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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연습생 성추행, 여기는 강간의 천국인가?

by 박평 2012. 4. 14.

이젠 다들 신물이 날 것 같다. 매일 꾸준히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그 종류도 너무 다양해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민망할 정도이다. 대상은 장애인부터 딸까지 폭넓고 가해자는 외국인 노동자 부터 친아버지 심지어는 미성년 집단까지 다양하다. 방식도 상상을 초월한다. 누가 봐도 강간의 천국이다.


연예계에서 '성'이란 참으로 다양하게 인식되고 있다. 대중에게 어필하기 위한 '성'도 있고, 거래되는 '성'도 있다. 이용되는 '성', 착취되는 '성'이 다 존재한다. 연예계와 '성'이라는 것이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래서 우리는 연예기획사의 대표가 연습생을 성폭행하고 심지어는 다른 연습생을 시켜 연습생을 성폭행 하도록 시키는 인면수심의 범죄를 저질러도 사뭇 담담하다. 더럽다, 끔찍하다, 미쳤다는 등의 반응들이 나오지만 '놀랍다'는 반응은 나오지 않는다. 의례 그런 일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미 드림하이등의 드라마들을 통해 이런 문제가 공개적으로 얘기되어지기도 했고, 장자연 사건등을 통해 실체가 드러나기도 했기 때문에, 연예계 안에서 발생한 이 끔찍한 성폭행은 '충격'적이지는 않다. 단지 이제는 '돈을 요구하거나', '불법적인 행위'를 하는 기획사가 없어졌다고 방송에서 말을 하던 수많은 연예인들이 조금 민망하게 됐을 뿐이다. 아직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추측할 수 있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하물며 작은 기획사도 아니었다. 꽤 큰 기획사에 그쪽에선 꽤 유명하고 권위있던 대표가 벌인 일이다. 


문제는 왜 이런 일이 계속 되느냐 이다. 연예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성추행, 성폭행 사건들은 멈추지 않고 있다. 꾸준히 일어나고 있으며 꾸준히 기사화 되고 있다. 그런데도 멈추지 않는다. 왜 그럴까? 성공만 하면 상관없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대중에게 얼굴을 드러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성폭행 사실을 공개 했을 때,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있기 때문일까? 


사실 대중에게 노출되어야 하는 직업이라는 점에서 이들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은 묻혀질 가능성이 높다. 이건 성폭력에 더해 한 사람의 인생과 미래에 대한 희망자체를 완전히 담보로 잡고 벌이는 범죄다. 성폭력에 끔찍함의 정도를 말하는 건 우습지만, 이건 더 끔찍한 범죄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연예인의 가족이나 주변사람들 또한 완전히 노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범죄는 발생해도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이것이 연예계의 성폭력이 만연한 이유다. 


그러면 이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방법은 한가지다. 벌을 무겁게 하는 것이다. 미성년자 성폭력이 늘어나는 이유는 그들이 성폭행을 했다고 해도 쉽게 용서 받기 때문이다. 범죄를 저질러도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다는 것을 영특한 아이들은 이미 깨달았다. 어른들이 증명해 주었다. 그러니 범죄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한국은 외국에 비해 성폭력에 대해 관대하다. 술을 마시면 더욱 관대하고 뉘우치는 모습을 보여주면 더더욱 관대해진다. 그러나 재범률은 높다. 결국 처벌의 경중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연예인 성폭력은 더 할 것이다. 잘 드러나지도 않을 것이고, 드러나도 처벌이 크지 않을 것이니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연예인 성폭력에 대한 부분은 특별히 은밀하게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피해자의 보호를 위해서는 언론에도 알리지 않고 조용히 조사가 진행되어야 하고, 피해자의 신분을 확실히 보호해 주어야 한다. 경찰의 수사에 의해 2차 피해를 받는 성폭력 피해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방식의 수사는 더이상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사실 이는 단순 연예인 성폭력에 대해서만 적용될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모든 성폭행 피해자를 위해서 이렇게 되어야 한다.


철저하게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에게 아주 강한 처벌을 내리는 것, 그것이 강간의 천국을 조금이라도 정상으로 돌려 놓을 방법이 아닐까 싶다. 아주 기본적이지만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일이다. 만약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딸을 낳고 한국에서 살아가는 것이 참으로 두려울 것이다.


연예계는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보여야 할 때이다. 같은 계통, 같은 동료라고 감싸주면 안된다. 이런 범죄자들이 연예산업 전체를 흔드는 암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기획사들이 연합하여 연습생 보호 체계를 만들고,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등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성폭력 사건이 '충격적'인 일이 아닌 '일어날 수 있는 더러운 일'이 된다는 것 자체가 지금 상황이 얼마나 끔찍한 것인지를 알려주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당국의 적극적인 근절의지, 그리고 연예산업계 전반의 자정노력이 모두 필요해야 할 때이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계속해서 이 강간의 천국에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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