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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싸이의 땀이 향기롭다.

by 박평 2011. 7. 5.



이 기괴한 가수가 처음 화면에 등장했을 때, 이 가수가 이렇게 성공한 뮤지션이 될지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꽃미남도 아니고 늘씬하고 근육질 천지인 연예인과도 확연하게 다른 D형 몸매와 육수같이 흐르는 땀을 보여주었던 이 가수의 첫무대는 말그대로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그 가수가 싸이다. 싸이가 데뷔하기 전부터 싸이를 알고 있었던 나로서도 그가 이렇게 큰 뮤지션이 될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째서 그가 이렇게 사랑받는 뮤지션이 되었는지를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어쩌면 너무나 당연한 단 하나의 사실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땀이다. 그의 얼굴에서 쏟아져 나오는 육수같은 땀, 그의 겨드랑이에서 뿜어져 나오는 온천수같은 땀, 바로 그 땀이 그의 지금을 만든 것 아닐까?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편의 메인은 누가 뭐래도 정재형 정형돈 커플이었다. 한달동안 그들이 만들어낸 웃음은 가히 상상을 초월할 만한 것이었다. 이젠 웃기기까지 잘하는 정형돈에 웃긴줄로만 알았더니 음악도 좀 잘하는 정재형이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편의 웃음폭탄이었다.

그러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공연의 메인은 철싸였다. 순서상 마지막이기도 했지만 그 공들인 무대는 말그대로 관중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가기에 전혀 부족이 없었다. 빨간색 조명에 화려한 LED, 폭죽과 꽃가루 레이져를 사용한 무대 연출까지,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그 대단원의 끝을 장식하기에 하나의 부족함이 없던 무대였던 것이다. 무한도전의 마무리는 쳐진 달팽이의 말하는 대로 였지만, 무대의 마무리는 단연코 철싸였다.

김태호 PD는 이 환상적인 무대에도 불구하고 MT에 같이 가지 못했던 것을 아쉬워 하는 싸이에게 '혼자 전날 밤에 (행담도에)가서 리허설도 한 사람'이라고 말해주었다. 비록 MT는 가지 못했지만 완벽한 무대를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땀을 흘린 그를 위로하고 동시에 감사해 하는 말이었다. 전국적으로 유명한 몸치 박치인 노홍철이 그렇게 완벽한 무대를 보일 수 있었던 것 또한 싸이와 함께 수없이 많은 땀을 흘렸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는 겨땀싸이로 불려지고 있는 그이지만 그에게 땀이란 부끄러운 혹은 민망한 것이 더이상 아니다. 그의 땀이 만들어냈던 완벽한 무대는 그의 땀이 얼마나 아름답고 향기로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미 자신도 알고 있을지 모른다. 자신이 흘리는 땀이 관객을 진정으로 즐겁게 한다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TV가요프로그램에서 대학축제에서도 콘서트에서도 그는 미친듯이 땀을 흘리는 것이고, 그 땀이 그가 진정한 뮤지션이자 연예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만약 그의 땀의 향기와 열정을 느끼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의 뮤직비디오 '예술이야'를 보길 추천하고 싶다. 공연 실황을 편집해 만든 이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가 흘리는 땀이 얼마나 많은 환희를 만들어 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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