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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버스커 버스커, 가사의 중요성을 보여주다.

by 박평 2012. 4. 17.

버스커 버스커의 열풍이 대단하다. 현재 멜론차트의 10위권내에 6곡을 올려 놓고 있다. 앨범의 거의 대부분의 노래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은 예는 최근에 빅뱅 정도 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그들의 성과는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의 출신들과, 그리고 새로 데뷔하는 어떤 가수의 것들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 가요계가 버스커 버스커를 경탄의 눈길로 바라보는 이유가 있다.


사실 하나의 좋은 노래를 만나서 그 노래가 뜨는 경우는 많이 있었다. 그러나 버스커 버스커는 하나의 노래가 아닌 전 앨범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는 왠만한 기존 가수들 조차도 쉽게 해내지 못하는 일이다. 앨범 전곡이 사랑받는 일은 이제 빅뱅 정도에게서나 볼 수 있는 희귀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인이자 오디션 출신인 버스커 버스커가 이를 해내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성과에는 다양한 이유들이 있을 것이다. 우선 정범준의 보컬을 빼놓을 수 없다. 비록 오디션 기간 중에는 밴드를 이끌기에는 부족한 보컬이라는 평을 꾸준히 들었지만, 동경소녀, 정류장등의 노래를 통해 이미 대중은 정범준의 보컬에 환호를 보낸바 있다. 현대판 송창식 같기도 한 그의 보컬은 듣는이의 감성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또한 방송활동 보다는 차분히 좋은 앨범을 만들어낸 전략도 그들의 성공에 한 몫했다. 바로 활동에 들어가 소모시키기 보다는 차분히 팀을 재정비하고 좋은 앨범을 만들어 내는 것은 비록 가수라면 당연한 일이지만 노래 그 자체보다는 외부 활동을 통해 인기를 끌어야 하는 요즘의 환경에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소비를 줄이고 내실을 기한 것은 분명 인기의 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싶은 것은 바로 가사의 힘이다. 링딩동, 슈파룹파 슈파룹파와의 조금 다름, 과거의 향수가 그득 담겨있는 아날로그 적인 가사는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울린다. 


나는 어떡하죠 아직 서툰데 / 이 마음이 새어나가 커져버린 내 마음이 / 자꾸만 새어나가


이런 아날로그적인 가사가 듣는 이들을 공감하게 하고 감상하게 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여수 밤바다를 가서 걷고 싶어하고 내 여자의 향수냄새, 내 남자의 애프터 쉐이브 냄새를 상상하게 된다. 이런 가사의 힘이 이들의 롱런의 밑바탕을 단단히 받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가사는 '건축학 개론'에서 보듯이 과거의 향수를 그리는 현재의 '아날로그 열풍'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며 더 큰 시너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비록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는 팀이 되어버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수의 본질은 결국 음악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들의 이런 활동 방식은 오히려 팬들에게는 고마운 일로 보인다. 그만큼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돌 일색의 음악계에 새로 데뷔한 이 초보자 밴드가 풍성함을 더해주고 있다. 이들의 열풍이 한동안 끝나지 않길, 그래서 이들과 같은 더욱 음악편향적인 가수들이 많이 나오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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