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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유재석 리더십, 모두를 감동시키다.

by 박평 2011. 2. 13.

유재석이 난리다. 저번주에는 런닝맨의 시청률 향상으로 한번 칭찬 받다가 갑자기 놀러와 시청률 적게 나왔다고 다시 유재석이 끝난거 아니냐는 말도 안되는 기사들이 나왔다가 '무한동전 동계올림픽'편을 통해 바로 또 엄청난 찬양글들이 나오고 있다. 일주일 새에 이정도의 기사를 생성해내는 것만 봐도 역시 유재석은 1인자이다. 시청률이 문제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 유재석 리더십을 파헤쳐 보자.

나름 리더십 연구를 해온 사람으로서 예전에도 강호동과 유재석의 리더십에 대해서 얘기 한적이 있다. 강호동이 위에서 끌어오는 리더십이라면 유재석은 뒤에서 올려주는 리더십으로 둘의 리더십을 비교했었는데, 이제는 그저 유재석만의 리더십에 대해 한번 이야기 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리더십을 '탁월한 능력', '비전제시', '자기희생'의 3가지 챕터로 나눠 한번 살펴 보자.


- 탁월한 리더

많은 사람들이 리더에 대해서 얘기할 때 굉장히 잘 못 생각하는 것이 한가지 있다. 보통 리더는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는 아닐 것이라 하는 생각이다. 즉, 전체적인것에 대한 시야는 있지만 한 분야에 대한 확실한 전문가는 아닐 것이라는 편견이 있다. 이것은 '재벌'에 대한 우리의 인식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재벌을 제외하면 혹은 일부 재벌까지도 보통 리더는 한분야의 탁월한 전문가인 경우가 많다. 

유재석 또한 그렇다. 그는 진행의 달인이다. 그가 만드는 웃음은 어쩌면 개그콘서트의 그네들보다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모든 걸 떠나서 진행능력 하나 만큼은 대한민국 1위임에는 부정할 수 없다. 


'사법고시를 준비하냐?' 는 박명수의 말처럼, 그의 말은 청산유수며, 발음, 순발력, 전달력 모두 대한민국 최고이다. 그리고 그 실력적인 우월함은 모든 이들이 리더의 말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리더의 말에 더욱 따라가게 만드는 '존경' 혹은 '위엄'을 만들어 낸다. 리더는 이것이 없으면 안된다. 이것이 없으면 모두 자기가 더 잘났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런 집단은 결국 망가지기 쉽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명수는 절대로 진행의 1인자가 되고자 애쓰지 않는다. 1인자를 노리는 것 같은 캐릭터로 웃음을 더 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유재석은 중심이며 리더다. 다들 넘을 생각을 못한다. 진정한 팔로우십은 리더를 쫓아가겠다고 마음 먹을 때 나오지 리더를 넘겠다고 생각할때 나오지 않는다.

이번 동계 올림픽에서는 그는 가장 먼저 정상을 밟았다. 애초에 도움을 주면서 천천히 갈 수도 있었겠지만 그는 가장 먼저 올라 감으로서 리더의 능력을 보였고, 팔로워들에게 존경을 받도록 만들어 낸 것이다. 내가 바로 1인자라는 것을 눈으로 똑똑히 보게 해준 것이다.


- 비전을 주는 리더


리더에게 있어서 비전제시는 가장 중요한 임무 중에 한가지 이다.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는 리더는 리더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비전제시가 쉽지만은 않다. 너무 높은 비전을 제시해 버리면 팔로워들은 나가 떨어지기 쉽고, 그렇다고 너무 쉬운 비전을 제시하면 리더를 우습게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유재석은 가장 적절한 수준의 비전을 제시한다. 

동계올림픽 깃발 쟁탈에서 본 것 처럼, 처음에는 '정상'이 목표였던 것을 살짝 낮춰서 '줄'까지만 닿으면 된다고 비전을 눈에 보이는 수준으로 낮춰주고 그 다음에는 자신이 직접 밧줄을 잡으면서 아주 조금 더 비전을 낮춰 주었다. 별거 아닌 한 걸음정도에 해당하는 길이지만 결국 이를 통해 '정준하와 박명수'는 밧줄을 잡게 된다. 

이는 프로그램 밖에서도 이어지는 유재석의 리더십이다. 그와 함께 하면 적어도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을 알고 있으며, 유재석은 그 상황안에서 정확하게 어떤 것을 해야 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조율한다. 그냥 존재만으로도 비전을 보이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니 다들 유재석과 함께 하면 뭔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허무맹랑하지는 않은 그러면서도 이루고 싶은 딱 적절한 수준의 비전을 제시하는 능력, 포기만 하지 말자며 다 왔다고 바로 앞에 목표를 가져다 주는 리더를 따르지 못할 팔로워는 없다.


- 자기희생

보통 그렇다. 리더는 편하고 팔로워는 힘들다라는 인식이 우리에겐 깔려 있다. 회사만 봐도 자기 상사는 노는 것 같고, 나만 힘든 것 같다는, 밑에 사람만 죽어난다는 그런 생각을 안한 팔로워가 어디에 있겠는가? 

과거 '한국전기초자'라는 회사가 있었다. 뭐 맥킨지라는 컨설팅 회사에서 생존 불가 판정을 받았고, 80여일에 해당하는 극한 파업을 했던 망하기 바로전의 회사였다. 근데 여기에 '서두칠'회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이 회사 2년만에 몇배의 성장을 극적으로 이뤄냈다. 그리고 거기에는 서두칠 회장의 자기희생정신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부터 3교대로 일하는 직원들을 모두 만나기 위해 밤을 새고 사무실에서 거의 살다 시피 했다고 한다. 그런 사장을 보면서 직원들은 당연히 더 열심히 일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기의 리더가 밤새고 애쓰고 있는데 팔로워가 놀고 있다면 그것은 팔로워의 자격 자체가 없는 것이다.

가장 먼저 정상에 도착한 유재석은 철저하게 자기를 희생했다. 자기가 먼저 내려가서 다른 이들을 도왔으며 자기의 아이젠을 못 올라오고 있는 길에게 냉큼 던져 줬고, 심지어는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서 길을 끌어 올렸다.

리더의 자기희생은 결국 팔로워를 애쓰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실제로 길은 정상을 오르기에 가장 부 적합한 신체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데 몸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정준하 같은 경우에는 몸무게 만큼 덩치가 있고, 손 발의 힘이 있기 때문에 버티지만 길은 신체적으로 가장 오르기 부적합한 맴버였다. 그래서 이미 그는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자기 때문에 미션 실패를 한다면 이미 꿔다놓은 보릿자루의 대접을 몇몇 시청자로 부터 받는 길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난을 받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런 심정적인 두려움, 신체적인 한계는 그에게 거의 포기를 강요하는 듯 했다. 그걸 막은 것은 리더의 자기희생이었다.

이 부분에서 유재석이 길에게 강력하게 '너는 왜 사람을 못믿냐'고 말하는 것을 듣고 사람들이 유재석에게 터프한 면까지 있다고 열광했지만, 실제 그 말은 터프함 보다는 간절함이 더 컸던 것 같다. 길, 너 이것만큼은 진짜 해야 한다. 그러니 가자. 내가 돕는다. 가자. 라는 간절함에서 나온 말처럼 보였다.

어쨌든, 리더의 자기 희생은 결국 길을 움직인다. 최고가 자기를 위해 어려움을 감수하는데 팔로워는 당연히 반응하는 것이 인지 상정이다. 그렇게 그들은 정상에 모두 오르게 된다.


- 이것뿐은 아니지만....

유재석의 리더십이 이것만은 아니다. 그가 가진 리더로서의 자질은 책을 한권 써도 될 정도로 방대하다. 마치 예전의 히딩크 리더십이라는 책이 나온것 처럼 말이다. 그런점에서 유재석은 정말 본보기가 되는 연예인이 아닌가 싶다.

특히 그의 모든 장점 중에서 단 한가지를 뽑으라면 그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인간의 됨됨이'가 아닐까 싶다. 결국 이 근원적 자질이 다른 사람들이 그를 따르게 만들어 주고 있는 핵심 요소기 때문이다.

어쨌든, 누군가가 유재석의 가치를 폄하하려 한다 해도 그것은 헛된일임에 불구 할 것이다. 그는 그저 그렇게 존재하며, 당당하게 존재하고 있다. 리더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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