사람들이라면 어벤져스를 보고 나서 과거의 영화들을 찾아서 봤을 때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사실 무한도전은 그냥 쭉 봐도 재밌지만 과거의 내용을 알았을 때 더 재미가 있다. 과거와 현재가 아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재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더 재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방송된지 얼마 안된 에피소드들은 재방송을 봐도 큰 감흥이 없을 수 있다. 그러므로 아주 오래된 가급적이면 '무모한 도전'시절의 에피소드를 복습하는 것이 좋다.


'무모한 도전'시절의 무한도전을 복습하면, 무모한 도전에게 처음으로 1승을 안겨준 존재가 과거 1박 2일의 맴버였다는 신기한 사실도 알 수 있고, 타인의 삶에서 나왔던 버스에서 중심잡기의 원래 에피소드도 볼 수 있으며, 박명수의 양쯔강 이모작이 어디서 시작됐는지도 볼 수 있다. 즉, 우리가 무한도전에서 봤던 모든 것들의 프리퀼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무한도전의 팬이라면 이 '무모한 도전'시절을 다시 봤을 때, 무척 큰 재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토요일엔 탐방.


무한도전의 결방이 지속화 되면서 토요일에 할 것이 없다고 괴로워 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위해서 가장 좋은 것이 밖으로 나가는 것인데, 그렇다면 어디로 나갈 것인지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과거 '네 멋대로 해라'라는 엄청난 드라마가 있었다. 말 그대로 폐인을 몰고 다녔었던 드라마인데 이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촬영지 투어'가 생기기도 했다. 그래서 광흥창에 있던 '버스 정류장'에는 방문객들이 수시로 모여 들었고 버스 정류장을 예쁘게 꾸미고 방명록까지 만들어 놓기도 했었다. 이런 것들이 팬들에게는 굉장히 큰 재미거리이다.


무한도전은 엄밀히 말해 한국에서 가지 않은 곳이 없다고 말 할수 있을 정도로 많은 곳을 다녔다. 이 중에서, 재방송이 되는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장소를 가본다던지 아니면 의미가 있거나 인상 깊었던 곳을 정해서 가본다던지 하는 투어를 기획해 보면 상당히 재밌을 것이다. '여드름 브레이크'같은 에피소드에서 등장했던 랜드 마크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하러 가보는 건 생각만 해도 재밌지 않을까? 더불어 사진을 올려 공유하고 기억을 나눈다면 더욱 재밌을 것이다.


무한도전의 결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팬들 또한 즐길거리가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즐길거리들은 이미 우리에게 가까이 있다. 무한도전이 이미 뿌려놓은 것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무한도전과 관련된 나름의 재미거리를 찾아가면서 계속 기다리는 것, 그것이 무한도전을 기다리는 팬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버티기 전략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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