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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김제동 사찰, 소셜테이너는 문제인가?

by 박평 2012. 4. 2.

김제동씨가 정부로 부터 사찰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김제동 뿐만이 아니다. 김미화, 윤도현씨 또한 그 대상이라고 한다. 


이 사안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찰여부이다. 사찰을 했는가 하지 않았는가? 이것이 가장 큰 문제이며, 연예인을 떠나 민간인 사찰까지 이어지는 사찰 문제는 우리가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하는 큰 문제임에 분명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찰을 했냐 안했냐(문건에 따르면 이미 했다고 판단된다)에 대한 문제제기가 끝나면 그 이후에는 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최악은 민간인에 대한 사찰 부분일 것이다. 이 부분은 국내외 각종 언론 및 단체에서 다양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므로 나는 전공을 살려 연예인 사찰에 대한 이야기를 해 봐야 겠다.


진중권씨는 '과거의 독재정권들은 '지식인'을 사찰했다. 그런데 이 정권은 '연예인'을 사찰했다. 그 이유는 미디어 환경의 변화 때문이다'고 밝혔습나다.  그는 '사회의 주요한 소통수단은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넘어갔다. 지식인은 텍스트 문화의 영웅, 연예인은 이미지 문화의 영웅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미디어 환경에 따라 소통수단은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넘어 갔으며, 따라서 지식인이 아닌 연예인 사찰을 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반 정부적 성향을 보이는 연예인들을 감시,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독재정권'하에서는 말입니다. 


이들의 사찰은 '소셜테이너 금지법'과 함께 엮어서 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MBC 이사회에서 개정한 사내 방송 심의 규정인 소셜 테이너 출연 금지법은 '사회적 쟁점이나 이해관계가 대립한 사안에 특정인이나 특정단체의 의견을 공개적 지지 또는 반대하는 발언행위를 한 사람은 프로그램 고정 출연을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과연 소셜테이너들이 방송에 나오는 것이 안되는 일인가? 정부가 사찰을 해서 관리 해야 한다고 판단을 할 만큼 소셜테이너의영향력이 확대 되었음을 감안할 때, 연예인들이 사회적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잘못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사실 연예인들도 국민입니다. 모든 국민은 정치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당연한 권리입니다. 따라서 연예인도 정치적 발언을 할 자유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연예인이 정치를 들먹이면 손해임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정치적 발언을 하는 연예인에 대해 경계하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입니다. 그 안에는 혹시 이 연예인이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나중에 정치를 하여 한 몫 잡아 보려는 것 아닌지에 대한 의심도 깔려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의사를 표현한다는 것은 사실 큰 용기를 필요로 합니다. 즉, 연예인은 소셜테이너로 활동하는 것 만으로 이미 많은 대중들에게 안좋은 인식을 얻을 수 있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위험 부담은 그들이 섣부르게 판단하고 섣불리 행동하고 섣불이 말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꽤 높은 위험 부담을 안고 있는 이상, 자신이 확고한 의지를 지니고 있거나 확신하는 내용인 경우일 때 그들은 사회적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를 위해 그들은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기 보다는 핵심을 파악하기 위해 공부해야 할 것입니다. 공개적으로 망신 당하기 싫으면 말이죠.


소셜테이너의 공개적인 활동은 사실 이런 면에서 사회에 득이 됩니다. 영향력이 강한 그들이 어떤 사회적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의사 표현을 한다면 많은 이들이 그에 대해서 알게 되고 같이 고민할 것입니다. 모든 연예인들이 같은 정치적의사를 가지고 있진 않을테니 반대의견을 지닌 소셜테이너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공개된 대립은 대중들에게 논의할 거리를 던져주게 되고 생각할 여지를 주게 됩니다. 꼭 정치적인 것이 아니어도 됩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 입니다. 즉, 소셜테이너들은 사회에 다양한 담론을 불러 일으키는 것에 매우 도움이 됩니다.


이런 파악을 하면 '소셜테이너 출연 금지법'은 사실 유명 무실합니다. 그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사회적으로 이롭기 때문입니다. 물론 일부에서는 연예인들이 너무 편향되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합니다. 하지만 과거를 봤을 때, 현 여권을 지지했던 연예인들도 많았고, 야권을 지지했던 연예인들도 많았습니다. 서로 다른 쪽을 지지하는 연예인이 분명히 많았으므로 연예인들이 편향되었다는 인식에는 동의하기 힘듭니다. 아마 요즘 그렇게 보인다면, 오죽 하면 한쪽의 소셜 테이너들만이 적극적으로 말을 하는 것인지를 생각해 보면 됩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연예인들이 활발하게 정치적 발언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지했던 정치인이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역시 또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혹은 제대로 할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 합니다. 자신이 지지했으므로 못했을 때, 자신이 욕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가 못나고 바보라는 것을 만 천하에 알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공개적 지지와 공개적 비판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 것이라는 사실은 자명합니다.


다시 연예인 사찰로 돌아갑니다. 연예인 사찰의 대상이라고 여겨지는 김제동, 윤도현, 김미화는 모두 잘 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던 인물들입니다. 이를 통해 그들의 사회, 정치적 발언의 영향력은 줄어들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연예인의 영향력은 인기에 기인하기 때문입니다. 방송을 접게 된 것은 동시에 생계의 위협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들은 소셜테이너로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에 상당한 부담을 느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다수의 연예인들은 자신의 역할에만 충실한다는 명분으로 사회적 발언을 하는데 조심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사찰의 성공입니다. 


과연 연예인들이 침묵하고 자신의 일만 열심히 하는 세상이 더 건강한 세상일 것인지, 아니면 영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론이 무엇이든지 사찰 자체는 문제임에 분명하겠지만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무조건 말을 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입니다. 민주정권은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했고, 독재정권은 '말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했습니다. 어느 정권이 더 성공했는지는 세계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민주주의가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패러다임인 것은 확실합니다. 


결론적으로 사찰에 대한 문제는 확실하게 집고 넘어가야 하며, 동시에 연예인들의 사회참여에 대한 대중의 고민도 같이 일어나야 합니다. 사회참여 자체를 별로라고 생각하는 인식이 대중들 사이에는 여전히 존재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 하던 연예인이 정치인이 되려 하면 엄청난 비난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치인 자체가 불법과 특권으로 인식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정치자체, 사회참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단지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고 특권을 누리면 그때 잘못 되는 것이겠지요. 이에 대한 대중의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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