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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해품달 성공분석 1 - 아역이 살렸다.

by 박평 2012. 3. 9.

'해를 품은 달'의 종영이 뒤로 늦춰졌다. 아마 많은 시청자들이 이를 아쉬워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옳은 일을 위해 방송이 중단 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아쉬움을 삼키며 종영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다면 이 비어있는 공백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아마 그 동안의 '해를 품은 달'을 돌아보는 것이 가장 재밌지 않을까?


[해를 품은 달] 성공의 이유 1. 아역

- 아역들의 훌륭한 연기

 


20부작 드라마에서 무려 6회를 아역이 끌고 나갔다는 것은 그 만큼 아역이 이 작품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을 반증한다. 사실 시청자들이 캐릭터의 아역 시절에 감정이입을 하지 못한다면, 뒤이어 나오는 모든 내용들은 큰 설득력을 갖지 못할 것이다. 아역시절의 애절함이 있었기 때문에, 훤이 밤마다 운동을 하며 남성의 본능을 이겨 나갔던, 생각만 해도 같은 남자로서 눈물이 나는 그런 시기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아역들이 만약 제대로 연기를 해내지 못했다면 이 작품 망했을 수도 있다. 어린 시절 첫사랑을 못 잊어서 밤마다 운동을 하고, 그 여자가 액받이 무녀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사랑에 빠지고 자기가 가진 것을 모두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그 여자만 보는 이 한 왕(한명 더 추가하여, 미안하다 양명. 여기서도 훤에 밀렸다.)의 사랑 얘기가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이들이 대박을 친거다.

'훤'역으로 나온 여진구는 천진난만함과 똘똘함 그러면서도 애절함을 완벽하게 그려 냈으며, '연우'역으로 나온 '김유정'은 징그럽지 않은 현명한 연우를 잘 연기해 주었다. 사실 '연우'는 나이에 비해 총명하고 성숙한 캐릭터 였기 때문에, 잘 못하면 어른인 척 하는 듯한 징그러운 연기가 될 수도 있었지만 '훤'을 넋놓게 만들기에 충분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양명'으로 나온 이민호군은 정배야! '맙소사' 정배 였다. 정배는 잘 컸고 그걸로 됐다. 녀석 훈훈하게 컸다. 그냥 잘 커서 미소 한번 지으니 연기고 뭐고 다 해결 됐다. 시티헌터의 이민호도 맙소사의 이민호도 이민호는 다 훈훈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민화공주'로 나온 '진지희' 또한 아주 기가 막힌 연기를 보여준다. 철 없이 '허염'만을 좋아하는 그녀의 모습, 그리고 왕에게 애교 부리는 그녀의 모습은 딱 '막내공주' 그 자체였다. 어찌보면 아주 미운 역할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연기가 훌륭했던 탓에 오히려 순수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었고, 마냥 미운 캐릭터가 아닌 연민이 가고 불쌍한 캐릭터로 캐릭터 자체가 풍성해 지는 역할을 해 냈다.

물론 그 외에도 '허염'으로 분한 임시완, '운'을 연기한 '이원근'등도 충분히 제 몫을 해 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아역 연기자들의 훌륭한 연기는 단순히 캐릭터를 그려낸 것을 넘어 캐릭터의 성격을 넓게 그려내면서 '해를 품은 달'자체가 담고 있는 단순한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데 상당한 일조를 했다고 보인다.
 


- 성인연기자와의 기막힌 조화

또한 이들이 자연스럽게 성인이 되었을 때, 이미지 캐스팅을 한것이 분명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모든 배역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유일하게 '허염'정도가 약간의 이질감이 있을 뿐, 그 외 거의 모든 아역과 성인연기자는 기가 막히게 닮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것은 곧 연출자가 아역과 성인연기자의 조화가 작품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같은 사랑얘기에 시청자들이 빠져들기 위해서는 아역에게 감정이입을 해야 하고, 그렇게 이입된 감정이 무리 없이 성인으로 넘어와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아역과 성인연기자가 외모부터 유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를 품은 달은 기가 막히게 이 작업을 해 냈고, 이 것이 아역연기자가 빠지고 나서도 극을 탄탄하고 몰입도 있게 만들어 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이렇듯 해를 품은 달의 성공에는 '아역연기자'들과 아역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사전에 꿰뚫어 보았던 '제작진'의 혜안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 작품을 통해 드라마에서 '아역'이 같는 역할이 상당히 크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어쨌든, 아역연기자들의 기막힌 연기는 계속 칭찬해도 좋고 칭찬받아 마땅하다. 이들에게 연말에 상 한번 바라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이 되는 것은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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