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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방송 나는 꼼수다, 과연 이대로 괜찮은가?

by 박평 2011. 11. 24.

나는 꼼수다 열풍이 약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꼼수다'는 단순히 재미있는 컨텐츠라고 치부할 수 없을 정도의 사회적 영향력까지 보이고 있다. 실제로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찬반투표에 자신의 임기를 거는 것, 그리고 박원순시장을 탄생시키는 것에도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여거질 정도로 이 프로그램은 단순 컨텐츠를 넘어 사회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정도의 기획력과 장악력을 보이고 있다.

이 '나는 꼼수다'에 대한 가장 큰 비판 중의 하나가 '편파적'이라는 것에 있다. 사실 '나는 꼼수다'는 지나칠 정도로 편파적이며, 자기 스스로도 편파적임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있다. 그들은 지나칠 정도로 가카를 찬양하며 모든 일을 가카 중심으로 놓고 판단한다. 비록 그들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들의 방송을 통해서 가카를 찬양하지 않고 오히려 욕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현실이지만 어쨌든 그들은 지나칠 정도로 편파적이며, 현실적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는 이 프로그램이 이렇게 심한 편파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여겨질 수 있다.

그렇다면 '나는 꼼수다'의 편파성은 과연 문제인가?

사실 재밌는 얘기를 하자면 우리가 그렇게 칭송해 마지않는 선진국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인 '워싱턴 포스트'도 '나는 꼼수다'  못지 않는 편파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왜냐면 이 신문은 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개적으로 '오바마 지지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신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신문들도 함께 '오마바 지지선언'을 대놓고 했었다. 이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애매모호 하다면 이렇게 바꿔서 생각하면 될 것이다. 'C일보'가 '우리는 이명박 대통령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말했다고. 물론 저건 그냥 이해를 돕기 위한 예다. 아마 한국에서라면 편파적이고 편향적이라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당연하게 여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한가지이다. 정치행위는 당연한 것이고, 그 안에서 자기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잘못된 것은 없기 때문이다. 즉, 이 것을 편파적으로 볼 수는 없다. 분명히 반대되는 후보를 지지하는 신문들이나 혹은 다른 매체 또한 자신의 의사를 공개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문제는 자기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는 고고한 '학'인 것처럼 있으면서 동시에 굉장히 편파적으로 선별적인 보도를 일삼고 때에 따라 논조를 바꾸는 행태이며, 그 것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고 입을 막는 형태이지, 어느 한 집단에 대한 편파성을 지니고 있는 그 자체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즉, 만약 '나는 꼼수다'가 자신의 편파성을 숨기고 마치 공정한 것처럼 얘기를 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상대의 입을 막는 등의 행위를 한다면 그것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밝히고 사실에 입각해서 이야기를 해 나간다면 그것은 편파가 아니라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히 보호 받아야할 당연한 행위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꼼수다'는 편파적이지만 그것이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별 문제될 것은 없다.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거기에 소설을 쓰는 것은 그리고 소설이라 당당히 밝히는 행위는 그냥 자연스러운 의사표현일 뿐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마치 공정한 것 처럼, 자신이 세상의 균형추인 것처럼 위장한 상태로 은근슬쩍, 스리슬쩍 - 사실 요즘은 대놓고 - 편파행위를 하는 집단이 사회에 더욱 안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감히 추정해 볼 수 있다.

사실 대한민국은 '나는 꼼수다'의 편파성이 필요하다. 자신의 의사표현을 드러내놓고 명확하게 하고, 왜 그런지 이유를 대면서 서로를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야 말로 민주주의이 올바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나는 꼼수다'라는 콘텐츠는 현재 대한민국에 결핍되어 있는 문화를 정확하게 채워주고 있다. 그러니 편향적이라고 편파적이라고 욕먹을 필요는 없어 보인다. 오히려 그런 편파성에 고마워 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는 '나는 꼼수다'가 빨리 없어져야 하는, 즉 기존의 매체들이 이런 편파성을 지니고 동등한 입장에서 토론해가는 그런 세상이 오길 기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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