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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파업은 길지만 기대는 커지는 이유

by 박평 2012. 3. 18.

MBC 파업이 장기전으로 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7주차 결방이 되었고, 곧 8주차 결방이 될 예정이다. 2010년 7주 결방이래로 최장 결방이 눈앞에 다가와 있는 것이다.

사실 2010년에도 무한도전의 결방은 시청자들과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시청자들은 기다려 주었고 응원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시청자들은 응원하고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시청자들은 지속적인 무한도전의 결방에 따른 피로도를 호소하며 금단 증상을 느끼고 있으며, 토요일날 어떻게 해서든지 약속을 잡아 밖으로 나가려 하는 자구책을 마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무한도전이 토요일의 매우 중요한 시간이었던 분들이 많았던 것이다. 그만큼 무한도전의 결방이 아쉬운 분들도 많고 빨리 다시 시작되길 바라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파업이 길어지고 있는 순간에도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상승하고 있는 것은 참 아이러니 하다. 일반적으로 방송이 중간에 끊어지면 힘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맥이 빠지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 당시의 상승기류를 이어나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나름 가수다'를 통해 20%의 시청률에 복귀하고 '하하 vs 홍철'로 다시 한번 분위기를 업 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파업이 들어가 장기 결방을 하게 되었으니 조금 맥이 빠질 거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무한도전은 오히려 이런 위기의 순간에 더 큰 감동과 재미를 준 경험이 있다.

2010년 파업 당시, '레슬링'은 5월 5일 어린이날 행사 수준으로 아주 소소하게 치뤄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파업으로 인한 결방사태가 이어지면서 결국 '레슬링'은 규모를 키워 거대한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파업동안 맴버들이 열심히 연습한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오랜 시간동안 연습을 하였으니 그에 맞는 무대를 시청자에게 보여주는 것은 제작진의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레슬링무대를 통해 무한도전의 가장 멋진 '명장면'중의 하나인 유재석과 정형돈이 끌어안는 모습, 정준하의 멋진 레슬러의 모습, 그리고 복귀한 하하가 심판으로서 다시 한번 일어설 수 있는 계기까지 시청자들에게 안겨주었다.

2012년 파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 이 시간에도 맴버들은 꾸준히 모여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방송인들은 방송이 되지 않으면 돈을 받지 못한다. 그들이 모인다고 해서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매주 모여서 연습하고 회의하는 것을 보면, 이들이 무한도전에 갖는 애정, 그리고 무한도전이 이들에게 갖는 의미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쌓여진 그들의 애정과 노력, 그리고 아이템들은 분명 파업이 끝나고 나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것이다.

비록 방송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한도전은 분명 진화하고 있다. 또 한번 뜨거운 도전을 위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어쩌면 우리가 보지 않는 곳에서 이미 도전을 시작했을 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무한도전 자체가 도전이기 때문이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무한도전의 대한 기대는 커져만 간다. 그들이 어떤 멋진 방송으로 우리를 뜨겁게 해줄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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