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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나꼼수와 리셋KBS, 새로운 언론의 세상이 오다.

by 박평 2012. 3. 31.


민주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중 하나가 언론이다. 언론을 통해서 다양한 이야기들이 전파되고 파생되고 유통된다. 언론은 의사소통의 하나로서 그 의미가 클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언론이 단순히 소통의 경로로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은 사회의 중요한 담론을 이끌어내는 창조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새로운 시선을 적용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 기존의 것들을 헤집어 보는 역할, 정권을 감시하는 역할 모두 이런 창조의 역할에 속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언론이 가진 힘과 권위는 막강하며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언론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회는 병이 난다. 사람의 장기 중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기 하나가 망가진다면 사람의 건강 자체를 위협할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하나의 장기가 병이 난다면 이것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도 할 수 있듯이, 언론이 망가지면 국가가 죽음에 이를 수도 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의 언론은 어떨까? 이에 대해 평을 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확실한건 대한민국은 조중동과 MBC, KBS, SBS 등의 일부 메이져 언론이 힘이 압도적으로 강한 곳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들 언론이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혹은 특정 집단이나 특정인을 위해서만 작동을 한다면 나라의 건강에 치명적인 해를 입힐 수 있다.

사실 대한민국에서 기존 언론의 입지는 점점 줄어 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언론이 해야할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말바꾸기, 왜곡보도등을 통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점차 메이져 언론을 믿을만한 대상이라고 판단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대한민국 사람들은 언론의 역할을 대신 해줄 대안언론을 찾기 시작한다. 그리고 인터넷을 발견하게 된다.

인터넷 덕분에 많은 이들은 스스로 언론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기존 언론은 그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게 되었다. 사람들은 딴지일보, 오마이뉴스, 다음 아고라 같은 대안 언론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언론의 1차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이 1차 혁명은 급속도로 기성화되었다. 일부는 영향력을 잃었고, 일부는 기존의 언론에 편입되었다. 일부는 신뢰를 잃게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언론의 2차 혁명이 일어났다. 바로 '나는 꼼수다'를 통해서이다.

세상은 인터넷 혁명을 넘어 스마트 혁명의 시대로 변해가고 있었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을 넘어 스마트 혁명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 환경 안에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나는 꼼수다'라는 대안 언론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그 영향력은 기존 언론의 그것을 이미 뛰어 넘었다고 평가 된다. 언론의 영향력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프레임'을 짤 수 있는 능력일 것이다. 즉, 어떤 사태에 대해서 어떻게 볼 것인지, 어떤 관점으로 접근할 것인지에 대한 틀을 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이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언론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꼼수다'가 그 역할을 해냈다. 

'나는 꼼수다'는 서울 시장 선거를 '대통령 선거의 시작점'이라는 프레임으로 설정했고, 이를 통해 박원순시장의 당선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이 와중에 그들이 보여준 '내곡동 사건', '1억피부과'같은 특종은 그들이 기존 언론 이상의 취재력과 프레임 형성 능력을 지녔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즉, 기존 언론 이상가는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대안언론의 형태가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꼼수다'의 성공은 이후 '나는 꼽사리다'와 같은 또 다른 대안언론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기존 언론과 전혀 차이가 없으나 단지 스마트혁명이라는 정보 유통방식을 도입한 '뉴스타파'와 같은 언론들도 생겨나기 시작한다. 이 대안 언론의 열풍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제대로 뉴스데스크', '리셋 KBS뉴스'와 같은 방송을 만들기도 했다.

사실 언론의 1차 혁명때는 '형식'의 파괴가 주를 이룬 것이 사실이다. 기존 언론과는 다른 방식을 차용하려는 노력들이 있었다. 오마이 뉴스 같은 경우는 시민기자를 도입하는 방식을 동원하고, 딴지일보는 '일상어'를 사용하는 등, 언론의 방식을 새롭게 하는 시도들이 있었다.

그러나 2차 혁명시에는 '형식'의 파괴보다는 '전달방식'의 다양화에 그 초점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꼼수다'의 일상어 사용은 딴지일보의 것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고, 다양한 팟캐스트의 증가는 오마이 뉴스나 아고라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하던 개인들이 독립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2차 혁명의 다양한 형식의 언론이 새로운 전달방식을 얻게 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뉴스타파, 제대로 뉴스데스트, 리셋 KBS 뉴스 같은 기존 언론의 형식을 그대로 지닌 대안 언론들이 등장한 것이다. 이는 방송국이나 인쇄신문등을 넘어 새로운 유통매체인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대중들에게 유통된다. 

즉, 언론은 1차 혁명을 통해 방식의 다양화를 받아 들이고, 2차 혁명을 통해 방식의 다양화를 만들어 냈다. 이는 분리되어 있기 보다는 그저 변화가 계속되는 과정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런 변화를 통해 기존언론의 위력은 급격하게 감소되었다. 정보생산자가 다양해지고 유통경로가 다양해지면서 기존 언론이 보유하고 있던 독점적인 지위가 흔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존 언론만이 생산할 수 있던 내용 이상의 것을 대안 언론이 만들어 내고 있으며 동시에 '전파나 종이매체보급소'같은 독점적인 유통경로는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유통경로로 빠르게 대체되어 가고 있다. 따라서 기존 언론 또한 이러한 변화를 받아 들일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그렇게 되면 기존 언론의 공고했던 독점적 지위는 해체되고 누가 얼마나 더 뛰어난 언론인지를 가르기 위한 컨텐츠 싸움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실 '나는 꼼수다'의 등장 원인은 '기존 언론'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많다. 리셋 KBS 뉴스가 '민간인 사찰'특종을 해낸 것을 보면 사실 '기존 언론'이 자신의 역할만 충실히 했었어도 다양한 대안 언론들이 지금처럼 열풍을 만들어 내진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 언론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한다면 기존 언론으로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기존 언론이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기존 언론에 있던 이들은 리셋 KBS 뉴스 같은 새로운 언론의 방식을 이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은 그렇다. 기존 언론의 공고했던 독점적 지위는 언론이 제대로 자신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대중의 판단에 의해 해체되었다. 독점적 지위가 깨지자 수많은 언론이 생겨났다. 이 언론은 기존의 언론에서 떨어져 나온 것도 있고, 새로운 언론일 수도 있고, 개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다양한 언론이 '컨텐츠 싸움'을 벌이는 언론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는 단연코 새로운 언론의 시대라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세력이 창궐하는 시대. 그렇게 다양한 언론이 탄생되고 영향력을 만드는 시대가 왔다. 과연 이 새로운 시대에서 살아남을 기존 언론은 무엇일지 아니면 새롭게 떠오르는 언론은 무엇일지, 다양한 언론들은 공존할지 아니면 기존 언론을 개혁하고 그 안으로 수렴될지는 알 방도가 없다. 지금은 변화의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는 확실하다. 이 춘추전국시대를 통해 대한민국 언론은 한단계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언론의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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