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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석의 인품. 그가 유느님이라 불리는 이유.

by 박평 2011. 7. 3.

이적이 유재석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고 싶다고 했을 때, 그것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국민 MC이자 모든 사람들에게 귀감을 보여주고 있는 유재석이라면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서 무려 5년이 넘는 시간을 머무르면서도 한결같은 그의 모습이라면, 그리고 누구보다 힘들었던 좌절의 시기를 겪었던 그라면 충분히 노래를 통해 그의 이야기를 전달할만한 가치가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한도전의 팬인 이적이라면 더욱 그러고 싶었을 것이다.

누군가의 삶의 이야기를 노래로 담는 다는 것은 분명 매혹적인 일이다. 갖은 고생을 하고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 이제 서서히 정점을 찍었다고 느껴질 때쯤, 누군가가 나의 이야기를 노래로 만들어 준다고 하면 그 유혹을 마다할 사람은 많이 없을 것이다. 유재석 또한 그랬다. 부끄럽다고 말했지만 쑥쓰럽다고 말했지만, 아예 싫은 기색은 아니었다. 물론 이것이 그가 자신의 이야기를 내세우고 싶거나 잘난척을 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저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필요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유재석은 듣는 사람이 가장 즐거워할만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고 그것에 따라 '압구정날라리'를 만들어 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과 부끄러움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압구정 날라리도 결국에는 자기의 이야기였다. 그러니 그보다 더 큰 이유는 관객이 가장 즐거워 할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의 직업은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는 최고임에도 불구하고 그가 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일이 무엇인지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보통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최고의 위치에 있을 때, 혹은 자신이 안정되었을 때, 자신이 해야할 기본적인 것에 대해 쉽게 망각하고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게 된다. 그만큼 고생했으니, 이제 이만큼 됐으니, 무언가 대가를 받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유재석이라면 자신에 대한 노래를 불러도 충분히 감동적이었을 것이고,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충분히 느끼게 해 주었을 것이다. 그걸 뭐라고 할 사람도 없을 것이고, 그의 이미지는 분명히 더 좋아졌을 것이다. 그것이 그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이적과 함께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버리고 시청자와 관객이 가장 많이 얻을 수 있는 것을 선택했다.

여기에서 유재석이 왜 대단한지, 왜 국민MC라고 불리우는 지가 드러난다. 이미 최고의 자리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순간도 그자리에 머무르지 않으려 하는 모습, 자신이 왜 최고의 자리에 있는지 잊지 않고 묵묵하게 자신이 해야할 것을 하는 그런 한결같음, 그리고 누군가의 호의와 칭찬에 한발짝 물러설 수 있는 겸손함이 그가 오래동안 최고의 위치에 있는 이유를 설명해 주고 있다. 그것을 한마디로 하면 바로 유재석의 인품이다.

그와 이적의 '압구정 날라리'무대는 그가 바란대로 수많은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최고로 신나는 시간을 제공해 주었다. 그는 본연의 자기임무를 무사히 마친것이다.

서해안 고속도로가요제의 끝에 쳐진달팽이의 '말하는 대로'의 무대가 있었던 것이 나는 유재석의 의견인지 김태호PD의 의견인지 알 방법이 없다. 그러나 누구의 의견인지 간에 공연이 끝나고 객석이 정리된 그 무대에서, 그 열정과 환희가 사라진 그 무대에서, 오히려 약간의 긴장된 목소리로 마음을 담아 부르는 그와 이적의 노래가 시청자에게 더욱 큰 감동을 줬단 것은 분명하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모든 환희가 끝난 후에 조용히 그러나 진심을 담아 건네는 그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대놓고 말해도 어느 누구도 뭐라 하지 않을 그 이야기를 구태여 모든 것이 정리된 그곳에서 한다는 것, 그 것 자체에 이미 유재석이라는 사람이 묻어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 노래가 가지고 있는 진심이 더 강하게 증폭되었을 것이다.

유재석이라는 사람의 인품이 원래 그렇다. 그러니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래 있는 것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모두가 주인공이었던 서해안 고속도로가요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향기가 가장 오래동안 남아 있는 것은 그가 유재석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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