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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이 농약같은 사장님.

by 박평 2012. 3. 26.


올해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데뷔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들의 음악이 주는 현상을 고스란히 온 몸으로 받아내며 자라왔던 세대에게 서태지와 아이들이 주는 의미는 단순히 한 가수의 20주년과는 사뭇 다른 점이 있다. 그들 이전과 이후로 문화자체가 변화를 겪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 시대를 개척하고 만들어 냈던 서태지와 아이들 중에서 현재 가장 많은 이들에게 노출되어 있는 이가 있다면 단연코 양현석일 것이다. 그는 서태지와 아이들에서의 아이들로 YG Entertainment의 양사장으로서, 그리고 K팝스타의 맏형으로서 대한민국의 대중들에게 너무나 친숙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사실 서태지와 아이들은 그 자체로 아이콘이었다. 그 중에서 누가 더 대단하고 그렇지 않은지를 묻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그렇지만 구태여 나누자면 역시 서태지가 중심에 있었다. 이름에도 '서태지'가 명시되어 있고, 음악도 서태지가 만들었다. 서태지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현석 이주노는 역시 서태지와 아이들의 맴버로서 우상화되어 있었다.

서태지와 아이들 해체 후, 양현석은 프로듀서로서 킵식스를 데뷔시키지만 큰 성과를 이뤄내진 못한다. 오히려 이주노가 발굴한 영턱스 클럽이 HOT와 함께 가요계를 평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 양현석은 지누션을 필두로 해서 지속적인 성공을 만들어 냈고 결국 YG Entertainment를 대한민국 최고의 기획사로 만들어 낸다.

연예인을 꿈꾸는 이들에게 어느 기획사를 가고 싶냐고 물으면 단연코 많이 나오는 두곳이 SM 과 YG이다. 그러나 그 중에서 더 선호하는 곳을 찾아 보면 YG임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SM은 돈이 최고
YG는 우리 애들이 최고
JYP는 내가 최고 

라는 비유처럼, YG라면 자신을 잘 돌봐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같은 것이 대중의 인식에 깔려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되는데는 역시 양현석의 리더십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리더십은 K팝스타에서 다시 한 번 발휘된다.

K팝스타에서 박진영의 심사평을 보면 매우 실력있는 '강사'의 느낌이 든다. 출연진들이 발전 할 수 있도록 세부적이고 세세한 지적을 해 주는 방식의 심사를 진행한다. 박지민의 299점 신공에서 박진영이 말한 강약조절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는 여론도 있는 것을 보면 역시 그는 좋은 '강사'의 느낌을 준다.

그에 반해 양현석은 교장선생님과 같은 느낌이다. 더 큰 무게를 지니면서도 아이들 입장에서 칭찬해줄것은 칭찬해주고 혼내줄 것은 따끔하게 혼내 준다. 그러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센스를 발휘하기도 한다. 동시에 시청자들을 배려해서 재밌는 비유까지 곁들이니 많은 이들이 그에게 빠져드는 것은 어쩔 수 가 없는 일일 것이다. 이승훈을 투아웃 만루 상황에 비유한다던가, 박지민에게 점수를 조금 주겠다 해놓고 100점을 줘버리는 이 즐거운 아저씨는 지속적인 경쟁에서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편안함과 안도감을 주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 

그렇게 보면 양현석은 20년동안 우리나라 대중 문화의 중심에 있어왔다. 오래 동안 그는 중심에서 대중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해 온 것이다. 서태지와 아이들로 그리고 지누션, 1tym, 세븐, 빅뱅, 2NE1 등을 제작한 대표 기획사의 수장으로서 그리고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푸근한 심사의원으로서, 심지어는 코메디 프로그램의 패러디 대상으로서 그는 여전히 대중문화의 중심축에 있다. 그것도 무려 20년 동안이나. 정말 농약 같은 사장님임에 분명하다.

한동안 노출을 꺼려 왔던 그가 K팝스타를 통해 대중에게 모습을 공개했다. 이후 그가 얼마나 오래 동안 대중에게 모습을 공개할지는 미지수이다. 따라서 그가 TV에 나왔을 때, 최대한 그를 봐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그만큼 그는 매력이 넘치는 사장님이자 연예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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